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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 끌어들인 尹·洪싸움 휴전? 대신 이재명에 총구 겨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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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이 25일 오후 대전시 서구 만년동 KBS대전방송총국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전·세종·충남·충북지역 대선 경선 후보 합동토론회 시작 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윤석열, 홍준표, 원희룡, 유승민 후보.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이 25일 오후 대전시 서구 만년동 KBS대전방송총국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전·세종·충남·충북지역 대선 경선 후보 합동토론회 시작 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윤석열, 홍준표, 원희룡, 유승민 후보. 연합뉴스

최근 신경전을 벌였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은 25일 대전KBS에서 열린 국민의힘 경선 후보 합동토론회에선 잠시 총구를 내린 모습이었다. 둘은 최근 막말과 부인 문제 등을 두고 거세게 충돌했지만, 토론회에선 네거티브 공방에 따른 지지율 하락을 의식했는지 관련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렇게 진흙탕 싸움을 하다간 국민의힘 후보들은 공멸하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나 제3지대 후보들의 공간만 키워줄 수 있다”는 당 내 우려가 나오는 것과도 같은 맥락인 듯 했다.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은 대신 서로를 향한 가시를 은연중에 묻어뒀다. 이를테면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40대들이 국민의힘 후보는 왕처럼 굴어서 싫다고 한다”고 말하자, 홍 의원은 “난 ‘왕(王)자’를 써본 일도 없다”고 답했다. 손바닥에 ‘왕자’를 쓰고 토론회에 참석했다가 ‘무속 논란’을 일으킨 윤 전 총장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윤 전 총장은 홍 의원에게 “2017년 대선 출마할 때 개헌해서라도 국회를 세종으로 이전해야 한다고 했는데, 이번엔 시기상조라고 했다”라고 지적했다. 홍 의원에게 최근 제기되고 있는 ‘말 바꾸기’ 비판을 다시 꺼낸 것이다. 그러자 홍 의원은 “꼭 2017년 탄핵 대선 때 나왔던 것으로 시비를 걸면서 물으신다”라면서 웃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수사를 주도한 윤 전 총장의 ‘이력’을 거론한 것이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이 25일 오후 대전시 서구 만년동 KBS대전방송총국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전·세종·충남·충북지역 대선 경선 후보 합동토론회에서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이 25일 오후 대전시 서구 만년동 KBS대전방송총국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전·세종·충남·충북지역 대선 경선 후보 합동토론회에서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은 노동조합과 사회적 대타협을 두고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홍 의원은 “(노조와의) 사회적 대타협을 하는 데 성공한 나라는 아일랜드”라며 “윤 전 총장은 민주노총 같은 노조와 어떻게 타협할 생각인가”라고 물었다.

윤 전 총장은 “해고는 자유롭게 하되 사회적 안전망을 확실히 보장하는 플렉시큐리티(flexicurity)를 하면 좋겠으나 현실적으로는 어렵지 않을까 한다”면서 “현실적인 방법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답했다. 그러자 홍 의원은 “강경하게 할 땐 해야 한다”고 했고, 윤 전 총장은 “법 위반할 때 엄정 처리해야 한다”며 결이 다른 입장을 보였다.

홍 의원은 최근 자신과 단일화 소문까지 돌았던 유승민 전 의원에겐 호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유 전 의원은 홍 의원이 100조원 규모의 ‘선진대한민국 미래펀드’(가칭)를 조성하겠다고 한 데 대해 “어떻게 운용을 하고 돈을 벌어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보장하겠느냐”고 물었다. 홍 의원은 “대통령이 되면 유 전 의원과 자세히 의논하겠다”고 답했다.

홍 의원이 공매도 폐지 공약을 발표한 데 대해 유 전 의원이 “불안한 정책”이라고 지적하자, 홍 의원은 “유 전 의원이 경제 전문가여서 정통하니 다시 돌아가서 우리 참모들과 논의를 해보겠다”며 한 발 물러서는 모습도 보였다.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들이 대선 경선 토론회를 앞두고 대전을 방문할 예정인 가운데 25일 국민의힘 대전시당에 예비후보들의 선거벽보가 붙어 있다. 뉴스1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들이 대선 경선 토론회를 앞두고 대전을 방문할 예정인 가운데 25일 국민의힘 대전시당에 예비후보들의 선거벽보가 붙어 있다. 뉴스1

‘내부 총질’보단 이재명 공격

이날 토론회에서 국민의힘 경선 후보들은 ‘내부 총질’ 대신 이재명 후보를 공격하는 데 더 시간을 할애하며 ‘원팀’임을 보여주는 데 주력했다. 윤 전 총장은 “이 후보는 이미 특권층에 편입된 사람”이라며 “정말 흙수저 정신이 있다면 대장동 비리 같은 게 있었겠나”라고 비판했다. 홍 의원은 “이 후보를 키운 건 사회에 대한 증오심”이라며 “이 후보를 지지할 사람이 대한민국에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유 전 의원은 “이 후보는 대한민국 경제를 망치는 데 훨씬 가속페달을 밟을 사람”이라고 말했다. 원 전 지사는 “도덕성과 능력, 업적에서 이 후보의 가면을 벗겨낼 모든 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원 전 지사가 홍 의원에게 “대장동 비리, 도덕성 공격을 홍 의원이 잘 하겠나, 내가 잘 하겠나”라고 묻자 홍 의원은 “원 전 지사가 나보다 더 잘할 것 같다”고 답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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