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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울긋불긋 단풍 즐기러 산에 오르기 전 꼭 알아둬야 할 것들

중앙일보

입력

등산화 고르기부터 스틱 사용법까지 안전 산행 즐기려면 이 정도는 알아야죠

아름다운 가을 단풍이 만개하는 10~11월은 등산객이 산에 몰리는 시기입니다. 올해도 거리두기를 전제로 많은 사람이 산을 찾고 있죠. 한국갤럽이 2004년부터 2019년까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취미 부동의 1위는 등산이에요. 등산을 하면 체력을 기르는 것은 물론, 정상을 오르며 성취감을 느끼고, 아름다운 풍경을 보며 마음까지 다스릴 수 있습니다. 국토의 약 70%가 산이며, 크고 작은 48개의 산맥으로 이루어진 한반도에 최적화된 여가활동인 셈이죠.

이은별·김인아 학생기자와 최지원 학생모델(왼쪽부터)이 국립등산학교와 설악산 주전골을 찾아 등산 기초 지식을 배웠다.

이은별·김인아 학생기자와 최지원 학생모델(왼쪽부터)이 국립등산학교와 설악산 주전골을 찾아 등산 기초 지식을 배웠다.

그간 등산은 40대 이상 중·장년층에게 인기가 높은 스포츠라는 인식이 강했는데요. 최근에는 20~30대도 산을 찾는 경우가 늘었어요. 등산복 매출도 덩달아 올랐죠. 지난 7월 23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아웃도어 상품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약 22%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어요. 특히 2030의 매출 신장률이 31%로 크게 증가했죠. 안전하게 등산을 즐기려면 기본 장비 및 사용법, 조난 시 대처요령까지 꼭 알아야 할 사항이 있습니다. 무방비 상태로 산을 올랐다가는 부상을 입거나 조난을 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죠. 김인아·이은별 학생기자와 최지원 학생모델이 강원도 속초시 미시령로에 있는 국립등산학교를 찾아 건강하고 안전하게 등산을 즐기는 법을 알아봤어요.

 국립등산학교에서는 산악인뿐만 아니라 등산에 관심 있는 다양한 연령대의 국민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국립등산학교에서는 산악인뿐만 아니라 등산에 관심 있는 다양한 연령대의 국민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국립등산학교는 국가 차원의 체계적이고 수준 높은 등산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건전하고 안전한 등산문화를 정립하기 위해 2018년 12월 개교한 산림청 산하 공공기관이에요. 산악인뿐만 아니라 가족·청소년·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여러 교육프로그램을 운영 중입니다. 강성구 교육운영실 과장은 "운동·놀이·탐험 등의 목적으로 산에 올랐던 사람들이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며 "국립등산학교에서는 산악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기초적인 등산 지식을 알리는 교육을 많이 진행한다"고 했죠.

산행을 떠나기 전 이론 수업을 듣고 있는 소중 학생기자단.

산행을 떠나기 전 이론 수업을 듣고 있는 소중 학생기자단.

