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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코로나, 내년까지 지속…백신 불평등이 팬데믹 늘려"

중앙일보

입력

코로나19 백신이 가난한 나라에 제대로 공급되지 못해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대유행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란 WHO의 전망이 나왔다. 연합뉴스

코로나19 백신이 가난한 나라에 제대로 공급되지 못해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대유행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란 WHO의 전망이 나왔다. 연합뉴스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이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20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브루스 에일워드 WHO 수석대표가 “코로나19 위기가 2022년까지 불가피하게 이어질 것”이라며 “부유한 나라에 백신 공급이 쏠리고 가난한 나라로 백신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것이 팬데믹 기간을 연장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부유한 나라, 제약회사 앞에 줄서지 마라"

에일워드 수석대표는 “부유한 국가는 백신을 추가로 공급받으려고 줄을 서지 말라”면서 “이들이 줄에서 빠져나와야 제약회사가 저소득 국가에 원활히 백신을 공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지난 여름 영국 세인트아이브스에서 열린 G7(주요 7개국) 정상회담에서 이뤄진 백신 기부 약속이 조속히 이행되도록, 각 나라에서 백신 재고 상황을 점검해 달라”고도 당부했다.

자선단체인 피플스백신(People’s Vaccine)에 따르면 제약회사와 부유한 나라들이 기부하기로 약속한 물량의 7분의 1만이 가난한 나라에 전달됐다. 백신 물량의 대다수가 부유한 나라에 공급됐고, 아프리카에는 전체 백신의 2.6%만 공급됐다. 현재 아프리카 대륙의 경우 전체 인구의 5%만이 백신을 접종한데 반해, 다른 대다수 국가의 접종률은 40%대다.

아프리카 감비아 지역의 한 병원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얀센 백신을 투여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프리카 감비아 지역의 한 병원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얀센 백신을 투여하고 있다. 연합뉴스

영국·캐나다, 개도국 가야할 코백스 백신까지 손대 

옥스팜과 유엔에이즈 등 자선단체들은 영국과 캐나다가 코백스를 통해 백신을 확보해 자국민에게 추가 공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코백스는 유엔이 전 세계에 백신을 평등하게 공급하기 위해 설립한 백신 공동 분배 프로젝트로 개도국 백신 공여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공식 통계에 따르면 연초 영국은 53만9370도스의 화이자백신을, 캐나다는 거의 100만 도스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코백스를 통해 확보했다. 이들 나라는 개별 계약을 통한 백신 확보에 차질을 빚는 시점에 코백스에 손을 벌렸다.

로히트 말파니 옥스팜 국제보건자문관은 “영국과 캐나다가 코백스 메카니즘을 통해 백신을 확보할 권리가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제약회사와 일대일 거래를 통해 이미 수백만 도스의 백신을 확보한 뒤에, 또다시 코백스에서 추가로 백신을 받는 것은 이중수령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의 행동으로 인해 백신 대기열 맨 뒤에 있는 나라들은 더 오래 기다리게 됐다”고 말했다.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의 한 병원에서 코백스를 통해 공급된 아스트라 제네카 백신을 접종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의 한 병원에서 코백스를 통해 공급된 아스트라 제네카 백신을 접종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대해 영국 정부는 지난해 코백스에 5억4800만파운드(약 8900억원)을 기부해 코백스 출범을 도왔다고 주장했다. 캐나다 정부는 코백스로부터 더 이상 백신을 공급받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카리나 굴드 캐나다 국제개발부 장관은 “일대일 거래 방식으로 확보한 백신만으로 캐나다 국민에게 충분히 접종할 수 있다는 사실이 분명해지면, 코백스를 통해 받은 백신은 돌려보내 개발도상국에 재분배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코백스는 당초 올해말까지 20억 도스의 백신을 공급할 계획이었지만 현재까지 3억7100만도스를 공급하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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