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자원공사 전·현직 직원, 부산 에코델타사업서 '85억 횡령'…경찰 수사중

중앙일보

입력 2021.10.21 17:40

업데이트 2021.10.21 17:41

부산 강서구 명지동 일원의 에코델타 스마트빌리지 조감도. 연합뉴스

부산 강서구 명지동 일원의 에코델타 스마트빌리지 조감도. 연합뉴스

한국수자원공사 직원이 부산 지역 부동산 개발 사업인 '에코델타시티' 추진 과정서 85억원을 횡령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수자원공사는 자체 감사에서 이를 확인한 뒤 해당 직원을 경찰에 고발해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내부 모든 사업장을 대상으로 또 다른 비리 행위가 없는지 추가 조사도 진행 중이다.

21일 수자원공사와 국회에 따르면 부산 에코델타시티 사업단 회계ㆍ세무ㆍ금전 출납을 담당했던 직원 A씨와 전 직원 B씨가 2014~2020년 7년에 걸쳐 약 85억원을 빼돌린 것으로 추정된다. 사업 토지 보상 후 소유권 이전 등기를 위한 취득세 납부 과정에서 세액을 중복 청구하는 방식으로 횡령이 이뤄졌다. 이미 납부된 고지서 사본을 회계전표에 재첨부해서 꾸준히 중복 지급 청구했다고 한다. 취득 대상 필지가 워낙 많은 데다, 세무 업무가 비정기적으로 발생해 취득세 납부 구분이 어려운 점을 악용한 것이다.

하지만 두 명의 공금 횡령 사실은 최근 에코델타시티 사업단에 대한 수자원공사 내부 종합감사에서 덜미가 잡혔다. 이들이 담당했던 조세 관련 업무처리 내역을 검토하던 중 비위 의혹이 드러난 것이다. 해당 사업의 취득세 납부 현황을 전수조사했더니 85억원 횡령 사실이 확인됐다. 공사 측은 "계획적ㆍ의도적으로 저지른 개인의 일탈 행동이자 회사에 손해를 입힌 범죄행위"라고 밝혔다. A씨는 육아휴직 중이며, B씨는 이미 파견 근무가 끝나 퇴직한 상태다.

수자원공사는 횡령 사실을 인지한 직후 관할 경찰서인 부산 강서경찰서에 형사 고발했다고 밝혔다. 5일부터 수사가 진행되고 있어 향후 추가 범죄 사실 등이 드러날 수도 있다. 또한 민사 소송와 채권 압류ㆍ보전 조치 등을 추진 중이다. 해당 직원의 상급자 등도 자체 조사한 뒤 그 결과에 따라 징계할 예정이다.

박재현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내부 직원의 부산 에코델타시티사업 횡령 사건과 관련해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뉴스1

박재현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내부 직원의 부산 에코델타시티사업 횡령 사건과 관련해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뉴스1

수자원공사는 조직을 재점검하는 한편 재발 방지책을 빠르게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우선 내부 감사를 통해 모든 사업장을 대상으로 개인 비리 행위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섰다. 실시간 업무 모니터링과 윤리 의식 강화 등 구체적인 재발 방지 '로드맵'은 다음 달 중에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박재현 수자원공사 사장은 "일어나선 안 되는 일이 일어난 것에 대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근원적인 재발 방지 대책을 신속하게 마련하고 있다. 세금 납부와 자금 출납 등과 관련한 프로세스를 개선해 현금 출납을 최소화하고, 횡령ㆍ배임 등에 대한 '원스트라이크 아웃'처럼 징계 수위 높이는 것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도 21일 고용노동부 대상 종합감사 중 수자원공사 횡령 사건에 대한 긴급 현안 보고를 진행했다. 환노위 소속 위원들은 관리 소홀 책임과 감사 사실 비공개 등을 이유로 수자원공사 측을 크게 질책했다. 임종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수자원공사는 다시는 유사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강력한 대책을 마련하고, 국회와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 강서구 일원을 개발하는 에코델타시티 사업은 2012년 시작돼 사업비 6조6000억원이 투입되는 대형 사업이다. 세계적 수준의 미래도시를 조성한다는 목표로 11개 공구 중 수자원공사가 8개를 직접 개발하고, 나머지 3개는 부산도시공사가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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