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확진자 4만명 폭발" 위드코로나 앞서간 나라들 보니

중앙일보

입력 2021.10.21 17:01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를 앞두고 미접종자 중심의 유행과 접종자 면역 감소(waning immunity)로 인한 감염이 복병으로 떠올랐다.

'미접종자 유행+접종자 면역 저하' 복병 만나 확진자 급증
"부스터샷 우선 대상 가려내고 의료체계 회복 시급"

우리보다 앞서 일상회복의 문을 연 영국에서는 최근 감염자가 하루 4만명 이상 폭발하고 있다. 확진자 폭증 요인 중 하나는 백신으로 형성한 면역력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급감해서다. 미 CNBC는 지난 19일 이와 관련, “아이러니하게도, 영국의 조기 접종이 현재의 높은 발병률에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점점 많은 데이터가 쌓이면서 접종자의 면역력이 6개월 이후로 약해진다는 것을 이제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영국은 지난해 12월 세계에서 가장 먼저 접종을 시작했다. 오랜 시간이 흐른 만큼 백신으로 확보한 면역력이 서서히 떨어지면서 감염자 급증 원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김탁 순천향대 감염내과 교수는 최근 페이스북에 영국과 이스라엘에서의 재유행에 대해 “과거 감염자나 기존 백신 접종자의 면역력 약화가 주요한 요인”이라며 “접종 후 시간이 지나면서 항체가가 낮아진다는 여러 연구를 살펴보아도 면역력 약화가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적었다.

12일 충남 계룡시 예방접종센터에서 의료진이 시민들에게 접종할 화이자 백신을 신중히 준비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12일 충남 계룡시 예방접종센터에서 의료진이 시민들에게 접종할 화이자 백신을 신중히 준비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이스라엘이 12세 이상 전 국민 대상으로 부스터샷을 진행하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에서다. 란 발리서 이스라엘 코로나19 자문위원회 위원장은 최근 블룸버그통신에 “이스라엘은 집단면역 캠페인에 나선 첫 국가였으며, 면역력이 약해지는 것도 가장 먼저 경험했다”며 “다른 국가들이 이스라엘을 반면교사 삼아 부스터 접종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같은 일을 겪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인구의 30% 이상이 부스터샷을 접종한 이스라엘에서는 8월 말에만 해도 1만명 안팎으로 나오던 확진자 수가 최근 1000명 아래로 급격히 줄었다. 중증 감염자 수도 절반으로 떨어졌다. 마스크 착용과 그린패스 등의 수칙 효과도 있지만, 무엇보다 부스터샷으로 면역력를 강화한 게 주효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접종자 감염 못지않게 우려되는 것 중 하나가 소아 등 미접종자 중심의 유행이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최근 “감염자 수치가 내려가는 정도는 얼마나 많은 이들에게 접종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미접종자가 대유행 극복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파우치 소장은 20일 백악관 브리핑에서도 “델타 시대에는 어린이들도 성인만큼 쉽게 감염되고 성인만큼 쉽게 전파한다. 어린이 감염의 50%는 무증상이기 때문”이라며 “2800만명 어린이 압도적 다수가 백신을 맞도록 할 수 있다면 지역사회 확산을 줄이는 데 중요 역할을 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그는 “미국이 5~11세 코로나 백신을 접종하고 싶은 이유 중 하나”라고도 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제2부본부장. 뉴스1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제2부본부장. 뉴스1

김탁 교수는 “인구 집단에 대한 접종 완료가 끝나고 3개월이 지난 이후인 내년 1월이나 2월 영국과 이스라엘의 재유행은 우리에게도 닥쳐올 수 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사라지면서 인플루엔자(독감)나 다른 호흡기 감염에 의한 중증 폐렴도 같이 증가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영국과 이스라엘의 사례를 보면 마스크 착용 의무화는 끝까지 해제해서는 안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어느 시점에 누구에게 부스터 접종을 해야 할지 고민이 필요하고 재유행이 닥쳐올 때 감당할 수 있는 의료전달체계 회복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제2부본부장은 21일 브리핑에서 미접종자 중심의 유행과 접종자 항체 저하 등을 재확산 위험 요인으로 꼽으며 항체 저하자에는 부스터샷으로 대응하고 향후 단계적 일상회복을 점진적으로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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