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냐 사수냐"…배임 뺀 유동규 기소, 연일 수사팀 내분설

중앙일보

입력 2021.10.22 15:00

업데이트 2021.10.22 16:43

'대장동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연합뉴스

'대장동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연합뉴스

‘대장동 개발 특혜·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부실 수사 비판에 이어 수사팀 내분설까지 제기됐다.

22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 안팎에서는 ‘성남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수사에 일선 검사들의 의견이 수사 방향에 반영되기보다 지휘부의 지시가 일방적으로 관철되는 경우가 많아 애로를 겪는다는 말이 나온다. 일선에서 단서를 찾아 보고를 해도 지휘부가 가리킨 수사방향대로 흘러가기 일쑤라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4인 대질조사’ 방식이다. 유동규(52·구속)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기소되는 날 수사팀은 유 전 본부장과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56)씨,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48) 변호사,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53) 회계사 등 ‘대장동 패밀리 4인방’을 대질조사했다.

그러나 수사팀 내부에서는 “되레 수사팀의 패만 내보일 수 있다”는 반대 의견이 나왔다고 한다. 한 일선 검사는 “쟁점이 복잡다단하기 때문에 이런 대형 특수사건에서 대질 조사를 하는 경우는 정말 드물다”고 평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에 대한 엄정 수사를 촉구하기 위해 22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항의 방문 하고 있다. 뉴시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에 대한 엄정 수사를 촉구하기 위해 22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항의 방문 하고 있다. 뉴시스

앞서 수사팀 내 베테랑 특수통인 김익수(48‧사법연수원 35기) 부부장검사가 ‘KT 불법 정치자금 후원 의혹’ 수사를 함께 한다는 이유로 대장동 비리 수사에 집중하지 못하게 된 상황을 놓고서도 뒷말이 무성하다. 거의 마무리 수순인 KT 수사 겸직을 이유로 한창 의혹이 난무하는 대장동 수사에서 물러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같은 내분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서울중앙지검은 연일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내고 있다.

쪼그라드는 대장동 수사에 “윗선 수사 포기한 것”

지난 21일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부정처사 후 수뢰 약속 혐의로 구속기소하면서도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수천억원대 손해를 끼쳤다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는 제외했다. 뇌물 혐의도 구속영장 청구 때보다 5억여원 줄었다. 당초 배임은 당시 성남시장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등 ‘윗선’을 겨누는 핵심 혐의로 꼽혔다.

한 현직 검사는 “뒷북 성남시청 압수수색 논란에 유 전 본부장 휴대폰을 경찰에서 가져가고 정·관계 로비 의혹의 핵심인 김만배씨 영장은 기각되니 수사팀 입장도 난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실상 향후 대선의 향방을 가를 정도로 폭발력 있는 수사라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유 전 본부장의 공소장에 배임 혐의가 빠진 것을 놓고 “(검찰이) 윗선 수사 포기각서를 작성한 것”이라며 “범죄 은폐를 위해 공작하는 정치 검찰”이라고 비판을 쏟아냈다. 검찰총장 출신인 윤석열 국민의힘 경선 후보는 페이스북에서 “‘이재명 일병 구하기’입니까? 검찰이 무슨 이재명 사수대입니까”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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