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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일자리 미스매치’ 극복과 산학협력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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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조홍래 울산과학대 총장

조홍래 울산과학대 총장

미스매치(mismatch)는 사전적으로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란 뜻이다. 경제 분야에서는 빌린 자금과 운용하는 자금의 만기가 달라 기간이 서로 불일치하는 것을 뜻하는 용어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일자리 미스매치’라는 용례로 더 친숙하다. 좋은 일자리를 원하는 청년들은 구직난에, 인재가 필요한 중견·중소기업은 구인난에 시달리는 것을 말한다.

지난해 12월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청년 고등교육 이수율은 2009년 60.6%에서 지난해 69.8%로 9.2%포인트 올라, OECD 평균인 8.6%포인트보다 많이 증가했다. 반면에  OECD 37개국 중 한국의 청년 대졸자 실업률 순위는 2009년 14위에서 2019년 28위로 14계단 떨어졌다. 대졸자 고용률도 2019년 76.4%로 OECD 내 33위에 그쳤다. 청년들이 선호하는 일자리 증가 속도가 대졸자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정부와 각 대학도 이 미스매치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마련하고 노력해 왔다. 대표적인 사업 중 하나가 교육부의 ‘사회 맞춤형 산학협력 선도전문대학(LINC+) 육성사업’(이하 전문대 LINC+사업)이다. 그중 ‘사회맞춤형 학과 중점형’ 사업은 주문식 교육과정 등 산업 수요를 반영한 맞춤형 교육과정 확산을 통해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고, 기업에 우수인력을 제공하기 위한 사업이다. 이를 통해 각 대학은 지역 기업들과 긴밀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취업을 연계하는 등 많은 성과를 창출했다.

울산과학대학교도 이 사업을 통해 1542개 가족 회사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했다. 현장 맞춤형 교육을 실시하고, 산업체가 참여하는 PBL(Problem-Based Learning·문제해결학습) 기반 수업을 활성화했다. 학생들의 실무능력이 향상되면서 취업률도 높아졌다. 최근 3년간 국내 대기업과 대학병원 등에 1187명이 취업했다. ‘우수한 취업의 질’을 증명하는 지표인 ‘유지 취업률’도 같은 기간 전문대학, 4년제 일반대학 평균보다 높다.

많은 성과를 창출한 전문대 LINC+사업이 올해로 마무리되고 내년부터는 LINC3.0이 시행된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산학협력 선도전문대학 육성사업을 통해 대학과 산업계가 ‘협력’을 넘어 ‘공생’으로 이어지는 성장 모델이 만들어지고 생태계가 구축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사업이 성공해 향후에는 ‘일자리’와 ‘미스매치’라는 단어의 조합이 낯설게 느껴지는 세상이 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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