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이익 10%로 제한" 대장동 방지법에…"공급 절벽 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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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20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20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소수의 민간 사업자가 막대한 이익을 챙겨 논란이 된 ‘대장동 개발사업’을 계기로 부동산 개발 사업 시 발생하는 민간의 이익을 제한하는 내용의 법안이 국회에 쏟아지고 있다. 여야 할 것 없이 유사 법안들을 내놓는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이런 규제가 개발 사업 자체를 위축시켜 공급을 제한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민간이익 10%로 제한”…‘대장동 방지법’ 봇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2일 개발이익환수법·도시개발법 등 부동산 개발이익 관련 2건의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진 의원이 발의한 개발이익환수법 개정안은 현행 20~25% 수준인 개발이익 부담률(개발이익 환수비율)을 50% 수준으로 인상하는 것이 골자다. 토지에서 발생하는 개발이익을 환수해 적정 배분하는 것을 목적으로 1989년 제정된 개발이익환수법은 제13조에서 개발이익의 20~25%를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부담금으로 환수토록 규정하고 있다.

진 의원은 개정안 발의 이유를 “법 제정 당시 개발부담금은 개발이익의 50%로 설계됐으나, 개정을 통해 20~25% 수준을 환수토록 하고 있어 당초 취지가 퇴색됐다는 지적이 있다”며 “법 제정 당시 수준으로 부담률을 올려 개발이익이 지역사회에 환원되고 국가의 균형발전에 기여하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도 지난 7월 개발이익 부담률을 45~50%까지 인상하는 내용의 개발이익환수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대장동 특혜 의혹’ 이후 발의된 개발이익 제한·환수 관련 개정안.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대장동 특혜 의혹’ 이후 발의된 개발이익 제한·환수 관련 개정안.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진 의원은 또 공공사업자가 참여한 개발사업에서 민간사업자의 투자지분과 이윤율을 제한하는 내용의 도시개발법 개정안도 발의했다. 현행법은 국가·지자체 등의 공공사업자가 출자한 법인이 개발사업을 시행하는 경우 민간사업자가 취할 수 있는 이익에 제한이 없는데, 이를 민간업자의 투자지분은 50% 미만으로, 이윤율은 총 사업비의 10% 이내로 하자는 게 개정안의 핵심이다. 진 의원이 발의한 2건의 개정안에는 우원식·박홍근·박찬대 의원 등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캠프에서 중책을 맡았던 핵심 의원들이 공동 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 후보 본인도 대장동 사건이 불거진 후 ‘개발이익 국민환수제’ 시행을 수차례 공언했다. 이 후보는 이외에도 국토보유세 신설,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부동산 백지신탁제 도입 등 “투기를 잡겠다”며 다양한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대장동 방지법’엔 野도 한목소리  

이재명 후보를 향해 '대장동 사업의 몸통’이라고 공세 중인 야당도 이른바 ‘대장동 방지법’을 일찌감치 발의했다. 지난달 29일 이헌승 의원 등 국민의힘 의원 19명은 민간 사업자의 투자지분은 50% 미만으로, 이윤율은 총 사업비의 6% 이내로 제한하는 내용의 도시개발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의원은 지난 8일엔 대장동 사업에서처럼 공공이 출자한 법인이 택지를 조성할 경우 이를 공공택지로 분류해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도록 하는 주택법 개정안도 발의했다.

“개발사업 위축, 공급에 차질 생길 것”

전문가들은 민간사업자의 이익 제한을 강화하는 법안이 개발사업을 위축시켜 자칫 주택 공급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민간사업자의 수익을 갑자기 6%, 10% 미만으로 제한하면 어떤 민간업자가 개발사업에 참여하려 하겠나. 결국 주택 공급에 차질만 빚어질 것”이라며 “개발이익을 환수할 적정선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대장동 사업의 실체가 아직 명확히 규명되지도 않았는데 민간 수익률부터 제한하고 보자는 건 문제의 핵심을 완전히 잘못 짚은 것”이라며 “특히 지역에 따라 개발 수익률이 천차만별인 상황에서 일률적으로 제한을 두면, 지방은 개발이 위축되다 못해 거의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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