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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 논란 김선호 '1박2일' 하차에…이효리 뜬금 소환, 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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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선호. [사진 솔트엔터테인먼트]

배우 김선호. [사진 솔트엔터테인먼트]

칼럼니스트 위근우가 사생활 논란으로 ‘1박2일’에서 하차한 배우 김선호의 사례를 들며 “남성 중심 예능프로그램의 근본적인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위근우는 21일 인스타그램에 KBS2 예능프로그램 ‘1박2일’ 시즌4 출범 당시 제작진의 발언이 담긴 기사와 자신이 쓴 글을 캡처해 올렸다.

위근우는 ‘1박2일’ 시즌4 론칭 당시 간담회에서 이재우 예능센터장이 “제작진이 출연자 검증을 철저히 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는 발언에 대해 “지금껏 물의를 일으켜 프로그램에 피해를 일으킨 연예인의 성별을 고려했을 때 출연자 리스크 관리를 한다면서 결국 새 시즌마저 모두 남성 출연진으로 구성하는 게 합리적 선택일 수 있을까”라고 비판했다.

위근우는 해당 글을 공유하며 “2년 전에 이런 게시물을 올렸었네. 어떤 면에선 이번 김선호 사태로 내 예측이 맞은 걸 수도 있는데 기분은 당연히 조금도 좋지 않다. 세상의 불의가 하나 더 늘어났고 명백한 피해자도 있는데 거기 대고 ‘거봐라 내가 뭐랬냐’ 으스댈 일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박 2일’도 피해자라고는 못하겠다”며 “정확히는 ‘1박2일’과 과거 ‘무한도전’으로 대표되는 남성 중심적 방송 세계가 이 사태의 한 원인이라 생각하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예능 프로그램 출연진이 전원 남성인 것이 리스크가 크다고 말한 이유에 대해 음주·폭력 등 자연인으로서 남자가 중대한 사고를 칠 확률이 높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위근우는 “평판이라는 게 남성들끼리 모여 ‘걔 괜찮더라’는 게 되면 사실 별 의미가 없는 데이터”라며 “남초 특유의 이상한 폭력적 문화 때문이기도 하거니와 젠더적 관점이 부재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괜히 코안 꿰이게 조심하라고는 충고해도 피임 잘하라는 충고는 하지 않고, 낙태 종용이 젠더 폭력이 될 수 있다는 것 자체를 잘 인식하지 못하는 그런 세계”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남자들끼리 모아놓는 방송, 사고 친 남자도 꽤 쉽게 돌아와 모두의 망각 속에서 놀 수 있는 방송 시장에서 웬만큼 뇌에 힘주고 살지 않으면 오만해지고 하향 평준화되기 십상이다”라며 “그건 아니라고 지적해 줄 (권위까지 가진) 여성들 자체가 많이 안 남은 환경에서 이게 되게 어려운 일이다. 제주도 사는 이효리가 매번 올라올 수는 없잖아”라고 했다.

그는 또 “남성 중심적 세계관으로 구성된 사회에서 남자들끼리만 모여 노는 게 다른 이들에게도 재밌게 느껴지는 거니까 굉장히 당연하지만 의외로 사람들이 모르는 게, ‘재미’란 사회적 역사적으로 구성된 기준”이라며 “재미란 거 자체가 상당히 권력 개념을 포함하고 있다는 말이다. 그러니 재밌다 재밌다 해줄수록 자신들이 지닌 권력에 둔감해지게 된다. 그런데 또한 폭력도 많은 경우 권력에서 비롯된단 것”이라고 분석했다.

위근우는 “악순환은 일종의 자가발전이라 그냥 자정을 기대하기 어려운 문제다. 그래서 인위적인 개입이 필요하다. 할당제가 기계적이다, 어떻다 말이 많은데 그렇게 억지로라도 개입을 해야 조금이라도 개선해볼 수 있다”며 “당장 손발이 안 맞고 기획에 딱 들어맞진 않아도 여성 멤버들 욱여넣어 이런저런 예능도 만들어보고, 진짜 ‘노잼’이 나와도 그냥 좀 참고 덜 까고. 방송계가 이 문제를 모른다고는 생각 안 하는데, 얼마나 심각하게 생각하는지는 모르겠다. 방송하는 남자들이 다 쇠고랑을 차야 멈추시겠나”고 일갈했다.

KBS2 예능프로그램 ‘1박2일’ 시즌4 포스터. [사진 KBS2 ‘1박2일’]

KBS2 예능프로그램 ‘1박2일’ 시즌4 포스터. [사진 KBS2 ‘1박2일’]

김선호는 지난 17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 올라온 ‘대세 배우 K모 배우의 이중적이고 뻔뻔한 실체를 고발합니다’라는 폭로 글 속 ‘K배우’로 지목돼 논란의 중심에 섰다. K배우의 전 연인이라고 주장한 글쓴이는 K배우가 자신이 임신하자 혼인을 빙자해 임신중절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임신중절 수술을 하자 일방적으로 결별을 통보했다고 말했다.

침묵으로 일관하던 김선호는 지난 20일 직접 해당 폭로 글의 당사자가 본인임을 인정하고 글쓴이와 팬들에게 사과의 뜻을 밝혔다. 이 일로 김선호는 고정 출연 중이던 ‘1박2일’에서 하차했다.

2007년 8월 첫 방송을 시작으로 장수 예능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은 ‘1박2일’은 출연진들의 불명예 하차가 잇따르며 몸살을 앓았다. 시즌1에서 병역 기피 의혹으로 하차한 MC몽을 시작으로 불법 도박 의혹으로 하차한 시즌2의 이수근, 불법 동영상 촬영 및 유포 혐의를 받은 시즌3의 정준영 등에 이어 시즌4 멤버 김선호가 사생활 논란으로 하차하면서 출연자 검증에 실패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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