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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해 짧아지면 심해지는 가을철 탈모 멈추게 하려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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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면

전문의 칼럼 허창훈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

유난히 가을철만 되면 계절성 탈모로 고민하게 된다. 가을철에 머리를 감거나 빗을 때 탈락하는 모발의 수가 늘어나는 현상은 ‘휴지기 탈모’라고 하는 질환이다.

사람의 일생처럼 모발에도 주기(모주기)가 있다. 모주기는 머리카락이 활발히 자라는 생장기, 성장을 멈추고 빠지는 휴지기, 그 사이의 중간 단계인 퇴행기 이렇게 3단계로 나뉜다. 동물의 털은 이러한 모주기가 일치해서 한꺼번에 빠지고 자라는 털갈이를 하게 되지만, 사람의 모발은 모주기가 다 달라 털갈이라고 불릴 만큼 한꺼번에 빠지는 일은 거의 없다.

하지만 특별한 원인이 발생했을 땐 생장기에 있던 모발이 한꺼번에 성장을 멈추고 휴지기로 바로 넘어가 실제로 많은 수의 모발이 일시에 빠지는 휴지기 탈모가 발생한다. 특징적인 것은 탈모의 원인이 제공된 이후 바로 빠지는 것이 아니라 3~4개월이 지나서야 탈모가 발생한다. 하지만 원형탈모와는 달리 탈모반(머리가 빠진 부위)을 뚜렷이 관찰할 수 없으며 빠지는 모발의 수가 급격히 증가하는 특징을 보인다. 휴지기 모발은 뿌리의 깊이가 얕고 힘이 없어 머리를 쓸어 넘기기만 해도 빠지게 된다.

휴지기 탈모의 원인으로 가장 대표적인 것은 출산이다. 급성 열성 질환을 앓거나, 심한 다이어트를 하는 경우에도 휴지기 탈모가 발생할 수 있다.

가을철 탈모의 원인은 일조량 감소에 따른 호르몬 변화다. 일조시간이 가장 긴 하지로부터 3~4개월 지난 9~10월에 많은 양의 탈모가 생긴다.

휴지기 탈모는 원인만 없어지면 특별한 치료 없이도 5~6개월이 지나면 대부분 회복된다. 하지만 빠른 회복을 돕기 위해서는 몇 가지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모발을 형성하는 주된 원료인 케라틴 단백질을 경구 공급하거나 모발을 만드는 모낭을 활성화하는 미녹시딜 성분의 도포제를 쓸 수 있다. 최근 안드로겐 탈모증 치료를 위해 많이 사용되고 있는 저출력 레이저도 미녹시딜처럼 모낭을 활성화시키는 기전으로 동등한 수준의 치료 효과를 발휘한다. 따라서 휴지기 탈모의 빠른 회복에도 도움된다. 특히 다른 탈모증 치료법과 비교하면 부작용이 매우 적어서 가임기 여성은 물론 안드로겐 탈모증 가족력이 있는 경우 예방 차원으로도 권장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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