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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인인사이트]부산에는 팬클럽 있는 영어학원이 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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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ditor’s Note

사업의 성패는 내가 잘되기를 원하는 사람, 팬이 몇 명 있느냐에 따라 결정된다고 생각해요.

『팬을 만드는 마케팅』의 저자 문영호 작가의 얘기입니다. 그는 부산에서 연 매출 약 10억 원의 영어학원(YC 컬리지) 과 ‘오쓰식당’을 운영합니다. 소위 ‘대박’ 난 브랜드는 아니지만, 브랜드 ‘팬클럽’이 있을만큼 고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덕분에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꾸준한 매출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문 작가는 “오래가는 브랜드의 비결은 충성고객, 우리만의 팬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30대를 위한 자기성장 플랫폼 ‘월간서른’이 문영호 작가와 진행한 강연의 일부를 글로 옮겨 공개합니다.

※ 이 기사는 '콘텐트 구독 서비스' 폴인(folin)이 발행한 “월간서른의 대책토크” 의 3화 중 일부입니다.

대책토크를 진행하고 있는 월간서른 강혁진 대표 (왼쪽)와 『팬을 만드는 마케팅』 문영호 작가. ⓒ월간서른

대책토크를 진행하고 있는 월간서른 강혁진 대표 (왼쪽)와 『팬을 만드는 마케팅』 문영호 작가. ⓒ월간서른

부산의 영어학원에 팬클럽이 있다?

저는 부산에서 'YC 컬리지'라는 영어학원과 '오쓰식당'이라는 식당을 운영하는 마케터입니다. YC 컬리지는 학생 약 200명, 연 매출 약 10억원을 내는 곳이고, 오쓰식당은 테이블이 7~8개 뿐인 작은 식당이죠. 이렇게 작은 브랜드도 팬클럽을 만들 수 있을까요? 저는 그렇다고 답합니다. 마케터로서 이 일이 가능하다는 걸 세상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었어요.

제 아버지는 젊은 시절 사업으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신 뒤 일찍 돌아가셨어요. 저도 사업을 하면서 아버지를 멘토 삼아 이것저것 여쭤보고 싶은데, 그럴 수 없어 항상 아쉬웠죠. 그래서 저는 두 딸을 위한 '마케팅 비서'를 만들고 싶어 책 『팬을 만드는 마케팅』을 썼습니다.

마케팅에도 흐름이 있는 것 같습니다. 마케팅에서 '차별화' 이야기가 처음 나왔을 때는 세스 고딘의 『보랏빛 소가 온다』라는 책이 많이 언급됐어요. 보랏빛 소가 누런 소 사이에 혼자 있으니 눈에 띈다는 이야기였죠. 그런데 요즘엔 웬만한 제품이나 브랜드는 다 기본으로 차별화를 합니다. '소'들이 보랏빛, 민트빛 등 다양한 색을 가졌기에 더이상 보랏빛 소가 눈에 띄지 않게 된 거죠.

이후 마케팅 업계에서는 '고객 중심' 이야기를 많이 했습니다. 최근에는 『팬덤 경제학』 『팬 베이스』 등 2~3년 전부터 '팬'에 대한 책이 계속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제 책을 기획할 때는 '우리 팬클럽'을 중심으로 팬덤 이야기를 하기로 마음먹었어요. 대부분 크게 성공한 사람이 책을 쓰지만, 저같이 평범한 사람의 얘기로도 독자들에게 울림을 주고 싶었습니다.

브랜드가 팬을 만들면 좋은 이유 3가지

한번은 핀테크 기업을 대상으로 마케팅 워크숍을 한 적이 있습니다. 이때 '마케팅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했는데요, 막내 직원과 팀장, 대표 각자 다른 생각을 갖고 있더군요. 누구는 마케팅이 고객과의 소통이라 했고, 어떤 사람은 판매를 촉진시키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이때 든 생각이 '적어도 한 조직 안에서는 마케팅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있어야겠다'는 것이었어요. 우선 제가 운영하는 조직부터 적용했어요. 학원과 식당의 브랜딩 목표를 '고객에게 신뢰를 주며, 이들을 팬으로 만든다'로 정했습니다.

비슷한 맥락으로 팬도 직접 정의했습니다. YC 컬리지는 학원을 6개월 이상 다닌 사람 중 우리 팬클럽에 가입하는 사람이 팬이에요. 이렇게 구체적인 정의가 없으면 우리가 '팬을 만들자'라고 할 때 모호해집니다. 그렇기에 조직에서 명확히 지시하려면 브랜딩 정의를 해야 합니다. 물론 브랜드가 마케팅을 잘해서 매출만 높이면 되지, 꼭 팬을 만들어야 하냐는 질문도 많이 받습니다. 하지만 저는 브랜드에 팬이 생기면 매출은 물론이고, 그 이상의 것이 따라온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상의 것을 3가지로 정리했습니다.

