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이탈리아 G20 참석…로마서 '방북 의사' 밝힌 교황 면담

문재인 대통령은 오는 28일 출국해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영국에서 열리는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등에 참석한다. 두차례 다자 회의 이후엔 헝가리 국빈방문이 이어진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2)'의 발사를 참관한 후발사통제관리실에서 연구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 대통령은 특히 이번 순방의 첫 기착지인 이탈리아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단독 면담할 예정이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22일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이 29일 교황청을 공식 방문해 프란치스코 교황 및 파롤린 교황청 국무원장과 각각 면담한다”며 “보편적 인류애를 실천해 온 세계 종교계 지도자와 한반도 평화 증진과 코로나, 기후변화, 빈곤ㆍ기아 등 글로벌 현안 해결을 위한 지혜를 나누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교황청 방문은 2018년 10월에 이어 두 번째다. 교황은 당시 “북한의 공식초청장이 오면 갈 수 있다”며 방북 의사를 밝혔지만 교황의 방북은 아직 성사되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10월 바티칸 교황청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면담을 마친 후 선물로 준비한 성모 마리아상과 예수 그리스도 부조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한반도 문제에 대해 깊은 관심을 표해온 교황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와 관련한 폭넓은 대화가 예상된다”며 “교황이 북한 방문 의사를 수차례 표했기 때문에 관련 논의도 이뤄질 것”고 전했다.

문 대통령의 이번 순방에는 이인영 통일부장관도 동행할 예정이다. 청와대는 이 장관의 동행과 관련 “여러가지 의미있는 제안과 활동을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교황과 면담 이후 30일부터 이틀간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청와대는 코로나 확산 이후 처음으로 대면 형식으로 진행되는 이번 G20 정상회의 기간 주요국 정상과의 다양한 형태의 양자회담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성사 여부가 관심을 끈다.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5월 21일 정상회담 뒤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문 대통령은 G20에 이어 다음달 1일과 2일에는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COP26에 참석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한국의 온실감스 감축 의지 등을 강조할 계획이다.

문 대통령은 COP26 참석 이후엔 아데르 야노시 헝가리 대통령의 초청으로 헝가리를 국빈 방문한다. 헝가리 방문 중에는 헝가리ㆍ슬로바키아ㆍ체코ㆍ폴란드가 참여하는 유럽 내 지역 협의체인 비세그라드 그룹 정상회의와 비즈니스 포럼도 예정돼 있다. 한국 대통령의 헝가리 방문은 2001년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20년 만이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