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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소평가된 中 거물, 차기 ‘화웨이’가 될 수 있을까?

중앙일보

입력

중국 정보통신업체 화웨이가 지난해 중국에서 가장 많은 영업 수입을 올린 민영기업으로 뽑혔다. 이로써 화웨이는 6년 연속 500대 민영기업 1위를 차지하게 됐다.

5G 시대의 선두주자로서 화웨이의 성과는 자명한 사실이다. 3G 및 4G 시대 후발주자였던 중국을 오늘날의 업계 선두로 이끈 것은 화웨이의 5G 기술 덕택이다. 그뿐만 아니라 하이실리콘(HiSilicon)과 훙멍 OS  역시 화웨이의 무시할 수 없는 강점이다.

ⓒ바이자하오

ⓒ바이자하오

화웨이의 잠재력이 만천하 드러나 있기에 이들 그늘에 가려 보이지 않는 기업이 상당하다. 중국인 대다수 역시 화웨이와 같은 민간 기업이 실제로 많지 않다고들 말한다. 특히 많은 사람의 눈에 과소평가되고 있는 또 다른 중국 민영기업 거물이 있다.

바로 중국 배터리 및 전기 자동차 회사인 비야디(BYD ·比亞迪)다.

ⓒBYD

ⓒBYD

비야디(BYD). 우리에겐 전기차 기업으로 익숙하다.

비야디는 지난 6월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4만 729대를 판매하며 2위를 차지하는 등 테슬라(10만 9621대)를 바짝 추격했다. 지난 9월 비야디 신에너지 차 판매량은 7만 대에 달해 같은 기간 리샹(理相), 웨이라이(蔚來·Nio), 샤오펑(小鵬·Xpeng) 3대 신에너지 차의 2.49배에 달했다. 이에 영향을 받아 비야디의 시가총액은 한때 150조 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물론 비야디의 전기차 분야가 다른 분야보다 압도적이긴 하지만 파운드리, 신에너지, 반도체 등의 분야에서도 약진이 두드러진다.

전기차에 이어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는 분야는 반도체다.  

최근 비야디 파운드리 사업은 최대 430억 위안(약 8조억 원) 매출을 기록하며 자동차 사업 매출 391억 위안(약 7조 1천억 원)을 훌쩍 넘겼다.

특히 비야디가 지난 3월 정식으로 발표한 ‘블레이드 배터리(Blade Battery)’는 이들을 절대 강자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BYD의 신제품 '블레이드 배터리'. ⓒBYD

BYD의 신제품 '블레이드 배터리'. ⓒBYD

블레이드 배터리는 비야디의 리튬인산철(LFP) 기술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에너지 밀도가 주류 3원소 계열 배터리 수준이면서 같은 부피에 저장할 수 있는 전력이 유사하지만, 안전성을 크게 높였다.

현재 유럽 전기 버스의 70% 이상이 비야디의 블레이드 배터리를 장착했다. 현대차도 오는 2022년 블레이드 배터리를 중국 판매 차종에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블레이드 배터리 외에도 비야디는 IGBT(절연게이트 양극성 트랜지스터) 칩을 자체 제작하는데, 이는 해당 칩을 생산하는 중국 내 유일 기업이다. IGBT 반도체 기술은 신에너지 자동차(NEV)의 핵심 기술로 꼽힌다. 비야디가 개발한 칩은 자사 사용은 물론 해외 공급까지 이른다.

IGBT 웨이퍼 스케일은 저장성 닝보에 있는 BYD 공장에서 생산된다. ⓒchina daily

IGBT 웨이퍼 스케일은 저장성 닝보에 있는 BYD 공장에서 생산된다. ⓒchina daily

BYD는 부품 제조 분야에서도 시장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비야디는 EMS 전문 기업 비야디 일렉트로닉(BYD Electronics)을 산하에 두고 모바일 지능형 단말기 부품 및 모듈을 제조한다. 폭스콘의 뒤를 잇는 세계 2대 기업으로 꼽히는 비야디 일렉트로닉은 이미 435억 위안(약 8조 35억)의 이익을 내고 있어 전기차보다 수익성이 높다.

비야디 일렉트로닉의 주요 고객은 안드로이드, 노키아, 모토로라다. 최근 샤오미 플래그십 스마트폰 시리즈와 차기 아이패드 신제품의 부품 생산을 맡기도 했다.

ⓒ비야디

ⓒ비야디

또 비야디 일렉트로닉은 지난해 마스크 제조업에도 뛰어들었다. 코로나 19 발생 직후 마스크 품귀 현상이 심화되자 광둥성 선전에 있는 휴대폰 부품 공장을 마스크 제조공장으로 바꾸었다.

비야디는 마스크 생산 및 매출과 관련해 구체적인 실적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지난해 영업 이익 호조에 마스크 사업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BYD 왕촨푸 회장 ⓒ바이두

BYD 왕촨푸 회장 ⓒ바이두

신에너지 분야에서도 비야디는 배터리, 태양광, 에너지 저장 등 완전한 산업체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 독일, 영국을 포함한 20개 이상의 국가 및 지역 90개 이상의 도시에 제품을 유통하고 있다.

철로 교통 분야에도 손을 뻗었다

비야디는 지난 2016년 과좌식모노레일(궤도 상부를 열차가 달리는 방식) ‘윈궤이(云轨)’를 선보였다. 중국에 스카이 레일 교통 시스템을 구축해 주력사업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이들은 지난 5년간 50억 위안을 들여 윈궤이 연구 개발에 몰두 중이다.

충칭의 무인주행 철도 '윈바(雲巴) ⓒ텅신왕

충칭의 무인주행 철도 '윈바(雲巴) ⓒ텅신왕

또 최근 무인주행 철도 '윈바(雲巴·Skyshuttle)'를 잇달아 출시하며 선진 철도 기술에 대한 외국의 독점을 깨고 있다. 현재 비야디 철도 운송 제품은 중국의 인촨(銀川)과 충칭(重慶), 브라질의 상파울루, 엘살바도르 등 국내외 많은 도시에 상륙해있다.

휴대폰, 완성차, 배터리, 반도체 모두 비야디의 지속적 성장을 위한 자양분이다. 비야디는 자동차 산업에만 국한되지 않고, 이들 사업 역시 중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다양한 분야에서의 지속적인 혁신과 발전으로 비야디가 차기 화웨이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 안팎에서 훨훨 나는 비야디의 귀추가 주목되는 지금이다.

차이나랩 김은수 에디터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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