등산 초보자를 위한 필수 상식

소중 학생기자단은 먼저 국립등산학교 다목적실에서 강 과장·조상일 강사와 함께 등산에 필요한 상식을 알아보기로 했어요. "부모님이 등산을 좋아하셔서 가족이 자주 등산을 하곤 해요. 등산할 때 조심해야 하는 점이 따로 있나요?" 은별 학생기자가 말했어요. "초보자를 기준으로 설명하자면 첫 번째, 집 부근 뒷산 등 높이가 낮은 산부터 시작하는 게 좋아요. 상황에 따라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배운 다음 점차 오르는 산의 높이를 높여가는 거죠. 두 번째, 길 정비나 안내판 설치가 잘된 지정 등산로를 이용하는 게 좋아요.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는 곳으로 가면 넘어지거나 사고가 나도 구조 요청을 하기 어렵거든요. 세 번째, 항상 지도를 휴대해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세요. 그래야 비상시 탈출이나 빠른 구조 요청이 가능해요. 네 번째, 자신의 체력과 기술적 능력에 맞는 산행을 택하는 것도 중요하죠. 한마디로 수준에 맞는 산을 올라야 한다는 겁니다. 다섯 번째, 혼자 산을 오르면 조난 상황에 대처하기 힘들기 때문에, 최소 2명 이상 함께 가는 게 좋아요. 3~5명이 가장 효율적이죠. 마지막으로 적절한 체력 안배도 중요해요. 올라갈 때 체력의 40%, 내려올 때 30%를 사용하고, 나머지 30%는 비상시를 대비해 예비 체력으로 남겨야 해요. 이걸 '4:3:3 법칙'이라고 해요. 이렇게 말하면 감이 잘 안 올 수 있는데, 산행을 마친 후에도 100m를 전력질주할 힘이 남아있어야 합니다. 정상에 올랐을 때 탈진 상태가 되면 하산할 때 매우 위험해요."(강)

국립등산학교 교육운영실 강성구 과장이 등산 초보자를 위한 이론 교육을 실시했다.

국립등산학교 교육운영실 강성구 과장이 등산 초보자를 위한 이론 교육을 실시했다.

산은 계절별로 다른 풍경을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죠. 바꿔 말하면 기온과 온도 및 날씨에 따라 환경이 크게 바뀌는 장소란 뜻이기도 해요. 그래서 계절별로 등산 시 주의사항도 다르죠. "봄에는 진눈깨비·떨어지는 돌, 저체온증을 유발하는 심한 일교차, 아직 녹지 않은 얼음, 건조한 날씨 때문에 발생하는 산불 등을 유의해야 해요. 또 여름에는 폭우와 이로 인해 불어난 계곡의 물살, 벼락(낙뢰), 산사태, 높은 기온으로 인해 쉽게 상하는 음식물, 뜨거운 햇볕에 오래 노출돼 걸리는 일사병과 화상 등에 대비해야죠. 가을에도 진눈깨비와 심한 일교차, 산불 등을 조심해야 하고요. 겨울에는 추운 날씨로 인한 동상·저체온증, 폭설과 이로 인한 눈사태, 쌓인 눈에 반사된 햇빛의 자외선이 인간의 눈을 자극해 일어나는 염증인 설맹 등에 노출될 수 있어요." 강 과장의 말을 듣던 조 강사가 보충 설명을 했죠. "계절과 상관없이 늘 유의해야 하는 사항도 있어요. 바로 일출과 일몰 시각이죠. 특히 초가을에는 해가 일찍 뜨고 늦게 지는 여름에 익숙해진 상태라 해가 지는 시간을 잘못 계산해 어두워진 산에서 내려오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해요. 미리 일몰 시각을 확인해서 주차장이나 버스정류장에 일몰 1~2시간 전에는 미리 도착하도록 합니다."

산행 중 의식을 잃었을 경우 산의 특성상 구조대의 신속 출동이 어렵기 때문에 심폐소생술(CPR)을 미리 익히는 게 좋다.

산행 중 의식을 잃었을 경우 산의 특성상 구조대의 신속 출동이 어렵기 때문에 심폐소생술(CPR)을 미리 익히는 게 좋다.

등산은 사전 준비·산행·기록 등 크게 3단계로 분류할 수 있어요. 등산할 장소(코스)와 기간, 함께할 일행을 정하고 등산에 필요한 용품과 식량을 챙기는 사전 준비 단계, 등산로 입구에 도착해 준비 운동을 한 뒤 체온을 유지한 채 산을 오르고 휴식하기를 반복하는 산행 단계, 집에 도착해 사전 계획과 실제 산행 기록을 비교하고, 신체 부위 이상 유무를 확인하는 기록 단계 등이에요. "산행 시 등산복이나 등산화 착용은 필수인가요?" 지원 학생모델이 물었어요. "물론이죠. 조금 있다가 여러분이 오를 설악산 주전골은 약 1시간짜리 코스라서 짧은 편이지만, 원래는 계절별로 알맞은 복장과 장비를 갖춰야 해요. 특히 등산화와 등산복은 여러분의 몸과 발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최우선으로 챙겨야 해요."(조)

산행 시 배낭의 끈은 가슴 부근도 묶어줘야 배낭이 어깨에서 흘러내리지 않는다. 등산화 끈은 발가락 쪽은 탄탄하게, 발목 근처로 갈수록 느슨하게 묶는다.

