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상대 빈곤율 OECD 4위…‘오징어 게임’이 자화상

중앙일보

입력 2021.10.25 12:02

한국의 상대 빈곤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국 가운데 4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 구성원 대부분이 누리는 일정 수준의 생활을 누리지 못하는 사람이 6명 중 1명에 이른다.

OECD 주요국 상대적 빈곤율.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OECD 주요국 상대적 빈곤율.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25일 OECD에 따르면 2018~2019년 기준 한국의 상대적 빈곤율은 16.7%였다. 상대적 빈곤율은 전체 인구 중 기준 중위소득의 50%에 미치지 못하는 인구의 비율을 의미한다. 전체 인구를 소득순으로 줄 세웠을 때 한가운데에 있는 사람의 소득이 중위소득인데, 정부는 복지사업의 수급자 등을 선별하기 위해 중위소득을 보정한 기준 중위소득을 사용한다.

한국 국민 16.7%가 기준 중위소득의 50%를 못 벌어들이고 있다는 의미다. 일반적으로 최소 생활 수준에 해당하는 소득을 버는 사람을 절대적 빈곤에 빠져 있다고 규정하고, 상대적 빈곤은 사회 구성원 대부분이 누리는 일정한 수준의 생활을 누리지 못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올해 기준 중위소득 50%는 1인 가구가 91만4000원, 2인 가구는 154만4000원, 3인 가구 199만2000원, 4인 가구 243만8000원이다.

OECD 안에서 상대적 빈곤율이 한국보다 높은 나라는 코스타리카(20.5%·1위), 미국(17.8%·2위), 이스라엘(16.9%·3위)뿐이다. OECD 평균은 11.1%로, 한국보다 5.6%포인트 낮다. 일본(15.7%), 이탈리아(14.2), 영국(12.4%), 캐나다(11.6%), 프랑스(8.5%) 등 주요 선진국과도 격차가 있고 핀란드(6.5%), 덴마크(6.1%), 아이슬란드(4.9%) 등 북유럽 국가와는 더 큰 차이가 있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한 장면.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한 장면. 넷플릭스

한국의 높은 상대적 빈곤율은 급격한 고령화와 연동된 측면도 있다. 노후 준비를 하지 못한 채 고령 인구가 늘면서 상대 빈곤층도 급증하는 현상이다.

한국의 65세 이상 노인빈곤율은 43.4%(2018년 기준)로 OECD 평균(15.7%)의 약 3배에 달했다. OECD 회원국 최고 수준이다.

상대적 빈곤율 통계는 넷플릭스 최대 흥행 드라마 ‘오징어 게임’과 함께 한국의 심각한 경제·사회적 불평등을 보여주고 있다. 앞서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17일(현지시간) 오징어 게임 열풍에 빠진 한국의 가계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100%를 웃돌고 있으며, 2014~2018년 서울 마포대교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800여명 중 다수가 빚에 쪼들려왔다는 사실을 조명했다. 지난달 영국 일간 가디언은 ‘오징어 게임, 전 세계를 사로잡은 지옥 같은 호러 쇼’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수상작인 ‘기생충’을 함께 거론하며 “작품 속 살인 게임이 끔찍하다고 해도, 끝없는 빚에 시달려온 이들의 상황보다 얼마나 더 나쁘겠는가”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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