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공천 미끼로 중진 줄세워” 윤 “가족이 후원회장이면서”

중앙일보

입력 2021.10.25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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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국민의힘 양강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 간 공방이 이전투구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24일에는 두 후보의 부인까지 경선판으로 끌어들여 공격하는 등 난타전을 폈다.

이날 발단은 윤 전 총장이 김태호·박진 의원과 심재철 전 의원, 유정복 전 인천시장을 캠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 영입했다고 발표하자 홍 의원이 이를 공격하면서 시작됐다. 홍 의원은 페이스북에 “광역단체장 공천을 미끼로 중진 출신을 대거 데려가는 게 새로운 정치냐”는 글을 올렸다. 이어 “이미 ‘개 사과’로 국민을 개로 취급하는 천박한 인식이 만천하에 드러났고 줄 세우기 구태정치의 전형이 돼버렸다”며 “그러다 한 방에 훅 가는 것이 정치”라고 비난했다. 홍 의원은 그러고 나서 “각종 공천 미끼에 혹해 넘어가신 분들은 참 측은하다”는 페이스북 글을 또 올렸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4일 국회에서 공동선대위원장 및 공정과혁신위원장 영입 회견을 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진·김태호 공동선대위원장, 윤 후보, 심재철·유정복 공동선대위원장, 신상진 공정과혁신위원장.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4일 국회에서 공동선대위원장 및 공정과혁신위원장 영입 회견을 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진·김태호 공동선대위원장, 윤 후보, 심재철·유정복 공동선대위원장, 신상진 공정과혁신위원장. [국회사진기자단]

윤 전 총장은 직접 반격했다. 그는 국회 소통관에서 캠프 인선안을 발표한 뒤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홍 의원 SNS 글에 대해 “답변할 가치가 없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은 홍 의원이 경선 여론조사 방식과 관련해 “중대 결심을 할 수도 있다”고 한 데 대해서도 “중대 결심을 하든 말든 본인이 판단할 문제”라고 일축했다. 윤 전 총장 측은 가상 양자대결 방식을, 홍 의원 측은 4지선다형 방식의 여론조사를 선호한다.

윤 전 총장은 논란이 된 ‘개 사과’ 인스타그램 글에 부인 김건희씨가 관여했다는 의혹에는 “제가 한 것”이라며 “어떤 분은 가족이 후원회장도 맡는데”라고 말했다. 홍 의원의 후원회장이 그의 부인 이순삼씨라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대선 예비후보의 후원회장을 후보 부인이 맡은 것은 전례가 드문 일이다. 윤 전 총장은 “선거는 시쳇말로 패밀리 비즈니스라고 하지 않나. 제 처는 다른 후보 가족들처럼 그렇게 적극적이진 않기 때문에 그런 오해를 할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

홍준표 의원이 지난 23일 열린 2030 자원봉사단 ‘홍카단’ 임명장 수여식에서 환영을 받으며 사무실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 홍준표 캠프]

홍준표 의원이 지난 23일 열린 2030 자원봉사단 ‘홍카단’ 임명장 수여식에서 환영을 받으며 사무실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 홍준표 캠프]

홍 의원은 윤 전 총장이 자신의 부인을 거론하자 다시 날을 세웠다. 홍 의원은 페이스북 글을 통해 “(검찰) 소환 대기 중이어서 공식석상에 못 나오는 부인보다는 유명 인사가 아닌 부인을 후원회장으로 두는 것은 아름다운 동행”이라고 했다. 또 “그걸 흠이라고 비방하는 모 후보의 입은 꼭 ‘개 사과’ 할 때하고 똑같다”며 “자꾸 그러면 이재명의 뻔뻔함을 닮아간다고 비난받는다”고 쏘아붙였다. 이에 대해 윤 전 총장 측은 “홍 의원 같은 정치권의 선동 공세에 김건희씨가 상당히 고통스러워한다”고 전했다.

여기에 더해 양측 캠프는 상대방을 겨냥한 ‘막말 리스트’를 언론에 배포했다. 먼저 홍 의원 캠프가 보도자료를 내고 “윤 전 총장이 정치 선언 이후 4개월간 25건의 실언·망언을 했다”고 공격했다. 홍 의원 캠프는 “윤 전 총장이 당 본선 후보가 돼 실언하게 되면 우리는 ‘대통령 이재명’ 시대를 맞이하는 위험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윤 전 총장 캠프도 ‘홍 의원 망언·막말 리스트 25건’을 자료로 만드는 식으로 맞불을 놨다. 자료엔 “막말 경연대회를 연다면 홍 의원을 따라갈 사람이 없을 것”이라며 “욕설은 이재명, 막말은 홍준표라는 말이 회자될 정도”라고 적혔다.

위험수위를 넘나든 양측 공방에 국민의힘 내부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당에 오래 몸담은 한 인사는 “정책·비전은 온데간데없고 비방·막말에 상대 부인까지 끌어들이면서 경선판이 진흙탕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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