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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 “이재명 좀 도와줘야” 공개지지, 여당 내서도 비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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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김어준

김어준

친여 성향의 방송인 김어준(사진)씨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에 대해 “혼자서 여기까지 온 사람”이라며 “이제 당신들이 좀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2일 공개된 유튜브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서 김씨는 “이재명처럼 돈도 없고 빽도 없고 줄도 없는 사람이 한국 사회에서 성공하려면, 돈과 빽과 줄로부터 모두 도움을 받지 않고 자기 실력으로 돌파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김씨의 공개적인 이재명 후보 지지 발언에 국민의힘은 물론 이낙연 전 대표 측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정운현 전 이낙연 캠프 공보단장은 지난 24일 페이스북에 “유력한 방송인으로 불리는 김씨가 이재명 후보를 공개 지지·호소한 것은 옳지 않다”며 “정 그리 하고 싶으면 방송을 그만두고 이재명 캠프로 가면 된다”고 비판했다.

24일은 경선 2주 만에 가까스로 ‘명낙 회동’이 성사된 날이었다. 그런데도 정 전 단장이 비판 목소리를 내자 이 전 대표의 한 측근 인사는 “경선 내내 김어준씨가 ‘친명 방송’을 하지 않았나. 캠프 차원에서 꾹꾹 눌러왔던 불쾌감이 터져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에 대한 이 전 대표 지지층의 불만은 지난 10일 3차 국민 선거인단 투표에서 이 전 대표가 62% 득표율로 28%의 이 후보를 압도했을 때도 나왔었다. 중도 사퇴한 정세균·김두관 후보의 득표를 무효로 하느냐 마느냐에 따라 결선투표행이 갈리는 상황에서 김씨는 11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16대 민주당 경선에서도 사퇴한 후보의 표를 다 무효 처리했다”며 이 후보를 편들었다. 이에 당시 이낙연 캠프에선 보도자료를 내고 “심판이어야 하는 진행자가 선수로 뛰고 있다”고 했다.

김씨는 이에 굴하지 않고 지난 17일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서 “보수 커뮤니티의 조직표 동원으로 민심을 왜곡하는 수준의 투표가 진행됐다”며 이 전 대표 득표를 깎아내렸다. 그러자 민주당 지지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엔 “김어준 때문에 원팀 안 하고, 김어준 때문에 이재명 못 찍음”(82쿡), “김어준이 죽어야 민주당이 산다”(루리웹) 같은 글이 올라왔다.

김씨는 25일엔 ‘뉴스공장’에서 대장동 의혹을 윤석열 전 검찰총장 탓으로 돌렸다. 그는 “이 후보가 (대장동 의혹 관련) 부산저축은행에 대해서 언급했는데 이 사안이 크게 보도가 안 되고 그냥 넘어가 버렸다”며 “(대장동 사건으로) 구속될 사람은 이재명이 아니라 윤석열 같다”고 했다. 앞서 이 후보는 윤 전 총장이 대검 중수2과장이던 2011년 부산저축은행 비리를 수사하면서 대장동 PF 관련 혐의를 확인하고도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었다. 이에 윤 전 총장 캠프는 “코미디 같은 프레임으로 물타기를 한다”고 반박했다.

민주당 안팎에선 이 같은 김씨의 움직임이 이 후보에게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익명을 원한 정치 컨설턴트는 “지난 보궐선거 때 오세훈 시장의 생태탕집 의혹도 10년 전 ‘나꼼수(나는 꼼수다)’ 시절의 의혹 부풀리기와 같은 패턴 아닌가”라며 “자칫 중도층의 반감만 살 수 있다”고 했다. 민주당의 한 재선의원은 “김어준씨가 지금 나서는 건 민주당 원팀 전략에 썩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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