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밀레니얼 트렌드 사전

식집사

중앙일보

입력 2021.10.21 00:20

업데이트 2021.10.21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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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서정민 기자 중앙일보 부데스크
서정민 중앙컬처&라이프스타일랩 차장

서정민 중앙컬처&라이프스타일랩 차장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은 강아지·고양이를 ‘주인님’으로, 자신을 ‘집사’라고 부른다. ‘개냥이(강아지+고양이)’를 보살피는 일이 까다롭고 힘들지만 그 과정에서 충분히 즐겁고 행복하기 때문이다.

‘식집사(식물+집사)’는 반려식물을 키우며 기쁨을 찾는 사람들이다. 화분 개수가 중요한 건 아니지만 아파트 실내·베란다, 단독주택 마당 등 한정된 공간에서 100여 종이 넘는 식물을 키워 화제가 된 이들이 여럿 있다. 가수 정재형도 그중 하나다.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101가지 반려식물을 기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는 그는 지난 13일 인스타그램에서 “식물대이동. 주말 한파. 공연 연습 가기 전. 열일. 식집사. 겨울맞이 준비”라는 글과 함께 집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가수 정재형의 인스타그램. 겨울을 맞아 마당에서 키우던 식물을 실내로 들이는 내용을 적었다.

가수 정재형의 인스타그램. 겨울을 맞아 마당에서 키우던 식물을 실내로 들이는 내용을 적었다.

자연친화적이고 편안한 분위기를 위해 실내 곳곳을 식물로 꾸미는 것을 ‘플랜테리어(plant·식물+interior·인테리어)’라고 한다. 코로나19로 집콕 생활이 길어지면서 최근 1~2년 사이 이 트렌드가 더욱 퍼졌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자연과 함께하는 힐링효과로 재택 우울증을 견뎠다’ ‘회사에선 얻지 못한 성취감과 기쁨을 식물에서 얻었다’ ‘은퇴 후 전원생활을 위해 맹연습 중’ ‘퇴근 후 TV·넷플릭스 보기보다 재밌다’ 등의 리뷰가 많다. 키우기 어려운 희귀식물을 길러서 다 자란 잎을 비싼 값에 파는 ‘식테크(식물+재테크)’도 인기다.

본격적으로 겨울이 시작되면 ‘식멍’의 즐거움을 찾는 사람들이 더욱 늘어날 것이다. 북풍한설 몰아칠 때 따뜻한 집안에서 파릇파릇한 식물들 바라보며 ‘멍 때리기’…, 생각만 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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