산행 시 배낭의 끈은 가슴 부근도 묶어줘야 배낭이 어깨에서 흘러내리지 않는다. 등산화 끈은 발가락 쪽은 탄탄하게, 발목 근처로 갈수록 느슨하게 묶는다.

등산화는 보행 위주의 경등산화, 보행과 등반을 겸한 중등산화, 동계용 등산화, 고산용 등산화 등으로 분류해요. 짧은 거리의 트레킹이나 높이가 낮은 산을 오를 때 주로 신는 경등산화는 밑창이 부드럽고 신발 목 길이도 짧죠. 대신 발에 피로가 빨리 오기 때문에 오래 신기에는 적합하지 않아요. 장거리 산행에는 보행과 등반을 겸할 수 있는 훨씬 더 튼튼한 중등산화를 착용하는 게 좋아요. 중등산화는 신발 겉면이 가죽으로 되어 있으며, 바닥은 딱딱하고 무게도 경등산화에 비해 묵직해요. 신발의 목도 길어서 발목을 접지를 가능성도 적죠. "내게 맞는 등산화의 사이즈는 어떻게 알 수 있나요?" 인아 학생기자가 물었어요. "저녁 시간대에 등산용 두꺼운 양말을 신은 채 착용해 보면 내 발에 맞는 사이즈를 구별할 수 있어요. 등산화가 너무 크면 걸을 때 불편하고, 작으면 발톱에 압박이 가해집니다."(조)

가을 산행 땐 등산로에 낙엽이 쌓여서 길의 상태를 정확히 가능하기 어렵기 때문에 각별히 안전에 유의해 걸어야 한다. 등산 초보자는 20~30분 정도 걸은 뒤 5분 정도 휴식을 취하는 게 좋다.

가을 산행 땐 등산로에 낙엽이 쌓여서 길의 상태를 정확히 가능하기 어렵기 때문에 각별히 안전에 유의해 걸어야 한다. 등산 초보자는 20~30분 정도 걸은 뒤 5분 정도 휴식을 취하는 게 좋다.

계절별로 적절한 소재와 디자인의 등산복을 착용하는 것도 중요해요. 여름철 티셔츠와 모자·손수건 등에 쓰이는 면부터 스웨터·셔츠·장갑·양말 등에 쓰이는 울, 클라이밍 바지와 여러 의류에 부분적으로 사용되는 스판덱스, 패딩·방풍 자켓·덧장갑 등을 만드는 나일론, 티셔츠·긴 내의·재킷·바지·모자·장갑·양말 등을 만드는 폴리프로필렌과 폴리에스터 등이 등산복의 주요 소재죠. 등산복을 여러 겹으로 레이어드하면 산에서 체온을 수월하게 유지할 수 있어요. 이를 '레이어링 시스템'이라 해요. 땀 배출이 빠른 얇은 나일론 재질의 옷을 주로 입는 베이스 레이어, 보온성이 있는 중간 두께의 스웨터를 입는 세컨드 레이어, 얇은 다운 재킷 또는 후리스 재질의 재킷을 입는 써드 레이어, 고어텍스 소재 방수재킷과 방풍재킷 등을 입는 라스트 레이어 등 총 4단계예요. 기온과 날씨에 따라 입거나 벗으면서 몸의 체온을 적절히 유지하죠.

