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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전교회장 엄마야, 내 위치 어느정돈지 알아?” 강아지 분양샵에 온 문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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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메라니안(왼쪽)과 폼피츠 [중앙포토/ KBS 유튜브 '개는 훌륭하다' 캡처] 기사 내용과 무관한 자료사진

포메라니안(왼쪽)과 폼피츠 [중앙포토/ KBS 유튜브 '개는 훌륭하다' 캡처] 기사 내용과 무관한 자료사진

강아지 분양샵에서 강아지를 잘못 분양받은 고객이 “나 전교 회장 엄마고, 아파트 입주민 위원회 대표다” “내 위치가 어느 정도인지 알면 후회할 거다”라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분양샵 사장에게 보낸 사연이 알려졌다.

지난 24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전교 회장 엄마 그리고 아파트 입주민 위원회 대표’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김포에서 강아지 분양샵을 운영 중이라는 작성자 A씨는 지난 6월 70만 원을 받고 포메라니안 한 마리를 B씨에게 분양했다. A씨는 “크기가 작지 않고 전형적인 포메라니안 외모보단 조금 못생겼지만 귀여운 아이였다”고 말했다.

그런데 지난 23일 B씨에게 연락이 왔다. B씨는 “아이가 사이즈가 많이 크고 다니는 병원에서 (포메라니안이 아닌) 폼피츠라고 했다”고 밝혔다. 폼피츠는 포메라니안과 스피츠가 섞인 견종이다. 외형상 닮은 부분이 있어 폼피츠와 포메라니안을 혼동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A씨는 “아이를 데려올 때 구매전표 및 개체관리카드를 통해 포메라니안이라고 확인받고 왔기 때문에 해당 서류를 공유하며 포메라니안임을 확인시켜드렸다”고 말했다.

A씨는 “법적인 책임은 전혀 없지만, 장사 특성상 좋게 넘어가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해서 도의적 책임을 지고 위로금으로 20만 원을 제안해 드렸다”며 “그런데 거절하시고, 아이의 견종 확인을 위한 유전자 검사가 50만 원이 넘으니 30만 원에 합의를 보자고 제안하시더라. 이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A씨는 “코로나19 여파로 아주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어 돈 30만 원이 없었다. 그래서 함께 일하는 여자친구에게 돈을 빌려 손님 계좌로 송금해 드렸다. 최대한 손님께 본의 아니게 심려를 끼친 부분에 대해 사과를 했고, 도의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그런데 강아지 유전자 검사는 20만원 내외이며, 유전적 질병을 확인할 수 있을 뿐이지 견종을 확인할 수는 없다. 그래서 손님께 전화를 해서 검사 기관, 방법, 결과에 대한 공유를 부탁했는데 갑자기 화를 많이 내시면서 소리치고 욕까지 하셨다”고 말했다.

A씨는 “손님이 가게로 찾아오신다기에 오시지 말라고 계속 당부드렸지만, 결국 찾아오셔서 경찰을 부르게 됐다. 몇몇 손님은 들어오셨다 나가셨다. 경찰관들의 중재로 결국 돌아가셨지만 계속 ‘장사 못 하게 만든다’고 문자가 온다”며 “본인이 전교 회장 엄마고 아파트 입주민 위원회 대표라고 주민, 친구들에게 문자를 돌리겠다고 한다. 가게 운영을 최대한 정직하게 하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는데 너무 힘이 빠진다”고 토로했다.

['보배드림' 캡처]

['보배드림' 캡처]

A씨는 그러면서 손님 B씨와 나눈 문자 메시지 내용을 공개했다. B씨는 “결과적으로 돈은 돈대로 들고 소문은 소문대로 안 좋게 날 거고. 난 잃은 게 없지만 끝까지 가시기엔 끝까지 가시기엔 손해가 크실 거다” “아이들과 내 위치가 이 동네에서 어느 정도인지 아시면 많이 후회하실 거다. 학교 전교 회장 엄마의 지위와 아파트 입주민 위원회 대표라고 들어는 보셨나”라고 말했다. “주민분들, 친구분들과 문자 공유는 필수”라고 하면서 지인들에게 내용을 퍼뜨릴 거라고 말하기도 했다.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협박죄가 성립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서에 가서 고소해라” “적극적으로 방어하고 대응해라”라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작성자 A씨는 “오늘 경찰서에서 형사에게 상담받고 내일 소장을 제출하러 간다”며 “(경찰에서) 그동안 받은 통화녹취, 문자 보시더니 협박죄가 된다고 하셨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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