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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국감 마침표 찍은 이해진·김범수, 핵심 5문 5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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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나란히 국회에 출석했다. 21일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방송위원회 국정감사에서다. 국내 IT업계를 대표하는 두 사람이 같은 날 국감 증인으로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창업자는 국감장의 증인 대기석 양쪽 끝에 떨어져 않아 약 4시간에 걸쳐 의원들의 날선 질문에 답했다.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위원회 소관 감사대상기관 종합감사에 출석해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 오른쪽 끝자리에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앉아있다. 임현동 기자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위원회 소관 감사대상기관 종합감사에 출석해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 오른쪽 끝자리에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앉아있다. 임현동 기자

① “골목상권 침해, 어떻게 해결할 건가”

국민의힘 박성중 의원 등은 플랫폼 기업이 “상생이 아닌 살생”을 하고 있다며 강하게 질타했다. 박 의원은 “플랫폼은 없던 시장을 만든게 아니라 있던 시장을 잠식한 것”이라며 “수수료 문제, 소상공인 협력문제에 대한 답을 달라”고 했다.
이해진 GIO는 “소상공인 협력 문제는 그간 오랫동안 애써왔는데 여전히 미진하고 부족한 점이 많아 경영진과 고민해보겠다”고 몸을 낮추면서도 “수수료 문제는 오히려 우리가 처음 진입하는 영세상공인을 위한 특별 프로그램까지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낮춰야할게 더 있는 지 살펴보겠다”고 했다. 김범수 의장도 앞서 두 차례 국감에서처럼 먼저 사과했다. 김 의장은 “소상공인 상생 관련해 (카카오 산하) 회사마다 상생계획 발표하는 걸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플랫폼이 수수료로 이익을 독점할 구조를 만들어선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에 앞으로 미흡한 부분을 보완하겠다”고 덧붙였다.

② “커진 힘, 사회적 책임은?”

IT 플랫폼이 사회 전면에 부상하면서 생긴 여러 부작용에 대한 질의도 두 창업자에게 이어졌다.“플랫폼이 커지면서 나타나는 부작용, 알고리즘 확증편향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보와 데이터를 독점적으로 가지는 성향이 있다”(홍석준 국민의힘 의원) 등의 지적이다. 두 창업자는 “플랫폼의 사회적 영향력이 커진만큼 커다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답했다.
최근 세계 136개국 정부가 최종 합의한 ‘디지털세’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2023년부터 적용될 디지털세는 구글처럼 세계 각국에서 사업하는 글로벌 기업은 특정 국가가 아닌, 매출을 올린 각국에서 세금을 내도록 하는 게 제도다. 이해진 GIO는 “세금 제대로 안내는 글로벌 회사에 세금을 매기는 기쁜 일이고 지지한다”고 말했다.

잘못된 알고리즘 문제에 대해서도 해결책이 필요하다는데 동의했다. 김범수 의장은 “기업은 사회 구성원으로 존재해야 한다”며 “ 편향적이지 않은 알고리즘에 대해서도 깊이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위원회 소관 감사대상기관 종합감사에 출석해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위원회 소관 감사대상기관 종합감사에 출석해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③ “글로벌 빅테크와 경쟁, 공정한가”

두 창업자가 사과만 한 것은 아니다. ‘짧은 답변시간 압박’과 ‘의원들의 말 자르기’ 속에서도 업계와 회사를 대표해 목소리를 높였다. 네이버 출신인 윤영찬 의원이 “한국의 규제 강도에 대해 어떻게 느끼냐”고 묻자 이 GIO는 “미국 등 해외에선 큰 기업 위주로 규제한다”고 말했다. 그는 “네이버 카카오가 국내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기 보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넷플릭스 등 해외 업체와 경쟁에서 시장을 뺏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용자는 국경에 관계없이 브랜드를 선택한다"며 "상생 차원에서 규제도 받아들이고 고민도 해야 하지만 (국내 기업의) 경쟁력이 떨어져 시장을 잃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 GIO는 역차별 규제에 대한 우려를 여러 차례 드러내왔다. 그는 2019년 한국사회학회 심포지엄에서도 “(네이버가) 제국주의 시대에 끝까지 저항했던 회사로 남고싶다”고 말할 정도로  IT 기술 주권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네이버·카카오가 매년 통신사에 700억~1000억원 가량 망 이용료를 내고 있는데 구글·넷플릭스 등은 내지 않고 있는 이유가 뭐냐”고 묻자 이 GIO는 “전부터 역차별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고 답했다. 그는 “국내 기업이 망 비용 내는 만큼 해외 기업들도 같은 기준으로 내는게 공정경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범수 의장은 카카오의 문어발식 사업확장은 기존 대기업의 그것과 다르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글로벌 기업의 엄청난 규모와 인력에 대응할 방법은 우수한 한국 스타트업과 함께 성장하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카카오는 초창기부터 250개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일부는 인수합병(M&A)하는 성장 방정식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플랫폼 인수 및 투자가) 스타트업에겐 출구전략이 될 수 있고 혼자 힘으로 할수 없는 일을 함께 해결할 수 있는 측면도 커 (기존 대기업의)문어발 확장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플랫폼 주권 측면에서 온오프라인 전쟁이 심화되고 있다”며 “법 제정할 때 글로벌 기업과의 역차별·형평성 고려해 줄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도 말했다.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위원회 소관 감사대상 기관 종합감사에 출석,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위원회 소관 감사대상 기관 종합감사에 출석,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④ “뉴스 서비스 계속 할 건가”

대선을 5개월 앞둔 만큼 뉴스 서비스의 공정성 문제도 국감장에서 거론됐다.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은 “국민 75.8%가 인터넷 포털로 뉴스를 보고 있어 독과점”이라며 “언론 독립을 위해 뉴스 서비스를 접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 GIO는 “뉴스에 영향 많이 미치는 것은 유튜브,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라며“뉴스 서비스는 우리만 하는게 아니라 글로벌 모든 회사가 하고 있고 사용자 편익 부분도 있어 (뉴스 서비스 폐지는) 깊이 고민하고 검토해야할 문제”라고 답했다. 김범수 의장은 “포털이 가진 뉴스 유통의 중요성 잘 알고 있다”며 “공정성을 포함한 여러가지 개선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⑤ “새로운 먹거리는 어디서 찾나”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위원회 소관 감사대상기관 종합감사에 출석해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위원회 소관 감사대상기관 종합감사에 출석해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새로운 먹거리에 대한 질문에 두 창업자는 모두 ‘글로벌’을 꼽았다. 김범수 의장은 “카카오는 초기부터 글로벌 꿈을 가지고 있었다”며 “최근 일본, 미국, 동남아 쪽에서 성과를 낸만큼 내년엔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을 거 같다”고 말했다. 이 GIO도 “기존 시장이 아닌 새로운 시장에 도전하는 게 우리의 사회적 사명이라 생각한다”며 “더 열심히 해서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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