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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또 분열"…부산교육감 보수진영 후보 단일화 파행…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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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중도 ·보수 교육감 후보인 박한일 전 한국해양대총장이 21일 부산 연제구 부산시선관위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부산시 중도 ·보수 교육감 후보인 박한일 전 한국해양대총장이 21일 부산 연제구 부산시선관위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부산의 중도·보수 교육감 후보 단일화에 동참했던 박한일 전 한국해양대 총장이 불참을 선언하면서 단일화 작업에 제동이 걸렸다. 부산좋은교육감단일화추진위원회(이하 교추위)가 결성된 지 4개월 만이다.

박 전 총장은 “연내 후보 단일화는 불법이어서 동참할 수 없다”고 주장하지만, 추진위는 “불법이 아니다”며 단일화 작업을 강행할 의지를 보여 갈등은 당분간 지속할 전망이다.

중도·보수 교육감 후보 단일화 착수…6명 참여

중도·보수 교육감 후보 단일화 작업은 지난 6월 15일부터 시작됐다. 제8회 전국지방 동시선거에서 치르는 부산교육감 선거를 1년 앞두고서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3선 도전을 시사한 진보 성향의 김석준 부산교육감과 대항하기 위해서는 중도·보수 교육감 후보를 단일화해야 승산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부산에서 중도·보수 진영 교육감 출마예정자들이 선거 후보 등록 전 단일화를 시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4년에 보수 후보였던 임혜경 전 교육감과 박맹언 전 부경대 총장의 단일화가 결렬된 전례가 있다.

중도·보수 교육감 후보 단일화에는 김성진 부산대 교수, 박수종 전국진로진학상담교사협의회 회장, 박종필 금정초등학교 교장, 박한일 전 한국해양대 총장, 하윤수 전 부산교대 총장, 함진홍 전 신도고 교사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지난 6월 참가합의서에 서명한 뒤 후보 선출을 위한 컷오프 시한 등을 논의해왔다. 그 결과 오는 11월 6일과 7일 여론조사로 1차 컷오프, 11월 말 2차 컷오프를 거쳐 12월 10일 전후 단일 후보를 결정하기로 합의했다.

박한일 낮은 인지도에 불참 선언…교추위 “일정 강행”

21일 부산 연제구 부산시선관위에서 열린 부산좋은교육감후보단일화 추진위원회 기자회견이 열려 교육감 후보들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21일 부산 연제구 부산시선관위에서 열린 부산좋은교육감후보단일화 추진위원회 기자회견이 열려 교육감 후보들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그러다 박 전 총장이 지난 21일 돌연 단일화 불참을 선언했다. 박 전 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법상 내년 2월 1일 교육감 예비 후보 등록 이전에는 ‘교육감 예비 후보’ 명칭을 사용할 수 없다”며 “추진위가 비정상적인 절차와 방법으로 단일화를 강행해 교육감 출마 예정자 다수가 불법 행위의 당사자가 될 위기에 처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토론회, 정책발표도 없이 중도보수 진영을 대변하는 교육감 단일 후보 선정은 스스로 위기를 자초하는 것”이라며 “내년 2월 예비 후보 등록을 마치고 정책토론회가 가능한 대선 이후 단일화 추진이 합법적인 방안”이라고 요구했다.

박 전 총장은 자신이 불참하는 상황에서 추진위가 연내 단일화를 강행하면 선거법에 따라 ‘단일 후보’라는 단어를 쓰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추진위는 박 전 총장 기자회견이 끝나자마자 같은 장소에서 반박 기자회견을 열었다. 조금세 교추위 공동위원장은 “교추위가 선관위에 문의한 결과 ‘후보’라는 용어의 민감성이 문제일 뿐 ‘교추위 후보’라는 말을 사용해도 관계없고, 12월에 교추위 최종 후보를 확정하는 것도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 전 총장이 오는 24일까지 교추위에 복귀한다면 차질없이 여론조사를 진행할 수 있다”며 “박 전 총장의 복귀와 상관없이 당초 예정대로 다음 달 6~7일 여론조사로 1차 컷오프를 진행한다”고 덧붙였다.

박 전 총장의 불참 선언은 낮은 인지도로 인해 곧 여론조사를 할 경우 1차 컷오프 될 수 있다는 우려로 단일화 불법 논란을 명분으로 판을 흔드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내년 선거에서 보수 교육계가 분열하면 김 교육감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한 선거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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