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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김만배 다음 목표? '판교 비버리힐스' 리모델링 비밀

중앙일보

입력

천화동인 1호 법인이 보유한 타운하우스 단지 입구. 양수민 기자

천화동인 1호 법인이 보유한 타운하우스 단지 입구. 양수민 기자

대장동 개발사업 로비·특혜 의혹 사건에서 실소유주 논란이 일고 있는 천화동인 1호가 보유한 60억 원대 판교 타운하우스에 대한 증언이 엇갈리고 있다. 이 집의 인테리어 공사를 한 업체의 대표 A씨는 20일 중앙일보 기자와 만난 “김만배씨 등이 타운하우스를 사람들에게 보여주면서 ‘고급 주택 사업을 할 계획’이라고 했었다”고 말했다. A씨는 김만배씨가 이 집을 모델하우스로 삼아 새로 개발할 고급 주택 단지의 분양 홍보를 이곳에서 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안다고 했다. 타운하우스 매입 목적에 대한 새로운 증언인 셈이다.

A씨의 업체는 김씨 측의 의뢰를 받아 올해 6월까지 타운하우스의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분당구에 위치한 A씨의 인테리어 업체를 찾아 타운하우스 관련 계약서 사본 등을 제출받았다고 한다.

김만배 타운하우스 자료 확보 나선 경찰

(수원=뉴스1) 신웅수 기자 = 대장동 개발에 1억여원을 출자해 1200억원대 배당금을 챙긴 이한성 천화동인 1호 대표가 8일 경기 수원시 경기도남부경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이씨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측근으로 알려진 이화영 킨텍스 대표이사가 17대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을 했던 인물이다. 천화동인 1호는 화천대유가 지분 100%를 소유했는데, 최근 구속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실소유자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2021.10.8/뉴스1

(수원=뉴스1) 신웅수 기자 = 대장동 개발에 1억여원을 출자해 1200억원대 배당금을 챙긴 이한성 천화동인 1호 대표가 8일 경기 수원시 경기도남부경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이씨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측근으로 알려진 이화영 킨텍스 대표이사가 17대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을 했던 인물이다. 천화동인 1호는 화천대유가 지분 100%를 소유했는데, 최근 구속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실소유자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2021.10.8/뉴스1

A씨의 설명은 천화동인 1호의 대표인 이한성씨가 지난 8일 경찰에 출석하면서 타운하우스의 용도에 대해 “모델하우스로 쓰려고 매입했다”고 한 것과 맥이 닿는다. 이씨는 2년 전 타운하우스의 거래가 이뤄질 때 직접 계약서를 작성했다. 이씨는 매입가의 10%인 6억2000만원을 수표로 지불했고 이후 잔금은 천화동인 1호 법무팀이 수표 지불과계좌이체 방식으로 치렀다고 한다.

“1년 넘게 공사해 주민들이 구경하러 올 정도”

A씨는 올해 6월까지 모델하우스로 바꾸는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했다고 한다. 그는 “급하게 공사를 할 필요가 없으니 1년 넘게 천천히 공들여서 공사를 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며 “워낙 공사 기간이 길어 같은 단지에 사는 주민들이 집을 구경하러 왔을 정도”라고 말했다.

리모델링을 마친 타운하우스 내부에 대해선 “모델하우스를 위한 디스플레이용으로 꾸며놨기 때문에 하루 정도는 잘 수 있어도 누군가가 거주할 수 있는 환경은 전혀 아니다”며 “내가 알고 있는 한 타운하우스의 목적은 언론에 보도된 것과 사실이 많이 다르다”고 말했다.

천화동인 1호 법인이 보유한 타운하우스 단지.

천화동인 1호 법인이 보유한 타운하우스 단지.

“김만배씨 여러 차례 찾아와”

실소유주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A씨는 “김씨와 이씨 모두 타운하우스를 직접 방문한 적이 여러 차례다”면서 “실소유주가 누구인지는 알 수 없으나 이씨는 1년에 두세 번밖에 안 왔지만 김씨는 더 많이 찾아왔다”고 했다. 이어 “김씨가 나에게 비밀번호를 묻기도 했었고 관리를 하러 집을 찾아가면 김씨가 커피를 마신 흔적이 있어 치운 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금도 일주일에 한 번씩은 관리를 위해 이 집을 찾는다”면서 “실거주하는 사람은 전혀 없다”고 했다.

그러나, ‘판교의 비벌리 힐스’라고도 불리는 이 최고급 주택의 용도에 대한 의문점은 여전히 남아 있다. 천화동인 1호는 지난 2019년 10월에 법인 명의로 이 타운하우스를 62억원에 사들여 지난해 1월 소유권 이전 등기를 마쳤다. 지하 1층, 지상 2층의 이 타운하우스는 지하 주차공간을 포함한 연면적이 433㎡(131평)로 관리비만 월 200만원에 이른다. 인근 공인중개사는 “해당 타운하우스 단지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최고급 주택단지”라며 “경비가 삼엄하고 외부인의 접근이 어려워 부유층이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김씨가 이사하려고 개인적으로 매입”

천화동인 5호의 실소유주인 정영학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녹취록에서 김씨가 이 집을 “외교관과 결혼한 모 대법관의 딸이 국내에 체류할 때 제공하려고 한다”고 말한 대목이 담긴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씨 측 변호인은 “김씨가 이사 가서 살려고 개인적으로 매입한 집”이라며 “누구를 위해 사준 집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김씨의 명의가 아닌 천화동인 1호로 타운하우스를 매입한 건 ‘1가구·2주택’ 과세를 피하기 위한 절세 차원이란 해명도 내놨다.

매입 목적에 대한 관련자들의 진술은 경찰 조사를 통해 진위가 드러날 전망이다. 자료 확보에 착수한 경찰은 타운하우스의 실제 주인과 용도를 확인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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