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팀' 넘어 '드림팀' 약속한 명·낙회동…이재명 본선 본격 시동

중앙일보

입력 2021.10.24 18:01

업데이트 2021.10.24 19:02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24일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를 만나 본선 선거대책위원회 합류를 요청했다. 지난 10일 경선 종료 후 2주만에 성사된 ‘원팀’ 구축 회동이다. 회동에 배석한 이 전 대표 측 오영훈 의원은 “협의한 결과 이 전 대표가 선대위 상임고문을 맡기로 했다”며 “두 사람이 문재인 정부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위해 힘을 모으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4일 오후 종로구 안국동의 한 찻집앞에서 이낙연 전대표와 만나 포옹을 하고 있다. 2021.10.24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4일 오후 종로구 안국동의 한 찻집앞에서 이낙연 전대표와 만나 포옹을 하고 있다. 2021.10.24 국회사진기자단

35분 얼굴 맞댄 명·낙

두 사람은 이날 오후 종로구 안국동의 한 찻집에서 35분 가량 회동했다. 경선 후 만남까지 2주가 걸린 것에 비하면 마주앉은 시간이 길지 않았다. 그래도 “분위기는 비교적 차분하고 화기애애했다”는 게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이 후보는 10분 가량 먼저 도착해 이 전 대표 마중을 준비했고 이후 도착한 이 전 대표가 공개 발언을 먼저 하도록 배려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 전 대표는 “당원·지지자들께서 여러 생각을 가질 수는 있지만 민주당 정신과 가치를 지키고 이어가야 한다는 대의를 버리지 말기를 호소한다”고 말했다. 찻집 주변엔 이날 일찍부터 ‘사사오입 철회하라’ 피켓을 든 이 전 대표 지지자들이 몰려들어 소란을 빚었다. 민주당과 이 후보 측이 회동 일정·장소를 사전 공지하자 벌어진 일이다.

24일 오후 이낙연 전대표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회동장소인 종로구 안국동의 찻집으로 들어서고 있다. 2021.10.24 국회사진기자단

24일 오후 이낙연 전대표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회동장소인 종로구 안국동의 찻집으로 들어서고 있다. 2021.10.24 국회사진기자단

이 후보는 “인생으로나, 당 활동 이력으로나, 삶의 경륜이나 역량이나 뭐 무엇 하나 부족함이 없으신 분이 대표님”이라고 이 전 대표를 추켜올리면서 “앞으로 민주당뿐 아니라 나라, 국민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정권 재창출을 하려고 하는 데 대표님의 고견을 꼭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민주당이라고 하는, 김대중·노무현·문재인 대통령에 이어 같은 DNA를 가진 하나의 팀원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회동 종료 후 페이스북에는 “(이 전 대표가) ‘원팀’을 넘어 ‘드림팀’으로 가자고 한 말씀에 공감했다”고 적었다. 이 후보는 이날 글에서 “이제 드림팀 민주당은 온전히 저의 몫이 되었다. 아직 마음이 다 풀어지지 않은 분들도 계신 줄 안다”면서“그 심정 충분히 이해한다. 가능하다면 그분들과도 만나 마음을 나누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선대위 급물살…갈 길 바쁜 明

이날 회동은 ‘용광로 선대위’ 출범 물꼬를 트는 상징적 이벤트다. 당초 관례에 따라 이 후보가 이 전 대표에 본선 상임선대위원장 직을 요청할 것이란 관측이 있었지만 이 후보 측 배석자였던 박찬대 의원은 회동 후 “구체적 (직책) 요청은 안했고 선대위 참여를 요청했다”면서 “참여 방법을 ‘상임고문이라는 직책으로 하는게 맞겠다’고 두 분이 의논한 결과”라고 전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이낙연 전 대표가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찻집에서 회동을 하고 있다. 2021.10.24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이낙연 전 대표가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찻집에서 회동을 하고 있다. 2021.10.24 국회사진기자단

경선 과정에서 이 전 대표 측과 불편 기류를 형성한 송영길 대표가 당연직 상임선대위원장이라는 점, 정세균 전 총리·추미애 전 장관 등 당대표 출신 경선 후보들이 복수였다는 점 등을 고려해 양측이 상임고문직에 무난한 합의를 이뤘다고 한다. 대신 이 후보는 선대위 내 ‘후보 직속 제 1위원회’를 구성, 이 전 대표의 핵심 공약인 신복지 정책을 직접 챙길 것이라는 점을 못박았다.

정책 결합을 확정한 상태에서 향후 선대위 본부장급 주요 인선에 이낙연계 의원들이 얼마나 합류할지가 남은 관심사다. 이와 관련해 이 후보 측 핵심 의원은 이낙연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이었던 설훈 의원에 대해 “본인이 원하면 뭐든지 맡아달라고 할 것”이라면서 “5선이니 공동선대위원장 정도를 요청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30%대 지지율 탈출 시동

이 후보의 본격 본선 행보 다음 스텝은 경기지사직 사퇴다. ‘25일 24시 사퇴’ 계획을 발표한 그는 공직선거법상 대선 후보자의 공직 사퇴 시한(대선 90일 전)보다 1달여 일찍 지사직에서 물러난다. 임기를 8개월여 남긴 시점의 사퇴다. 경선 직후부터 이 대표 사퇴를 요청해 온 송 대표는 이날 “이 전 대표가 이렇게 이 후보와 회동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면서 “오는 11월5일 야당 대선후보가 결정되면 그 전후로 선대위를 발족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4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균형발전 성과와 초광역협력 지원전략 보고'행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오른쪽)이 이재명 경기도지사 등 참석자들과 대통령 기록관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4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균형발전 성과와 초광역협력 지원전략 보고'행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오른쪽)이 이재명 경기도지사 등 참석자들과 대통령 기록관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의 만남은 27일이 유력하다. 26일 중앙선관위에 대선 예비후보로 등록한 이후다. 당·청 안팎에서 “28일 전에는 만남이 이뤄질 것”이라는 말이 나오는 가운데 이 후보 측에서는 “이 전 대표, 문 대통령과의 연쇄 회동은 흔들리던 호남·PK 지지층 결집에 어느 정도 효과를 낼 것”(재선 의원)이라고 기대하는 분위기다.

대장동 사건의 여파 등으로 이 후보는 후보 확정에 따른 컨벤션 효과를 누리지 못한 채 지지율이 30% 안팎의 박스권에 갇혀있다. 서울·중도·여성·2030 등 열세 코드 극복이 발등의 불이다. 이준호 에스티아이 대표는 “이 후보 측은 국감 정면돌파로 대장동 의혹이 해소됐다고 자평하지만 유권자, 특히 중도층의 의문을 불식시키고 민심에 긍정적 영향이 있었는지는 여전히 미지수”라면서 “특검 요구 국민 여론이 여전히 높다는 건 ‘대장동 리스크’가 검찰 수사 부실 논란과 맞물려 이 후보에게 고질적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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