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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명 몰리자 펄쩍뛴 강릉시, 진짜 '오징어게임' 환불 소동[뉴스원샷]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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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호 내셔널팀장의 픽: 현실판 오징어 게임의 추억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분장을 한 대구 테마파크 게임 진행자들. 뉴시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분장을 한 대구 테마파크 게임 진행자들. 뉴시스

지난 10일 오전 10시 강원도 강릉의 한 호텔 홈페이지. “현실판 ‘오징어 게임’을 10월 24일 개최한다”는 공지가 올라옵니다. 게임 후 최후 1인에게는 상금 500만원을 준다는 내용과 함께입니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겨냥한 이벤트 효과는 컸습니다. 호텔 홈페이지 등을 통해 접수 사흘 만에 신청인원 1000명을 넘긴 겁니다. 급기야 호텔 측은 13일 오전 11시23분 온라인 신청을 조기 마감합니다.

호텔 측이 제안한 게임은 원본격인 오징어 게임과 몇 가지 차이가 있습니다. 우선 게임의 종류를 4개로 줄였답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줄다리기 ▶설탕뽑기(달고나) ▶딱지치기 게임을 해서 최후의 1인을 가립니다.

오징어 게임 속 ▶구슬치기 ▶징검다리 건너기 ▶오징어 게임이 빠진 셈입니다. 상금 또한 오징어 게임(456억 원)보다 적고 최후 승자가 되려고 목숨을 걸지 않는다는 차이도 있습니다. 호텔 측은 이런 여러 상황이 맞물려 신청자가 폭주한 것으로 보고 있답니다.

사흘새 1000명 신청…강릉시 ‘초비상’  

강원도 강릉의 한 호텔이 지난 10일 공개한 '오징어 게임' 현실판 게임 참가자 모집 글 캡쳐.

강원도 강릉의 한 호텔이 지난 10일 공개한 '오징어 게임' 현실판 게임 참가자 모집 글 캡쳐.

신청자들이 몰리자 강릉시에는 비상이 걸립니다. 참가자 모집 당시 강릉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가 적용된 상태였습니다. 50인 이상의 행사·집회가 금지된 마당에 1000명이 모이는 행사 소식에 펄쩍 뛴 겁니다. 여기에 “사행성을 조장할 수 있다”는 여론은 강릉시의 고민을 더욱 깊게 했답니다.

고심 끝에 강릉시는 지난 13일 호텔 측에 게임 주최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통보합니다. “행사 진행 등으로 방역수칙을 위반하면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을 적용해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설명과 함께입니다.

결국 호텔 측은 행정명령 이틀 후인 지난 15일 행사를 연기합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하향 및 위드 코로나 도입 때까지 게임을 미룬다는 겁니다. 지난 20일에는 1000여명에 대한 참가비 환불조치까지 모두 마쳤습니다.

“최후 1인에 500만원”…대구선 ‘거리두기 버전’

오징어 게임. 사진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사진 넷플릭스

호텔 측은 연기 결정 후 “코로나로 힘든 시간을 보내는 분들에게 탁 트인 강릉 해변에서 재미와 추억을 선사하고 싶었다”고 설명합니다. 그러면서 “더 재밌고, 더 높은 상금의 게임으로 보답하겠다”는 업그레이드 계획까지 내놓습니다.

강릉에서의 환불 소동 후에도 현실판 오징어 게임의 열망은 계속됩니다. 대구의 테마파크에서 준비 중인 ‘핼러윈 데이’ 행사가 대표적입니다. 이곳에서는 오는 30일과 31일 오징어 게임을 패러디한 콘텐트가 진행됩니다.

테마파크 측은 코로나19 상황에 맞춘 ‘거리두기 버전’이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의 경우 2m 거리두기를 어길 시 탈락하는 룰을 적용한답니다. 오징어 게임의 현실판 게임 방식이 한 차원 진화한 셈입니다.

67번 새벽, “제주 가고 싶다” 파장

강원도 강릉의 한 호텔이 지난 10일 공개한 '오징어 게임' 현실판 게임의 참가자 모집 마감 장면 캡쳐.

강원도 강릉의 한 호텔이 지난 10일 공개한 '오징어 게임' 현실판 게임의 참가자 모집 마감 장면 캡쳐.

오징어 게임의 인기는 제주도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드라마 속 탈북자인 67번 참가자 ‘새벽’이 엄마, 동생과 함께 가고 싶은 곳으로 ‘제주’를 꼽은 것을 겨냥한 마케팅입니다. 이를 놓고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최근 기사에서 제주를 ‘한국의 하와이’로 소개하기도 했답니다.

제주도는 ‘오징어 게임 67번 참가자가 가고 싶은 장소 선정 이벤트 투표’를 진행 중입니다. 해외홍보사무소와 함께 제주에서 가장 가고싶은 장소를 뽑는 행사랍니다. ‘돌하르방 달고나 온라인 뽑기’ 또한 오징어 게임을 반영한 콘텐트입니다.

“아쉽지만…실제 게임은 위드코로나때”

지난달 28일 대전 유성구 남선초등학교에서 5학년 학생들이 오징어 게임 놀이를 하고 있다. 뉴스1

지난달 28일 대전 유성구 남선초등학교에서 5학년 학생들이 오징어 게임 놀이를 하고 있다. 뉴스1

드라마 오징어 게임은 지난달 17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후 흥행 질주를 하고 있답니다. 전 세계 1억1100만 가구가 시청하며 한국을 알리는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국내 팬들이라면 현실판 오징어 게임을 해보려는 마음이 큰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수 있겠습니다.

문제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여전히 꺾이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아쉽지만 ‘위드 코로나’ 후에 게임을 해봐도 늦지 않을 것”이란 반응이 많은 이유입니다. 강릉 호텔 측이 참가자들에게 남긴 문구에서도 나중에 꼭 게임을 하자는 간절함이 묻어납니다.

“우리는 깐부(놀이할 때 한편인 짝궁)잖아. 기억 안나? 우리 댓글 달면서 깐부 맺은거. 깐부끼리는 이번, 다음이 없는 거야.”

강원도 강릉의 한 호텔이 지난 15일 '오징어 게임' 현실판 게임 연기를 결정한 뒤 홈페이지에 올린 글. 홈페이지 캡쳐

강원도 강릉의 한 호텔이 지난 15일 '오징어 게임' 현실판 게임 연기를 결정한 뒤 홈페이지에 올린 글.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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