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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화 사실무근"이라지만···'尹 융단폭격' 착착 맞는 홍·유

중앙일보

입력

9월 9일 서울 금천구 즐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국민 시그널 공개면접에 참가한 홍준표 후보(왼쪽)가 먼저 면접을 치르고 나서는 유승민 후보와 인사를 나누는 모습. 국회사진기자단

9월 9일 서울 금천구 즐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국민 시그널 공개면접에 참가한 홍준표 후보(왼쪽)가 먼저 면접을 치르고 나서는 유승민 후보와 인사를 나누는 모습. 국회사진기자단

‘적과의 동침’인가, 전략적 ‘반윤(反尹)’ 공동 전선인가.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이 모두 최근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공세를 집중하고 있다. 이런 경향은 양 캠프가 발신하는 메시지의 양에서도 확인된다.

국민의힘 대선 2차 컷오프(8일) 이후 홍준표·유승민 캠프의 공식 논평 및 보도자료와 후보 공개 메시지(SNS)를 분석해보니, 지난 13일간(21일 오후 4시 기준) 홍준표 캠프 측은 27건, 유승민 캠프 측은 14건의 윤 전 총장 비판 메시지를 쏟아냈다.

13일간 홍준표 27건, 유승민 14건 尹 비판 논평 

국민의힘 윤석열(왼쪽), 홍준표 대선 경선 예비후보.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왼쪽), 홍준표 대선 경선 예비후보. 연합뉴스

홍준표 캠프에서는 홍 의원이 직접 윤 전 총장을 15차례 비판했다. 윤 전 총장만 비판한 발언이 7건이었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 전 총장을 함께 거론하며 비판한 게 8건이었다. 캠프도 총 12건의 윤 전 총장 비판 논평과 보도자료를 내놨다.

홍 의원은 21일에도 윤 전 총장의 ‘전두환 발언’ 논란을 겨냥해 “윤 후보의 전두환 정권 옹호 발언은 참으로 위험한 역사 인식”이라며 “히틀러 시대 독일도 경제 발전이 있었는데, 그러면 히틀러 시대도 찬양할 것이냐”고 비판했다. 같은 날 윤 전 총장의 사과를 놓곤 “무책임한 유감 표명으로 얼버무린다. 우기고 버티는 게 윤 검사의 기개냐”고 거듭 공세를 폈다.

반면 같은 기간 원희룡 전 제주지사에 대한 비판은 한 건에 그쳤는데, 홍 의원이 지난 18일 토론회에서 ‘수소를 어떻게 만드냐’고 물은 원 전 지사에게 “토론할 때마다 미세한 각론으로 골탕을 먹인다”고 유감을 표한 SNS 글이었다. 유 전 의원에 대한 비판 논평은 한 건도 없었다.

유승민 캠프에서는 총 14건의 윤 전 총장 비판을 내놨다. 유 전 의원이 직접 윤 전 총장을 비판한 것이 4건이었고, 캠프 측이 비판 논평을 낸 게 10건이었다.

비판 수위도 높았다. 유승민 캠프 권성주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윤 후보는 국민의힘을 망가뜨리기 위한 ‘보수 궤멸 시즌2’ 역할 중인 것인지 심각한 의구심이 든다”며 “당장 호남에 무릎 꿇어 사죄하고, 그러지 못하겠다면 후보직을 사퇴하라”고 공격했다.

반면 이 기간 홍 의원이나 원 전 지사에 대한 유승민 캠프의 비판 논평은 없었다.

“제2의 전두환 생각 있나” 토론서도 ‘협공’

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빌딩 12층 컨벤션홀에서 열린 '2021 국민미래포럼'에서 유승민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앞줄 왼쪽)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오른쪽)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빌딩 12층 컨벤션홀에서 열린 '2021 국민미래포럼'에서 유승민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앞줄 왼쪽)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오른쪽)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두 후보는 공식 논평 외에도 TV 토론이나 각종 백 브리핑 등에서 윤 전 총장에게 날을 세우고 있다. 18일 토론에선 홍 의원이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수사를 놓고 윤 전 총장을 압박했고, 유 전 의원은 ‘다른 후보들은 일주일이면 털린다’는 윤 전 총장의 발언을 문제 삼으며 “정치하면서 이런 모욕은 처음”이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20일 토론에서도 윤 전 총장에 대한 두 후보의 협공 양상이 두드러졌다. 유 전 의원은 “윤 후보는 혹시 ‘제2의 전두환’이 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냐”고 공격했고, 홍 의원은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의 자택조차 검찰에서 경매한 건 너무하지 않느냐”고 윤 전 총장을 몰아세웠다.

이같은 협공을 놓고 야권 관계자는 “두 후보 입장에서 윤 전 총장은 ‘굴러온 돌’인데, 논란 속에도 여전히 야권 유력주자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며 “윤 전 총장에게 타격을 주는 게 본경선 승산을 높이는 전략이라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윤 전 총장이 그간 처가 문제 등으로 구설에 오르고, 실언 논란을 빚은 것도 공세의 빌미를 제공한 면이 있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학과 교수는 “8강 구도에선 하태경 의원이 홍 의원을 공격하는 등 변수가 있었지만, 4강으로 좁혀지면서 공세가 윤 전 총장에게 집중된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정치권 일각에선 “종반부를 향해 치닫는 본경선 구도에 따라 홍 의원과 유 전 의원이 단일화 등 힘을 합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까지 돌았다. 이에 대해 두 후보 측은 21일 중앙일보에 “사실무근”이란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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