1. 고객을 보는 관점이 달라진다

식당 운영의 이유를 볼 때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주목적은 돈을 벌기 위한 거잖아요. 그 관점으로 접근하면 당연히 음식을 많이 팔아 매출을 올릴 생각을 먼저 하죠. 고객이 주문할 때도 머릿속에서 '고객의 객단가가 2만원이니까, 여기서 소주 하나 더 팔면 2만4000원이고…'와 같은 계산을 해요.

반면 팬을 만드는 게 목표가 되면 객단가보다 '어떻게 하면 저 사람이 우리를 좋아하게 만들까?'를 먼저 생각합니다. 소주 주문이 들어왔을 때 매출에 집중하면 4000원을 생각하며 소주를 그냥 서빙하고 오는 거고, 팬을 만드는 과정에서는 소주를 주면서 혹시 고객이 더 필요한 게 없는지 보죠. 떨어진 반찬이라도 있으면 먼저 채워주고 옵니다. 이렇게 고객을 보는 관점이 달라지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2. '내가 새로운 어떤 걸 팔아도 사는 사람'이 생긴다

이커머스 컨설턴트이자 『내 운명은 고객이 결정한다』의 박종윤 대표는 '내 물건을 사는 사람은 고객, 자주 사는 사람은 단골, 내가 뭘 팔아도 사는 사람들은 팬'이라고 정의한 적이 있어요. 광고대행사 대표인 『팬 베이스』의 저자 사토 나오유키도 책에서 비슷한 얘기를 했죠. 입찰 등으로 인해 광고비가 계속 올라가는 시장에서, 한정된 자원으로 회사를 지속적으로 성장시키는 방법으로 그가 찾은 솔루션도 '팬'이었어요.

하지만 적잖은 분들이 '광고비를 쓰면 매출이 일어나고 광고비를 안 쓰면 매출이 안 일어난다'고 고민합니다. 최근 제가 강의를 나가서 받은 질문 중 하나이기도 했어요. 그때 저는 그동안 투입한 월 광고비가 100이라면, 그중 30은 고객이 브랜드 팬이 되게 만드는 활동에 투입하라고 제안했어요. 당장 매출은 하락해도, 장기적인 안목으로 접근하자고 했죠.

3. 어려울 때도 지지하는 '강력한 동반자'가 생긴다

저는 내가 잘되기를 원하는 사람이 몇 명 있느냐에 따라 사업의 성패가 결정된다고 생각해요. YC 컬리지도 코로나19로 상황이 어려워져 펀딩을 진행한 적이 있어요. 그런데 내부 직원과 학생 중 500만~2000만원 정도로 큰 금액을 기꺼이 펀딩하는 분들이 있더라고요.
주식도 비슷한 맥락이라고 생각해요. 팬의 개념과는 조금 다르지만, 주주들도 내가 주식을 산 회사가 잘되기를 바라잖아요. 그런 걸 보면 사업에서 팬이란 결국 내가 어려운 시기를 겪을 때도 옆에서 지지하는 강력한 동반자라고 봐요.

"고객에게 경험 넘어 '이것' 선물하라"

팬을 만드는 원리도 쉽게 생각하면 '기브 앤 테이크(give and take)'예요. 예를 들어 오쓰식당은 팬클럽에 가입한 분들에게 신메뉴 시식, 상시 할인 등의 혜택을 드립니다. 인간의 심리 중 '매슬로의 욕구(Maslow's hierarchy of needs) 5단계'가 있는데, 그중 3단계가 '애정과 소속의 욕구'예입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 소속감을 갖길 원해요. 이 점을 잘 활용하는 게 작은 브랜드에겐 중요합니다.

팬을 만드는 과정에서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고객에게 추억을 선물하는 것이에요.

※ 이 기사는 '콘텐트 구독 서비스' 폴인(folin)이 발행한 “월간서른의 대책토크” 의 3화 중 일부입니다. 팬을 만드는 브랜딩 프로세스와 인스타그램 운영 노하우를 공유합니다.

■ 더 자세한 콘텐트를 보고 싶다면?

30대를 위한 자기성장 플랫폼 '월간서른'이 '책은 읽고 싶지만 읽은 시간이 없는' 분들을 위한 강연 시리즈 '대책토크'를 진행했습니다. 출연한 저자들의 강연과 Q&A를 폴인이 글로 각색해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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