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週 漢字] 愛(애)-사랑이 무어냐고 물으신다면

중앙선데이

입력 2021.10.23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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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9호 31면

한자 10/23

한자 10/23

광복 이후 지금까지 우리나라 대중음악의 노래 제목에 제일 많이 등장한 단어는 ‘사랑’이며, 가사에 ‘사랑’이 포함된 노래가 전체 가요의 65%에 달한다고 한다. 아마 노래의 주제까지도 감안하면 그 비율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사랑은 시대와 장소를 불문하고 모든 이의 관심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랑이 무엇인가에 대한 판단이나 정의는 사람마다 달라질 수 있으며, 대상과 범위를 어떻게 한정 지을지에 따라 사랑은 무한히 변주된다. 기독교의 성경에서 예수는 제자 베드로에게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라고 세 번 묻는데, 이 대목의 그리스어에는 각각 ‘아가페’가 두 번, ‘필리아’가 한 번 사용됐다고 한다.

아가페는 조건 없이 이타적이고 완전한 사랑을 의미하고 필리아는 형제애적인 친구 간의 사랑이라는 뜻이다. 이외에도 그리스어에는 남녀 간의 사랑을 의미하는 ‘에로스’라는 단어도 있다.

불교에서 사랑은 ‘자비(慈悲)’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자(慈)’는 즐거움을 주고 그 즐거움을 같이 즐거워 마음이고, ‘비(悲)’는 고통을 덜어 주고 괴로움을 같이 괴로워하는 마음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다른 이를 불쌍하고 가엾게 여기는 연민이 사랑을 일으키고 그 사랑이 실천으로 옮겨질 때 자비가 이뤄지는 것이다.

『맹자』에서는 “군자는 만물을 아끼기는 하지만 인자하게 대하지는 않고, 사람에게는 인자하게 해 주지만 친밀하게 대하지는 않는다. 어버이에게 친밀하게 대하고 나서 사람들에게 인자하게 대하며, 사람들에게 인자하게 하고 나서 만물을 아낀다(君子之於物也 愛之而弗仁 於民也 仁之而弗親 親親而仁民 仁民而愛物)”라고 하여, 사랑을 베푸는 데 실천의 단계가 있음을 말하고 있다. ‘아끼다(愛), 인자하다(仁), 친밀하다(親)’는 동사로 다양한 사랑을 나타낸다.

금문(金文)에 나온 ‘愛’자는 ‘旡’(목멜 기)자와 ‘心’(마음 심)이 결합한 형태다. 머리를 돌리는 모습(旡)에 심장(心)이 들어가 있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사랑은 남에 대해 가지는 진실한 마음, 뜨거운 가슴에서 시작된다는 뜻일 터이다. 중국의 간체자에서는 ‘愛’가 ‘爱’로 바뀌어서 마음(心) 대신 벗(友)이 됐다.

친구 사이에 나누는 사랑을 더 강조하는 시대라고 해석하면 지나칠 수 있겠지만, 역시 사랑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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