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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수생' 카카오페이 공모 청약…내일 90만원 넣어? 말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두 차례 미뤄졌던 카카오페이 공모주 청약이 25일부터 이틀간 진행된다. 최근 증시가 부진한 가운데, 투자자 자금이 얼마나 몰릴지 관심이 쏠린다.

카카오의 결제 전문 자회사인 카카오페이는 일찌감치 하반기 기업공개(IPO) 대어로 꼽혔다. 예고편 격인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지난 20~21일) 경쟁률은 1714.47대 1을 기록했다. 주당 공모가는 9만원으로 결정됐다. 이 회사가 희망한 공모가 범위(6만~9만원)의 최상단이다. 공모가를 기준으로 계산한 시가총액은 약 11조7300억원에 이른다. 지난 22일 종가 기준으로 HMM(11조7361억원)에 이어 코스피 시가총액 33위권(우선주 제외)이다.

23일 오후 서울 시내 한 편의점에서 카카오페이로 결제하는 모습. 뉴스1

23일 오후 서울 시내 한 편의점에서 카카오페이로 결제하는 모습. 뉴스1

25~26일 공모주 청약…100% 균등배정

일반 투자자에 배정한 공모주는 전체 공모 물량의 25%인 425만주다. 카카오페이는 국내 IPO 처음으로 일반 청약자 물량 100%를 균등 배정한다. 최소 증거금 이상을 낸 청약자에게 주식을 똑같이 나눠주겠다는 것이다. 그간 공모주들은 일반 공모 물량의 절반 이상을 균등 배정으로 나눠주고, 나머지를 비례 배정해왔다. 비례 배정은 증거금을 많이 낸 투자자에게 주식이 많이 돌아가는 방식이다.

카카오페이의 최소 청약 수량은 20주로, 증거금 기준 90만원(공모가의 50%)이다. 90만원을 넣든, 9억원을 넣든 모두 같은 수량의 주식을 받는 셈이다. 배정받는 주식 수는 청약자 수가 결정한다. 일반 투자자 공모 물량(425만주)을 고려할 때 42만5000명이 청약하면 10주, 425만명이 몰리면 1주를 받는 식이다. 청약자가 425만명을 넘기면 일부는 한 주도 못 받을 수 있다. '중복 청약'이 가능했던 지난 4월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청약엔 474만4557개 계좌가 몰리기도 했다. 투자자들은 삼성증권(약 230만주)을 비롯해 대신증권(106만주), 한국투자증권(70만주), 신한금융투자(17만주)를 통해 청약할 수 있다. 코스피 상장 예정일은 다음 달 3일이다.

카카오페이 공모 청약 개요.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카카오페이 공모 청약 개요.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성장 잠재력 주목…플랫폼 규제는 부담"

주가 전망에 대한 증권가 의견은 엇갈린다. 메리츠증권은 카카오페이 기업가치를 14조4000억원, 적정 주가를 11만원으로 제시했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3660만명의 가입자, 카카오톡의 네트워크 효과, 공모자금을 통한 유망 핀테크 M&A(인수합병) 가능성 등으로 국내 대표 핀테크 플랫폼으로서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기준 자기자본으로 산정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4배로 기존 금융주보다 월등히 높지만, 최근 3년 연평균 매출액 성장률(102.2%)과 카카오 계열사 시너지 가능성을 고려하면 카카오뱅크처럼 성장 잠재력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PBR은 주가를 주당 순자산 가치로 나눈 값으로, 이 비율이 높을수록 고평가란 의미다. KB금융과 신한지주의 PBR은 0.5배 정도다.

하지만 정부의 플랫폼 규제 가능성 등은 위험 요소로 꼽힌다. 김진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규제 확산 여지를 반영해 카카오페이 적정 기업가치를 7조4000억원으로 잡았다"며 적정 주가로 5만7000원을 제시했다. 증시 조정에 공모주 수익률도 힘이 빠지는 추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월 이후 IPO를 통해 코스피·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40개 기업의 공모가 대비 22일 종가 기준 수익률은 평균 27.6%였다. 상반기 상장한 52곳의 평균 수익률(53.8%)의 절반 수준이다.

상장 후 대규모 물량이 쏟아질 수 있다는 점도 불확실성을 높인다. 카카오페이 2대 주주인 알리페이가 보유한 지분(45%) 중 28.47%(3712만755주)는 상장 후 즉시 유통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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