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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만에 최다, 신진서·박정환 등 5명 8강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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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2021 삼성화재배 8강전에 진출한 한국 기사들. 왼쪽부터 신진서 9단, 한승주 8단, 박정환 9단, 이동훈 9단, 이창석 8단. [사진 한국기원]

2021 삼성화재배 8강전에 진출한 한국 기사들. 왼쪽부터 신진서 9단, 한승주 8단, 박정환 9단, 이동훈 9단, 이창석 8단. [사진 한국기원]

한국 선수들의 선전이 단연 돋보인다. 2021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8강에 한국 선수 5명이 진출했다. 중국 선수는 3명이 남았다.

삼성화재배 8강에 한국 선수 5명이 진출한 건 10년 만의 일이다. 2012년 이후 삼성화재배 8강에 한국 선수가 중국 선수보다 많이 진출했던 적은 없다. 지난해 대회 8강에선 한국 선수 중 신진서 9단 혼자만 남았었다.

삼성화재배는 2014년 김지석 9단이 우승한 이래, 2015년부터 6년 연속 중국이 우승을 차지했다.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 “바둑이 축구냐? 한국에 4대0으로 지게!” 16강전 첫날인 지난 22일, 한국 선수 4명이 중국 선수 4명을 모두 격파하자 화난 중국 바둑팬이 중국 사이트에 올린 댓글이란다. 한국의 바둑 유튜버들이 연신 소개하고 있다. 중국 인터넷이 분노로 들끓 만큼 올해 삼성화재배는 한국 기사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한국은 랭킹 1, 2위 신진서 9단과 박정환 9단이 모두 8강에 올랐다. 16강전에서 신진서 9단은 중국 랭킹 6위 판팅위 9단을 손쉽게 물리쳤고, 박정환 9단은 중국 랭킹 5위 미위팅 9단에 초반 고전하다 단 한 수로 역전한 뒤 마지막까지 유리한 형세를 지켜냈다.

이동훈 9단, 이창석 8단, 한승주 8단 등 8강에 오른 나머지 한국 기사 3명은 모두 메이저 세계 대회 8강에 처음 이름을 올렸다. 특히 무명 기사에 가까웠던 한승주 8단의 활약이 화제를 낳았다. 한국 랭킹 15위인 한승주 8단은 16강전에서 2017년 LG배 우승자인 중국의 당이페이 9단의 대마를 몰아붙여 바둑팬의 큰 호응을 얻었다.

8강에 처음 오른 한국 기사 중에 한국 랭킹 4위 이동훈 9단도 기대를 모은다. 국내 랭킹에 비해 국제 대회 성적이 저조했던 터다. 8강에서 맞붙는 중국 랭킹 14위 자오천위 8단과의 상대전적도 2승 무패로 앞선다.

8강전은 25~26일 이틀간 열린다. 첫날인 25일은 한국 선수끼리의 대결이 벌어진다. 강력한 우승 후보 신진서 9단과 한승주 8단이다. 이창석 9단은 양딩신 9단을 상대한다.

8강전에서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대결은 26일 열리는 박정환 9단과 롄샤오 9단의 대국이다. 한국 2위이자 세계 바둑 랭킹 사이트 ‘고 레이팅(Go Ratings)’ 3위인 박정환 9단의 전적이 중국 랭킹 9위이자 고 레이팅 17위 롄샤오 9단보다 훨씬 화려하지만, 상대전적은 의외로 2승 5패로 박정환 9단이 밀린다.

역대 삼성화재배는 한국이 12회, 중국이 11회, 일본이 2회 가져갔다. 올해도 중국 선수가 우승하면 역대 국가별 경쟁에서 동률이 된다. 한국 선수의 분전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이유다.

삼성화재배에서 지난 10년간 유난히 성적이 좋았던 중국 기사들이 초반 탈락한 것도 한국의 우승 기대감을 북돋운다. 디펜딩 챔피언 커제 9단은 32강에서 탈락했다. 커제는 지난 10년간 네 번 결승에 올라 네 번 모두 우승했다.

탕웨이싱 9단도 유독 삼성화재배에서 강했다. 네 번 결승에 올라 두 번 우승했는데, 이번 대회는 32강에도 오르지 못했다. 2017년 우승자 구쯔하오 9단도 32강 명단에 없었다.

2021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는 삼성화재해상보험이 후원하고 중앙일보가 주최한다.

우승 상금은 3억 원, 준우승 상금은 1억 원이다. 4강전은 27~28일, 결승전은 다음달 1~3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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