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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차 한국서 지낸 한달 반이 선물 같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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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개인 대 개인이랄까. 한국인·일본인의 차원을 넘어서 각자가 어떻게든 이어져가는 과정이랄까. 느슨한 형태의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려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죠.”

오다기리 죠·이케마츠 소스케 주연 #한·일 합작 ‘당신은 믿지 않겠지만’ #한국과 일본인의 공감 여정 그려

오는 28일 개봉하는 한·일 합작 영화 ‘당신은 믿지 않겠지만’의 주연 배우 이케마츠 소스케(31)의 말이다. 그와 공동 주연 오다기리 죠(45)를 화상으로 만났다.

오다기리 죠 [사진 디오시네마]

오다기리 죠 [사진 디오시네마]

영화는 일본 독립영화계 중견 이시이 유야 감독이 각본·연출을, 한국의 박정범 감독(‘무산일기’ ‘산다’)이 프로듀서를 맡아 지난해 2~3월 한국에서 촬영했다.

돈을 벌러 서울에 왔다가 전 재산을 사기당한 일본인 형제 토오루(오다기리 죠)와 츠요시(이케마츠 소스케)가 기차에서 만난 한국인 삼남매와 강릉까지 동행하며 서로 아픔을 공감하는 여정을 그렸다. 최희서·김민재·김예은이 각각 생계를 책임지는 둘째이자 아이돌 출신 무명가수 솔, 무직인 장남 정우, 공무원 시험 준비생 막내 봄을 맡았다.

이케마츠 소스케 [사진 디오시네마]

이케마츠 소스케 [사진 디오시네마]

“10년 전 이창동 감독 작품에 빠졌다”는 이케마츠는 “한국을 수차례 찾으며 영화 만들 기회가 오면 좋겠다던 차에 이시이 감독의 제안을 받았다”고 했다. 오다기리는 김기덕 감독의 ‘비몽’(2008), 강제규 감독의 ‘마이웨이’(2011) 주연 등 다수 한국영화에 출연했다. 그는 “촬영차 한 달 반가량 한국에서 지낸 게 선물 같았다”고 했다.

한·일관계 악화로 어려움은 없었는지.
“영화를 만드는 데 나라·인종·문화가 달라도 창작의 즐거움을 공유하는 것 자체가 소중하다. 국가 간 관계는 어찌 보면 저희에겐 상관없는 게 아닌가.”(오다기리)
촬영현장은 어땠나.
“한적한 시골이 많았다. 마음 따뜻해지는, 사람들의 생활상을 접할 수 있는 곳이었다. 좋은 경험이었다.”(이케마츠)

영화의 일본어 원제는 ‘아시아의 천사(アジアの天使)’다. 등장인물을 잇는 존재가 동양인 아저씨 모습의 천사여서다. “일본에서도 천사는 백인 아기 모티브가 당연시돼왔지만 아시아 아저씨도 될 수 있지 않나. 나는 나의 천사를 만나 기적을 믿게 됐고 새 시대로 나아간다. 사람들과 손을 느슨하게 잡고. 이런 것을 그리기 위한 존재 아닌가 한다.” 이케마츠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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