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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가 고래를 삼켰다" 에디슨모터스, 쌍용차 품을 수 있을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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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쌍용차가 강인하고 안전한 SUV의 본질을 바탕으로 개발중인 정통 SUV 'J100(프로젝트명)'

쌍용차가 강인하고 안전한 SUV의 본질을 바탕으로 개발중인 정통 SUV 'J100(프로젝트명)'

쌍용차, 과연 에디슨모터스의 품에 안길까…

법정관리 중인 쌍용차의 새 주인 후보로 중소 전기차 업체인 에디슨모터스가 결정됐다. 쌍용차 매출은 2조9500억, 에디슨모터스의 매출은 900억원, 새우가 고래를 삼켰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그렇다면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를 인수해, 지난해 4490억원의 적자를 낸 쌍용차를 살려낼 수 있을까. 하지만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은 인수 자금으로 KDB산업은행에 7000억~8000억원의 대출을 요청해 벌써부터 논란을 낳고 있다.

장정훈 팀장의 픽 [뉴스원샷]

에디슨모터스 인수자금 논란  

에디슨모터스가 추산하는 쌍용차 인수 가격은 약 1조5000억~1조6000억.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업에 참여중인 에디슨모터스, 쎄미시스코, 키스톤, KCGI 등이 1차 유상증자를 통해 3100억원을, 이후 2차 유상증자 등으로 5000억원을 확보한다는 게 강 회장의 구상이다. 그리고 부족한 7000억~8000억원은 쌍용차 부지를 담보로 산은이 빌려달라는 것이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에디슨모터스의 사업성 판단이 안 된 상태에서 지원에 한계가 있다”며 “에디슨모터스의 자본 조달 수준, 사업성을 검토해 판단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우선협상대상자의 인수 자금 조달이 매끄럽지 않은 상황에서 쌍용차는 이번에는 새 주인을 만나 부활의 날개를 펼 수 있을까. 쌍용차는 1954년 설립한 하동환자동차가 모태로 88년 쌍용그룹에 인수됐다. 이후 국내 첫 SUV인 코란도를 출시해 인기를 끌며 SUV의 명가로 불렸다. 또 97년 출시한 체어맨이 회장님 차로 불릴 정도로 히트했지만, 외환위기 파고 속에 부채가 3조원대로 불어나 98년 대우그룹에 매각됐다. 1년 뒤 대우그룹마저 분해되자 채권단에 넘어가면서 쌍용차는 험난한 운명에 처한다.

쌍용차가 새로운 비전과 철학이 담긴 디자인을 탑재한 차세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KR10(프로젝트명)’

쌍용차가 새로운 비전과 철학이 담긴 디자인을 탑재한 차세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KR10(프로젝트명)’

상하이차·마힌드라 거치며 아픔만   

공적자금이 투입된 쌍용차는 2004년 중국 상하이자동차에 매각됐지만 상하이차가 돌연 철수하면서 2009년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상하이차는 1조2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디젤 하이브리드 기술만 빼갔다는 논란을 낳았다. 그 사이 쌍용차의 생산 규모는 15만대에서 9만대로 급감했고 투자가 제 때 이뤄지지 않으면서 기술 개발도 차량의 경쟁력도 뒤처지기 시작했다.

2009년 봄 쌍용차는 경영난을 이유로 임직원의 36%인 2646명을 구조조정하기로 결정하면서 노사간 극심한 갈등을 겪었다. 구조조정에 반발해 노동자들은 77일간 격렬한 공장을 점거한 채 옥쇄파업을 벌였고, 경찰은 헬기를 동원해 강제 진압 작전을 펼쳤다. 64명이 구속됐고, 상당수의 희망퇴직, 무급휴직 454명, 해고 165명 등으로 결말이 난 당시 쌍용차 파업은 지금도 평택의 트라우마로 남아있다.

쌍용차는 2011년 인도의 마힌드라그룹에 넘어간다. 마힌드라가 인수한 지분은 74.5%, 가격은 5225억원. 쌍용차 노조는 이후 11년간 무분규로 임금및 단협을 타결했고 품질혁신을 위한 노사공동 태스크포스팀을 운영하며 회생에 매달렸다. 2015년 티볼리를 출시하며 살아나는가 싶었지만 이후 이렇다할만한 신차가 없었고, 2019년 출시한 야심작인 뉴 코란도마저 시장에서 외면당했다. 때마침 터진 디젤게이트(경유 차량의 배출가스 조작 사건)는 디젤 SUV가 주력인 쌍용차에 직격탄이 됐다. 쌍용차는 이후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영업적자를 냈다.

평택의 쌍용차 공장

평택의 쌍용차 공장

쌍용차도 이젠 능력있는 경영자를 만날때가 됐다. 하지만 가솔린이나 디젤을 쓰는 내연기관차가 전기차로 넘어가는 대전환의 시대에 과연 쌍용차는 다시 회생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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