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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처럼 좌우로 달리는게 가능?…90도 회전 車바퀴 만든 회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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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자동차 바퀴의 회전 각도를 90도까지 돌릴 수 있는 기술을 현대모비스가 개발했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정지 상태에서 차체 방향은 그대로 두고, 바퀴 방향만 바꿔 좁은 공간에서 평행(일렬)주차가 가능하다. 또 차량을 제자리에서 360도 회전하는 것도 된다.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e-코너 모듈. [사진 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e-코너 모듈. [사진 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는 자동차의 조향(방향 전환)·제동·현가(서스펜션)·구동 시스템을 바퀴 하나에 통합시킨 ‘e-코너 모듈’ 개발에 성공했다고 24일 밝혔다. 스티어링휠(운전대)부터 바퀴까지 기계 축으로 연결되던 기존 차량의 구조 자체를 변화시키는 시스템이다. 자동차에 e-코너 모듈이 적용되면 부품들 사이의 기계적 연결이 불필요해진다.

e-코너 모듈의 핵심은 인휠모터다. 바퀴 내부에 각각 구동모터를 장착해 독립적으로 움직인다. 인휠모터 네 개를 적용하면 4륜구동, 두 개만 적용하면 전륜이나 후륜구동 차량으로 활용할 수 있다. 네 개의 바퀴가 각각 동력을 전달받기 때문에 비포장도로에서의 주행은 물론, 바퀴 하나가 장애물에 걸렸을 때 다른 세 개의 바퀴에 힘을 다르게 배분해 더 쉽게 극복할 수 있다. 제동 역시 각 바퀴 모터의 힘으로 발생시키기 때문에 안정감을 더 주게 된다.

차량 공간 설계도 더 자유로워진다. 차량 바퀴와 각 장치의 기계적인 연결이 필요 없어지는 만큼 휠베이스의 변경이 쉬워진다. 차량 문의 방향이나 차량의 크기 변형도 용이하다. 소형차부터 대형차까지 디자인이 가능하고, 차량의 공간 활용성이 커진다.

현대모비스의 e-코너 모듈이 장착된 엠비전 투고(M.Vision 2GO). [사진 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의 e-코너 모듈이 장착된 엠비전 투고(M.Vision 2GO). [사진 현대모비스]

90도 좌우 이동, 제자리 회전도 가능 

특히 기존에 30도 정도의 회전만 가능하던 바퀴를 주차 등 필요한 경우 90도까지 회전할 수 있다. 자동차를 게처럼 좌우로 움직일 수 있는 ‘크랩(Crab) 주행’은 물론 제자리에서 회전이 가능한 ‘제로 턴’도 가능해진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도심 속 좁은 도로 환경에서 차량 운행에 민첩성을 증가시켜 도심 주행 환경을 개선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설계에 따라 카페·병원 등 이동하면서 서비스를 하는 분야에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Purpose Built Vehicle)를 구현을 위한 필수 기술로 여겨진다.

현대모비스는 2023년까지 네 개의 e-코너 모듈을 통합 제어해 실제 기능 구현이 가능한 ‘스케이트보드 모듈’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를 2025년까지 자율주행 제어 기술과 접목해 최종적으로 PBV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목표다.

현대모비스가 개발에 성공한 e-코너 모듈은 아직 세계적으로 양산 사례가 없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자동차의 필수 요소인 조향·제동·현가·구동 시스템을 바퀴 하나로 모으는 것은 물론 주행 안정성까지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차량의 방향 전환과 관련해 유사한 방식의 양산형 차량은 출시를 앞둔 GMC의 ‘허머 EV’다. ‘크랩 모드’라는 선택 사양을 추가했는데 뒤축의 회전 각도를 키워 정지상태에서나 좁은 도로에서 대각선으로 이동 주행이 가능하다. 유턴할 때 차량의 회전 반경도 줄어든다.

일반 차량은 운전대를 움직이면 앞바퀴만 방향 전환을 해 차체의 이동 방향을 결정했지만, 뒷바퀴 역시 각도를 꺾어 방향 전환을 용이하게 해 준다.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아우디 RS Q8 등 고급 사양의 차량도 뒷바퀴가 꺾이는 기술을 도입했다. 제네시스 G80의 전기차 모델에도 이런 후륜 조향 기능이 탑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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