계절에 맞는 소재와 디자인의 등산복과 등산화는 몸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계절에 맞는 소재와 디자인의 등산복과 등산화는 몸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조난되거나 부상으로 이동하지 못할 때를 대비해 응급용 보온포를 휴대하는 것도 체온 유지에 좋은 방법이에요. "예전에는 등산객이 재난 상황에서 구조되면 모포를 줬어요. 최근에는 그것보다 효과가 좋은 보온포를 주는 것으로 추세가 많이 바뀌었어요. 크기도 작아서 휴대도 쉽거든요. 가격도 몇백원에서 1000원 정도로 저렴하죠. 저도 지난여름 비 내리는 관악산에 보온포를 들고 갔다가 반팔·반바지를 입고 산에 올라 저체온증에 걸린 등산객을 도와준 적 있어요. 손쉽게 체온 유지하기 좋은 아이템이에요."(조) 이외에 등산용 배낭, 손을 따뜻하게 하고 바위 등으로부터 보호하는 등산용 장갑, 하체의 부담을 줄여주는 등산용 스틱, 얼음이나 미끄러운 구간에서 발을 지지하는 아이젠, 부상을 대비한 응급 처치 키트와 덕 테이프 등이 주요 등산용품이에요.

여행을 갈 때 슈트케이스를 챙기듯 등산할 때는 배낭을 챙겨야죠. 그 안에는 물과 간식부터 위급상황 시 내 생명을 책임질 구조용품까지 들어간답니다. 하지만 이것저것 다 넣다 보면 무게 때문에 즐거운 산행을 망칠 수도 있어요. 따라서 배낭을 꾸릴 때는 꼭 필요한 물건과 불필요한 물건을 구별해야 해요. 또한 배낭 안 물건의 하중이 등 전체에 골고루 분산될 수 있도록 꾸려야 하며, 침낭·텐트 등 부드러운 소재의 물건은 배낭 밑에 넣어 허리를 보호합니다. 그렇다면 등산 전문가인 조 강사의 가방 안에는 어떤 등산용품이 들어있을까요? "평소에는 휴식을 취할 때 쓰지만 응급상황에선 부목이 될 수 있는 휴대용 방석, 가벼워서 휴대하기 편한 건조된 동그란 물티슈, 벌레 기피제, 물병, 로프, 체온 유지용 보온포, 물에 타서 마시기 좋은 가루형 이온음료, 휴대가 편하도록 적당히 덜어 감아둔 덕 테이프, 구조 요청용 호각, 핫팩, 응급처치 키트, 가을·겨울에 주로 사용하는 헤드랜턴, 3단 등산용 스틱, 얼굴을 보호하고 체온도 유지하는 모자, 바람막이용 재킷 등이 있네요."(조)

조상일(맨 오른쪽) 강사가 설악산 주전골 코스를 설명했다. 초보자는 높이가 낮은 산이나 등산로가 잘 정비된 짧은 거리의 트레킹 코스부터 시작하는 것을 추천한다.

조상일(맨 오른쪽) 강사가 설악산 주전골 코스를 설명했다. 초보자는 높이가 낮은 산이나 등산로가 잘 정비된 짧은 거리의 트레킹 코스부터 시작하는 것을 추천한다.

산 입구부터 필요한 실전 산행 길라잡이  

등산에 대한 기초 지식을 알아봤으니 이제 직접 산을 타볼까요. 인아·은별 학생기자와 지원 학생모델은 강 과장·조 강사와 함께 국립등산학교에서 차로 약 40분 거리에 있는 양양군 설악산 주전골로 이동했어요. 난도가 높지 않아 등산 초보자에게 추천하는 코스죠. 설악산은 강원도 양양·인제·속초·고성 등에 걸쳐 있는 높이 1708m의 산으로, 우리나라의 척추를 이루는 백두대간의 중심에 있습니다. 남한에서는 한라산(1950m)과 지리산(1915m) 다음으로 높은 산이죠. 빼어난 절경 덕분에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수십 년 동안 한국인이 좋아하는 산 1위를 차지하기도 했어요. 단풍이 조금씩 물들기 시작한 설악산의 아름다운 풍경을 보니 그 유명세가 십분 이해됐죠.

