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폭락장서 던지지 말고 보유해야 할 이 주식

중앙일보

입력 2021.10.23 08:00

[더,오래] 강정영의 이웃집 부자이야기(89)  

요새 주식시장이 심상찮다. 석탄 석유 가스등 에너지 가격 폭등으로 산업 생산이 위축되고, 미중 갈등과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의 테이퍼링 예고로 스태그플레이션을 걱정하는 전문가가 많다. 그래서인지 주가가 300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역사적으로 주식시장은 대폭락을 주기적으로 반복한다. 1997년 말 외환위기, 2008년 서브 프라임 금융위기, 2020년 초 코로나로 인한 대폭락이다. 주식으로 돈 좀 벌었다고 으스대던 사람들은 단 한 번의 폭락장에서 지금까지 먹었던 것 다 토해내고, 큰 손실을 경험하는 것이 주식투자의 냉혹한 현실이다.

폭락장에서 패닉셀링(공포 투매)을 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MIT 대학 연구결과에 따르면 의외로 투자 경험이 있는 40대 중반 이후의 기혼 남성이 많았다고 한다. 이유는 가족들을 보호하고 지켜야 한다는 의무감이 큰 남성일수록 더 감정적으로 투자한다는 것이다. 반면 여성은 자신의 충동이나 감정이 옳다고 확신하는 비율이 낮기 때문에 패닉셀링에 덜 노출된다고 한다. 또 남성은 어릴 때부터 무엇이든 스스로 다 해결해야 한다는 심리적인 압박감을 받고 자란다. 이것이 폭락장에서 자기 확신에 찬 ‘통제 편향(contoll bias)’을 자극, 주식을 던지게 한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폭락 시 느끼는 공포감이나 상실감이 상승 시 만족감의 3배 정도 더 크다고 한다. 이러한 생존본능이 작동, 폭락 장에서 던지게 되다는 것이다.

그게 잘한 일일까. 한번 떠난 사람은 상승장 타이밍에 맞추어 쉽게 돌아오지 못해 주가 회복 시의 수익을 누리지 못한다. 외부 요인에 의한 대폭락 후 주가 회복에는 서브 프라임 금융위기 때는 약 2년, 코로나 대폭락 때 3개월이 걸렸다. 시간문제이지만 회복은 된다. 대폭락 장세에 잘 대처하는 방법은 없을까.

요새 주식시장이 심상찮다. 에너지 가격 폭등으로 인한 산업 생산의 위축과 미중 갈등, 그리고 미연준의 테이퍼링 예고로 스태그플레이션이 걱정되는 상황이다. [사진 pixabay]

요새 주식시장이 심상찮다. 에너지 가격 폭등으로 인한 산업 생산의 위축과 미중 갈등, 그리고 미연준의 테이퍼링 예고로 스태그플레이션이 걱정되는 상황이다. [사진 pixabay]

먼저 주식시장의 원래 속성이 변동성이 크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흔히 있는 일로 주가 폭락에 놀라 무조건 던지기보다는 차분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것. 이때 현재 보유 중인 주식의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타이밍이다. 변동성이 적은 ‘맥쿼리인프라’ 같은 뛰어난 배당주나 우량주 위주로 보유하고, 가격 등락이 심해 리스크가 큰 주식은 비중을 줄여나가야 한다. 우량주를 장기 투자하면, 인플레 헤지가 되고 은행 정기예금보다는 수익률이 훨씬 높다. 다시 말하면 우량주의 배당,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에 따른 과실은 장기적으로 보면 안정적이다. 시간이 지나 단기 폭락이 진정되면 절호의 매수 타이밍이 온다.

또 다른 방법은 월스트리트 저널에 소개된 재무 전문가들이 권하는 방식으로 계좌를 두 개로 나누는 것이다. 폭락장에서 심리적으로 차분한 대응을 하기 위한 방법이다. 하나는 1년 정도의 생활비 충당을 위한 단기 계정이고, 다른 하나는 은퇴나 장기적인 재테크 목적을 위한 계좌로 장기투자 목적이다. 단기 계좌는 주가의 등락에 따라 적절히 매매하고, 장기 계좌는 바이 앤 홀드 전략으로 주식시장의 단기 변동성을 무시하고 장기 보유하는 것이다. 이렇게 두 개 계좌로 분리해두면 장기 계좌는 확고한 목표를 설정해 두었기 때문에 폭락장에서 심리적 공포로 인해 매도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성과도 대체로 장기보유하는 계좌가 단기 매매를 하는 계좌보다 훨씬 낫다. 계좌 분리는 주가 등락에 따른 스트레스를 줄이고, 폭락장에서 던지고 싶은 심리적 충동을 억제, 장기적 투자로 더 높은 수익을 올리는 좋은 방법이다.

주식은 자신만의 기본적인 원칙을 확실히 세워두어야 한다. ‘친구 따라 강남 가는 스타일’은 주식에 손대서는 안 된다. 첫째, 주식투자에 대한 큰 원칙을 세우고 그림을 그려야 한다. 그래야 크고 작은 시장의 변동에 휘둘리지 않게 된다.‘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을 추구하면 위험하다. 마약밀수는 큰돈 벌지만, 중국에서는 사형이다. 안전하게 투자자산을 보호한다는 개념이 앞서야 한다.

둘째, 불안한 시장이라고 판단되면 주식계좌의 현금 비중을 높여 70~80% 이상 유지해야, 위험 관리가 가능하고 상황이 좋아지면 좋은 주식을 매수할 수 있다.

주식은 건강한 투자 원칙이 가장 중요하며, 충분한 실전경험 후에야 냉혹한 주식투자의 실상을 알 수 있다. 기업의 가치와 미래 성장성을 판단하는 능력은 기본이다. [사진 pixabay]

주식은 건강한 투자 원칙이 가장 중요하며, 충분한 실전경험 후에야 냉혹한 주식투자의 실상을 알 수 있다. 기업의 가치와 미래 성장성을 판단하는 능력은 기본이다. [사진 pixabay]

셋째, 여유자금으로 해야 한다. 생활비나 이사할 돈을 주식에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 주가 폭락 시 생존에 위협을 받는다. 은퇴를 앞두고 있거나 은퇴한 사람이 평생 모은 돈을 주식에 몰빵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 적어도 6개월이나 1년 치 생활비에 해당하는 비상 자금은 따로 떼어두어야 한다.

주식은 건강한 투자 원칙이 가장 중요하다. 5년 내지 10년의 실전경험과 쓴맛을 좀 봐야, 냉혹한 주식투자의 실상을 제대로 알 수 있다. 기업의 본질적인 가치나 미래 성장성을 판단하는 능력은 기본이다. 또, 주식은 매우 심리적인 게임이다. 경기 부침에 따른 변동이 불가피함을 인정하고 차분하고 냉정하게 대응해야 한다. 추격매수나 패닉셀링은 금물이다. 올바른 투자 전략과 원칙을 세우자. 그리고 그 원칙을 지키자. 그래야 변덕스러운 시장을 이겨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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