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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COP26서 '글로벌 메탄 서약' 가입…국내 배출 30% 줄인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6월 이탈리아의 화석연료 저장 시설 환기구에서 메탄 가스가 흘러나오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6월 이탈리아의 화석연료 저장 시설 환기구에서 메탄 가스가 흘러나오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한국도 기후변화를 유발하는 주요 온실가스인 메탄을 줄이기 위한 국제 연대에 동참한다. 환경부ㆍ외교부 등 정부 부처는 다음 달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제26차 기후변화 당사국 총회(COP26) 중 '글로벌 메탄 서약'(Global Methane Pledge)에 가입한다고 25일 밝혔다. 국내 메탄 배출량은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30% 줄이기로 했다.

농업, 천연가스 채굴 등으로 발생하는 메탄은 교토의정서에서 정의한 6대 온실가스 중 하나다. 지구 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이 이산화탄소의 21배에 달한다. 대기 중 메탄 농도는 이산화탄소의 200분의 1 수준이지만, 지난 8월 나온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지구 온난화의 약 30%(기온 0.5℃ 상승)를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대기 중 체류 기간이 약 10년으로 이산화탄소(최대 200년)보다 매우 짧은 편이다. 배출량을 대폭 줄이면 온난화 속도를 늦추는 데 큰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의미다.

COP26을 앞둔 지난 10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후 대응 촉구 집회가 열렸다. 로이터=연합뉴스

COP26을 앞둔 지난 10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후 대응 촉구 집회가 열렸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러한 메탄을 적극적으로 줄이려는 새로운 국제 연대가 글로벌 메탄 서약이다. 2030년까지 전 세계 메탄 배출량을 2020년 대비 최소 30% 줄인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지난 9월 추진 계획을 공동발표한 뒤 세계 주요국의 동참을 독려하고 있다. 현재까지 30개국 이상이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미·EU의 요청을 받은 한국도 이번에 가입을 결정했다.

이들 가입국이 참여한 서약 출범식은 다음 달 1~2일 COP26 정상회의 기간 중 열릴 예정이다. 발족 후엔 연간 감축 경과 검토를 위한 장관급 회의 개최 같은 후속 행동이 이어질 전망이다.

김정환 환경부 기후전략과장은 "국가별 감축 목표를 강제 할당하는 개념은 아니고 전 지구적으로 30% 줄인다는 선언적 목표라고 보면 된다. 정확한 가입국 수는 다음 달 출범식 즈음에 파악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18년 대비 2030년 국내 메탄 배출량 감축안. 자료 환경부

2018년 대비 2030년 국내 메탄 배출량 감축안. 자료 환경부

한국의 메탄 배출량은 2018년 기준 2800만t이다. 국내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3.8%를 차지한다. 주로 가축 소화기관 내 발효와 분뇨 처리, 폐기물 매립, 화석 연료 연소 과정 등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이를 2030년 1970만t으로 30% 감축하기로 했다. 폐기물 부문에서 400만t, 농축수산 부문 250만t, 에너지 부문 180만t을 각각 줄인다는 계획이다. 가축 분뇨 정화 처리와 저 메탄 사료 개발, 유기성 폐기물 저감과 매립지 내 메탄가스 포집·이용, 화석 연료 사용 축소 등으로 메탄 발생을 최소화한다는 목표다.

해당 내용은 지난 18일 탄소중립위원회가 발표한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상향안에 담겼다. 각 부처가 NDC 검토 과정에서 메탄을 추가로 줄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 최종안을 마련했다고 한다.

폐기물 매립지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를 포집하는 시설. 사진 환경부

폐기물 매립지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를 포집하는 시설. 사진 환경부

김정환 과장은 "메탄은 여타 에너지와 배출 과정이 달라서 줄이기 쉽지 않다. 공장 굴뚝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소 트림이나 분뇨 등에서 나오는 식"이라면서 "서약 가입을 감안해서 NDC 내 감축 목표를 잡았다. 2030년까지 30% 감축은 정부로선 의욕적인 수치다. 기술 개발과 재정적 투자 등이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목표치 달성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환경단체들은 정부의 이번 기후 대응을 나쁘지 않게 평가했다. 장다울 그린피스 정책전문위원은 "지구 온난화 효과가 큰 메탄은 이산화탄소에 이어 두 번째로 중요한 온실가스로 평가받는다"면서 "여전히 2030 NDC가 한국의 책임과 역할에 비춰 부족하긴 하지만, 국가 차원의 메탄 감축 계획을 좀 더 진전시킨 건 긍정적 방향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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