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수병 사건' 숨진 직원 입건…핸드폰엔 독극물 검색기록

서울 서초구에서 발생한 ‘생수병 사건’과 관련해 자택에서 숨진 부서직원 A씨가 특수상해혐의로 20일 경찰에 입건됐다. 서울 서초경찰서. [연합뉴스]

서울 서초구에서 발생한 ‘생수병 사건’과 관련해 자택에서 숨진 부서직원 A씨를 경찰이 입건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서초경찰서는 A씨를 특수상해 혐의로 20일 입건했다. A씨가 생수병 사건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는 의미다. A씨에 대한 부검 결과 사인은 약물중독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A씨의 동료 직원들이 회사에서 생수를 마시고 의식을 잃은 사건과 A씨 사망의 관련성을 면밀히 살펴보겠다는 입장이다. A씨의 휴대폰에서 독극물 관련 검색기록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고 한다. A씨의 사망 원인이 된 약물이 무엇이었는지에 대해서는 국과수의 감정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앞서 지난 18일 오후 2시쯤 서울 서초구의 한 회사에서 같은 팀에서 일하는 직장 동료 B와 C씨는 각자의 책상 위에 놓인 생수병에 담긴 물을 마신 뒤 의식을 잃었다. 이들이 마신 생수는 회사에서 대량으로 구매해 비치한 것으로 일반적으로 판매되는 개인용 생수다. 직원 B와 C씨는 물을 마시고 주변인에게 “물맛이 이상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현재 B씨는 의식을 되찾아 퇴원했으며 C씨는 손발 마비 증상 등을 호소해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다음날인 19일 오후 A씨가 관악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되면서 의혹이 증폭됐다. 경찰은 출근하지 않은 A씨에 대한 방문 조사에 나섰다가 집에 인기척이 없자 강제로 진입해 숨진 A씨를 발견했다.

"A씨 집에서 나온 약물과 생수병 약물 같은지 조사 중" 

경찰관계자는 “A씨 집에서 나온 약물과 생수병에서 검출된 독극물이 같은 것인지 조사하고 있다. A씨가 약품을 직접 샀는지 등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가 입건 된 이유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경찰 관계자는 “약물에 대한 국과수의 감정 결과가 나와야 하는데 아직 약물이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았다. 우선 특수상해 혐의를 적용한 상황”이라고만 말했다.

경찰은 2주 전 사건이 발생한 회사 같은 부서의 또 다른 직원이 음료수를 마신 뒤 병원으로 실려 간 일이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이번 사건과의 연관성을 조사하고 있다. A씨의 휴대전화에 대한 포렌식에도 착수했다.

최연수 기자 choi.yeonsu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