 산에 오르기 전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손목과 발목, 목과 어깨, 허리와 무릎 등을 왼쪽과 오른쪽을 번갈아 가며 돌리면서 몸을 풀어준다.

산에 오르기 전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손목과 발목, 목과 어깨, 허리와 무릎 등을 왼쪽과 오른쪽을 번갈아 가며 돌리면서 몸을 풀어준다.

산 입구에 도착해 가장 먼저 할 일은 준비운동이에요. 손목과 발목, 목과 어깨, 허리와 무릎을 왼쪽과 오른쪽을 번갈아 가며 돌려주고 앉았다 일어나기와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어줍니다. 조 강사의 지도에 따라 몸을 쭉쭉 뻗어보는 소중 학생기자단. 다소 쌀쌀한 날씨에 움츠러들었던 몸이 어느새 따뜻해졌어요. 근육이 놀라 경직될 가능성이 줄어들었다는 신호죠. 산행 직전에는 등산화 끈을 제대로 맸는지도 확인하세요. 신발 끈을 맬 때는 앉아서 뒤꿈치가 신발 뒤끝에 닿게 한 뒤, 발가락 쪽은 탄탄하게 발목 근처로 갈수록 느슨하게 묶습니다. 발목 부근의 끈을 너무 세게 조이면 경사가 있는 길을 오를 때 신발이 발을 조일 수 있기 때문이죠. 등산화 상단 발목 부근에는 끈을 걸 수 있는 고리가 있는데요. 매듭을 지을 때 끈을 등산화 고리의 위에서 아래로 통과해 주면 매듭이 발등에 위치하게 돼 발목에 무리가 덜 가죠. 그리고 리본을 두 번 감아 매듭을 지은 뒤, 여분의 끈은 발등 쪽 끈 밑으로 넣어 깔끔하게 마무리합니다.

국립등산학교 강성구 과장과 조상일 강사(뒷줄 왼쪽부터)가 소중 학생기자단과 함께 설악산 주전골을 걸으며 올바른 등산법을 설명했다.

국립등산학교 강성구 과장과 조상일 강사(뒷줄 왼쪽부터)가 소중 학생기자단과 함께 설악산 주전골을 걸으며 올바른 등산법을 설명했다.

본격적으로 산행에 나선 소중 학생기자단. 단풍이 물들기 시작한 숲길에는 낙엽이 소복이 쌓여있었어요. "가을 산을 오를 때는 이런 낙엽을 특히 조심해야 해요. 길을 덮고 있기 때문에 그 아래 어떤 물체가 있는지 정확히 가늠하기 어려워요."(조) 숲을 지나 암벽과 그 옆에 있는 다리,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 옥색 빛의 폭포까지 보고 나니 설악산의 아름다운 산세에 절로 마음이 맑아집니다. 이런 풍경을 안전하게 오래 즐기려면 등산에 적합한 걸음걸이로 산을 타야 해요. 초반에는 몸이 적응할 수 있도록 천천히 걷는 게 좋아요. 몸이 풀리면 점차 속력을 내고, 일정한 속도를 유지합니다. 등산 초보일 경우 20~30분 걷고 5분 정도 휴식하는 게 좋아요.

등산 시에는 산의 본래 환경을 최대한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산행을 즐겨야 하며, 쓰레기는 모두 갖고 내려와야 한다.

등산 시에는 산의 본래 환경을 최대한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산행을 즐겨야 하며, 쓰레기는 모두 갖고 내려와야 한다.

산에서 내려오는 길에 성국사에 들러 오색약수를 마시는 김인아 학생기자. 명산에는 유명한 사찰이나 약수터가 있는 경우가 많다.

산에서 내려오는 길에 성국사에 들러 오색약수를 마시는 김인아 학생기자. 명산에는 유명한 사찰이나 약수터가 있는 경우가 많다.

