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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인턴 87%가 체험형, 채용형은 가뭄

중앙일보

입력

올해 공공기관에서 뽑은 인턴 가운데 87%가 체험형이었다. 실제 고용으로 이어지는 채용형 인턴 자리는 가뭄이다.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기획재정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올해 들어 370개 공공기관에서 인턴 1만688명을 채용했다. 이 가운데 체험형 인턴이 9351명(87.5%)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채용형 인턴은 1337명(12.5%)에 불과했다. 체험형 인턴 수가 채용형보다 7배 많았다.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센터에서 한 구직자가 취업 게시판을 보고 있다. 뉴스1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센터에서 한 구직자가 취업 게시판을 보고 있다. 뉴스1

공공기관에서 뽑는 인턴이 눈에 띄게 증가하기 시작한 건 문재인 정부 들어서다. 2016년 1만5526명, 2017년 1만6976명에서 2018년 2만3062명, 2019년 2만1849명으로 뛰어올랐다. 공공부문 채용을 늘리겠다는 문재인 정부 정책 기조에 맞춰 공공기관은 인턴 채용 인원을 크게 늘려왔지만 실상은 ‘속 빈 강정’이었다.

정식 입사로 이어지지 않고 일정 기간이 끝나면 나가야 하는 체험형 인턴만 크게 늘었다. 2016년만 해도 전체 인턴의 39%를 차지했던 채용형 비중이 올해는 12%대로 추락했다. 2016년 6057명이었던 채용형 인턴 수는 올해 4분의 1 수준(1337명)으로 쪼그라들었다. 신규 채용을 당장 늘리기 어려운 공공기관이 단기간 근무할 체험형 인턴만 잔뜩 뽑는 꼼수를 쓰고 있다는 분석이다.

진선미 의원실은 “문재인 정부가 일자리 활성화를 목표로 공공기관 일자리를 81만 개 확충하겠다고 발표하자, 당장 일자리를 늘리기 힘든 공공기관이 경영평가 등을 고려해 청년인턴을 확충하고 있다”며 “채용 규모는 늘어났지만 체험형 인턴만 늘어나고 채용형 인턴은 크게 줄면서 청년의 정책 체감도는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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