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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취해 병사에 폭언·얼굴에 술 뿌린 중대장…軍 “엄정 조치”

중앙일보

입력

지난 5월10일 서울역에서 장병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 연합뉴스

지난 5월10일 서울역에서 장병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 연합뉴스

육군의 한 부대 중대장이 술에 취한 상태에서 병사에게 폭언하고, 얼굴에 술을 뿌렸다는 주장이 제기돼 군(軍) 당국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21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 따르면 병사 A씨는 지난 19일 중대장과 있었던 일을 제보했다.

A씨는 훈련 복귀 후 중대장과 훈련 참가 인원들이 회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A씨는 “중대장이 만취한 상태로 생활관으로 들어와 저와 동기들을 데리고 노래방으로 갔다”며 “노래를 부르던 도중 중대장이 갑자기 주먹으로 어깨를 4번~5번 때렸다”고 밝혔다. 당시 중대장이 폭언 및 폭행을 했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A씨는 같은날 중대장이 전 병력을 집합시킨 뒤 병사들에게 술을 마시게 했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중대장이 자신의 잔에 연거푸 술을 따랐고, 종이컵에 남은 술을 얼굴에 뿌렸다고 강조했다.

A씨는 “화가 너무 나서 술도 따르지 않고 가만히 있다가 ‘중대장님, 이건 아닌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지만, 만취한 중대장은 제 말을 듣지도 않고 다른 얘기를 했다”며 “화가 나고 억울해서 생활관에서 주저앉아 울부짖으며 울었다”라고 전했다.

A씨는 해당 중대장이 이 일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가 다음날 다른 간부에게 상황을 들은 뒤 사과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원해서 온 것도 아닌 군대에서 이런 취급을 당했다는 사실이 미칠 듯이 화가 나고, 억울하고, 슬프다”고 호소했다.

군은 이번 사안에 대해 사단 법무·군사경찰·감찰에서 합동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부대 측은 SNS 페이지를 통해 “이번 일로 인해 마음에 상처를 입었을 용사와 부모님께 송구한 마음을 전한다”라며 “해당 간부는 본인의 과오를 인식하고, 스스로 사단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간부의 보고를 받은 사단은 비록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있다고 해도 묵과할 수 없는 행위이기에 즉시 해당 간부의 직무를 배제하고, 분리 조치했다”며 “(합동조사) 결과에 따라 관련 법규 및 절차에 의거 엄정 조치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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