산에서 걷기는 평지보다 훨씬 어려워요. 특히 우리나라 산은 바위도 많고 길이 울퉁불퉁해 다리 근육은 물론 신체 여러 부위의 힘을 사용해 균형을 잡아야 해요. "팔자걸음으로 걷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그러면 산길을 오르거나 내려갈 때 균형을 잡기 어렵고, 체력도 빨리 소모하게 돼요. 또한 내딛는 발바닥에 몸의 중심을 옮기며 걸으세요."(조) 발끝이나 발뒤꿈치 위주로 체중을 싣지 않고 발바닥 전체로 안정감 있게 표면에 발을 딛는 것도 중요해요. 일행이 있는 경우 개개인의 보행 능력을 고려해 이동해야 합니다. 걸음이 제일 빠른 사람의 속도에 맞추는 데 급급하다 보면 숨이 차고 발에 근육통이 올 수도 있거든요. 조 강사의 설명에 따라 조심스럽게 바닥에 발을 디뎌보는 학생기자단. 확실히 걸음걸이와 자세가 바뀌니 구불구불한 길도 조금 더 수월하게 움직일 수 있었어요.

등산 스틱을 사용해서 걸으면 체중의 30% 정도를 스틱에 실어 분산시킬 수 있어 체력 소모를 줄일 수 있다.

등산 스틱을 사용해서 걸으면 체중의 30% 정도를 스틱에 실어 분산시킬 수 있어 체력 소모를 줄일 수 있다.

산행 시 무릎이 받는 하중을 줄여주고 미끄러짐을 방지하는 등산 스틱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알파인 스틱’ ‘등산용 지팡이’로도 불리죠. 보통 1개보다 2개를 1쌍으로 사용해 체중이 한곳으로 쏠리는 것을 방지해요. 조 강사와 강 과장이 소중 학생기자단에게 등산 스틱을 1쌍씩 건네며 잡는 법을 설명했어요. "사용하기 전 일단 높이를 본인의 키에 맞춰야 해요. 팔을 직각으로 굽힌 상태에서 팔꿈치 높이를 기준으로 길이를 조절하면 돼요. 스틱 손잡이에는 스트랩이 있는데, 손을 고리 밑에서 위로 넣은 다음 스틱 손잡이를 잡아주세요."(조) 이렇게 하면 이동하다가 나무나 바위를 잡을 때 스틱이 손에 떨어지지 않아요.

산행할 때는 조난에 대비해 국가지점번호나 특징이 될만한 지형물을 자주 촬영해두는 게 좋다. 또한 물을 충분히 마셔서 수분을 보충한다.

산행할 때는 조난에 대비해 국가지점번호나 특징이 될만한 지형물을 자주 촬영해두는 게 좋다. 또한 물을 충분히 마셔서 수분을 보충한다.

우리가 평소 걸을 때 모습을 거울로 보면 다리와 팔이 반대 방향으로 나가는 것처럼 스틱도 그렇게 사용해 걸어나가면 됩니다. 하지만 간격을 너무 벌리면 힘이 드니 팔은 되도록 겨드랑이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도록 유지하고, 손목을 이용해 스틱을 가볍게 쥐고 옮겨요. 스틱을 사용해 걸으면 체중의 30% 정도를 스틱에 실어 분산시켜 체력 소모를 줄일 수 있어요. 눈길이나 빙판 등에서도 스파이크 역할을 해 넘어지는 걸 방지하죠. 하지만 스틱의 끝부분은 매우 날카로워 주변 사람을 다치게 하거나 나무에 상처를 줄 수도 있기 때문에 충분한 거리를 두고 조심해서 다뤄야 해요. 등산 스틱은 사용하지 않을 때는 3단으로 접어서 배낭에 보관합니다.

 산은 계절별로 온도와 주변 환경의 변화가 크기 때문에 날씨별 주의사항을 숙지해야 한다.

