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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 줄인다는 한국…'위드 코로나' 콩글리시 아이러니"

중앙일보

입력

[더타임스 홈페이지 캡처]

[더타임스 홈페이지 캡처]

영국 유력 일간지가 한국의 언어문화 실태를 소개하며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위드 코로나' 등을 콕 집어 '콩글리시'의 예로 들었다.

더타임스는 20일(현지시간) '콩글리시는 당신의 베프(베스트프렌드)가 아니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한글날이던 지난 9일 김부겸 총리가 "불필요한 외국어 사용을 줄이고 전문용어를 우리말로 줄이는 등 우리의 말과 글을 지키겠다"고 밝혔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한국 정부가 많이 쓰는 '위드 코로나' '언택트' 등도 콩글리시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위드 코로나'는 한국정부가 내달부터 시행예정인 '단계적 일상회복 정책'을 표현한 말인데, 사실 영어권에서는 쓰지 않는 콩글리시라는 것이다.

코로나와 함께 살기(living with coronavirus)로 표현되는 어구를 한국식 발음 '위드 코로나'로, 접촉없는 결제(contactless payments)를 '언택트'로 표현하는 게 어색하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신문은 개그맨·오바이트·아이쇼핑·베프·인싸 등의 말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소개하며 한국인이 영어 단어를 축약하고 합쳐서 만든 조어뿐 아니라, 영어권에서 알아듣기 어려운 한국식 발음도 콩글리시의 일종이라고 했다. 예를 들어 '포크'(Fork)나 '주스'(Juice)도 영국 입장에선 콩글리시다.

특히 신문은 김 총리가 "한글은 외세의 침략으로부터 나라를 지키고 전염병을 이겨내며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고 온 백성의 마음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참 소통의 토대가 됐다"고 언급한 부분에 관심을 보였다.

"조선시대에는 공문서를 한자로 썼고 일제 강점기에는 일본말과 일본식 이름을 쓰기를 강요당했으며, 한국전쟁 이후에는 미군이 쓰는 영어의 영향을 받았다"며 한국인이 강대국의 지배를 받으며 자신의 말을 순화해야 한다는 민족주의 성향을 갖게 됐다고 신문은 주장했다.

하지만 신문은 많은 언어학자는 '콩글리시'를 언어의 성장과 발전의 필수적인 요소로 여기고 있다고 했다.

특히 한국 음식과 영화·K팝, 그리고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 등의 인기로 인해 오히려 한국어가 다른 언어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는 평가다. 그러면서 최근 옥스퍼드 영어사전이 'PC bang'(PC방), 'oppa'(오빠), 'mukbang'(먹방) 등 26개의 단어를 새로 등록했다며, 한국어가 다른 언어 속으로 들어간 사례를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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