산은 계절별로 온도와 주변 환경의 변화가 크기 때문에 날씨별 주의사항을 숙지해야 한다.

산행에 필요한 준비물부터 준비운동과 걷는 방법, 스틱 사용법까지. 등산에 대한 기본 지식을 머리와 몸으로 알차게 배우고 체험한 소중 학생기자단의 설악산 주전골 산행이 무사히 끝났어요. 평소 부모님과 함께 등산을 자주 즐긴다는 인아·은별 학생기자는 "다음에는 아빠·엄마와 함께 와보고 싶어요"라고 입을 모았죠. 지원 학생모델도 "자연이 주는 경이로운 아름다움을 몸과 마음으로 느꼈어요"라고 말했죠. 체력도 기르고 눈도 호강할 수 있는 등산의 매력. 여러분도 올가을에 한 번 느껴보세요. 자연의 아름다움이 코로나19로 답답했던 마음에 위로가 될 겁니다.

내가 있는 위치는 산의 어디쯤일까

산에서 조난을 당했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119에 구조 요청을 하는 것이죠. 그런데 보이는 건 나무와 바위, 계곡뿐일 때 "지금 위치가 어디쯤인가요?"라는 구조 요원의 질문에 어떻게 답해야 할까요. 이럴 때 필요한 게 국가지점번호예요. 산을 오르다 보면 한글 2자와 숫자 8자가 긴급문의용 연락처와 함께 적힌 노란색 표지판을 볼 수 있는데요. 이것은 2013년부터 행정안전부에서 전국에 있는 산에 설치한 국가지점번호입니다. 건물이 없어 도로명주소가 부여되지 않은 지역 등에 지점 번호를 부여해 주소 역할을 하도록 만든 것으로, 산림·해양 등 비거주지역의 위치를 나타내는 좌표죠. 등산 시에는 이 표지판이 보이는 대로 촬영해 자신의 위치를 확보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아요.

등산의 종류

사전적 의미의 등산은 운동·놀이·탐험 등의 목적으로 산에 오르는 행위를 말해요. 동네 뒷산을 산책 삼아 오르는 일부터 히말라야 최고봉 등정까지, 등산의 종류는 참 다양해요. 과연 어떻게 분류할 수 있을까요. 여러분이 도전하기 좋은 등산 활동을 종류별로 소개합니다.

등산의 형태는 험준한 암벽을 오르는 등반부터 자연을 감상하고 즐기는 하이킹과 트레킹까지 다양하다.

등산의 형태는 험준한 암벽을 오르는 등반부터 자연을 감상하고 즐기는 하이킹과 트레킹까지 다양하다.

하이킹: 몸과 마음을 단련하기 위해 가벼운 옷차림으로 고원·평야·구릉·해안지대를 걸으며 자연을 감상하고 즐기는 행위를 말해요. 주로 낮은 산을 걷는 것을 뜻하지만, 높은 산에 있는 완만한 등산로를 오르내리는 경우도 하이킹이 될 수 있어요. 단, 등반과는 달리 암벽을 타거나 경사가 가파른 곳을 오르지는 않아요.

백패킹: 1박 이상의 야영생활에 필요한 장비를 갖추고 떠나는 등짐 여행을 말해요. 배낭에 생존에 필요한 여러 물품을 넣고 계획한 구간을 여행하는 것이죠. 정상 도달이 목적이 아니라, 발길 닿는 대로 걷는 것이 특징이에요.

트레킹: 전문적인 기술이나 지식 없이도 산길을 즐길 수 있는 등반과 하이킹의 중간 형태 도보여행이에요. 정상을 오르는 것보다는 산의 풍광을 즐기는 것에 초점을 맞춘 산악 답사여행으로, 대부분의 경우 등산 경로에 험난한 지형은 없는 편이에요. 보통 야외용 간편한 복장을 하고 1000~4000m급 산을 주로 오릅니다.

등반: 험한 산이나 높은 곳의 정상에 이르기 위하여 오르는 행위를 말해요. 걷기만으로 오를 수 있는 일반적인 의미의 등산보다 좁은 개념이죠. 손을 쓰거나 각종 전문적 기술을 동원해 정상에 올라야 할 때도 있어요. 험준한 암벽을 오르는 암벽등반과 빙·설벽을 오르는 등반 등이 여기에 해당해요.

종주 등산: 산등성이를 따라 죽 이어진 능선 길을 따라 긴 거리를 끝까지 완주하는 것을 말해요. 우리나라에서 대표적인 종주 등산 코스는 지리산 천왕봉에서 진부령까지 이어지는 약 740km의 백두대간 구간, 설악산의 한계령과 천불동 계곡을 연결하는 약 20km의 구간 등이에요. 이동 거리가 길기 때문에 진입로와 탈출로, 휴식 및 야영 지점과 물을 공급받을 장소, 지형 파악 및 충분한 식량 구비 등이 중요해요.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처음에는 이번 취재가 별로 흥미롭지 않았어요. 왜냐하면 산을 좋아하시는 부모님 덕분에 평소 등산을 자주 다녔거든요. 더 이상 배울 것도 없어 보이고, 솔직히 '산이 거기서 거기지 다 다를 게 뭐가 있나' 싶어서 따분할 것 같기도 했어요. 그런데 국립등산학교 소속 선생님들의 즐겁고 상세한 수업을 듣고 나니 등산이 지겨운 일이 아님을 느꼈어요. 등산을 시작하기 전 코스를 익히고, 스트레칭하고, 등산화 신발 끈을 묶는 방법을 배웠는데요. 선생님들께서 알려주신 방법으로 묶으니까 정말 안 풀려서 신기했어요. 하루 동안 많은 걸 배운 것 같아요. 다음엔 가족과 함께 산행을 해보고 싶어요.
김인아(충남 우성중 2) 학생기자

등산 기초를 배우고 설악산 주전골 산행에 나선 소년중앙 학생기자단.

등산 기초를 배우고 설악산 주전골 산행에 나선 소년중앙 학생기자단.

평소에 가족과 등산을 자주 하는 편이라 내심 기대감이 컸던 국립등산학교 취재였어요. 청소년을 위한 등산 상식 강의를 듣고 난 후, "산행의 끝은 잘 살아서 집으로 돌아오는 것"이라는 목표도 되새겼죠. 등산 중 풀리지 않는 신발 끈 묶는 법과 다양한 등산 장비의 쓰임, 그리고 안전사고 응급처치법도 배울 수 있었답니다. 배운 내용을 실천하며 설악산의 주전골 코스로 트레킹을 해보는 시간도 있었어요. 조금 지치기도 했지만 맑은 옥색의 계곡물과 산맥들이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풍경 덕분에 절로 눈 호강을 했어요. 여러 풍경을 감상하며 등산로를 걷는 것 자체가 너무 좋았어요. 등산을 마치고 나니 뿌듯함과 상쾌함이 함께 느껴졌어요. 참 유익하고 즐거웠던 취재였습니다.
이은별(서울 양전초 6) 학생기자

평소에 등산을 자주 즐기지는 않았지만, 국립등산학교에서 받은 교육을 통해 등산에 대해 더 알게 되고 잘 즐길 수 있었습니다. 설악산 주전골 등산 전 이론수업을 들으며 준비물이나 응급처치법 등을 배웠는데, 모르는 것들을 알게 돼 아주 유익했어요. 특히 등산 전 챙겨야 할 준비물이 생각했던 것 외로 많아서 철저하게 잘 준비해야 한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선생님들이 친절하게 하나하나 설명해 주셔서 이해가 더 빨리 잘됐죠. 등산할 때도 중간중간 등산 스틱 사용법과 산행에 적합한 보행법 등 다양한 것들을 알려주셨죠. 더 재미있게 등산을 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어요.
최지원(경기도 신풍초 6) 학생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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