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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180명 전기버스 회사, 4800명 쌍용차 새 주인 된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2면

직원 180명의 전기버스 회사가 직원 4800여명의 완성차 업체 쌍용자동차를 인수한다.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쌍용자동차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선정됐다. 서울회생법원은 20일 오후 정용원 쌍용차 관리인과 EY한영회계법인으로부터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과 이엘비엔티 컨소시엄 두 곳에 대한 우선협상대상자에 대한 의견을 보고받고 이같이 결정했다.

서울회생법원 관계자는 “쌍용차의 관리인 보고 평가 결과 이엘비엔티 컨소시엄은 자금조달 증빙이 부족해 평가에서 제외됐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쌍용차 관리인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에디슨모터스를 선정해달라고 신청하면 법원이 이를 판단해 허가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법원 관계자는 “유일한 후보로 에디슨모터스가 남은 것으로, 사실상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디슨모터스와 쌍용차는 이달 중 구속력 있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정밀 실사를 진행한 뒤 다음달쯤 정식 투자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인수 대금은 퇴직 충당금을 포함한 공익채권 약 7000억원을 비롯해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본입찰에는 이엘비앤티가 5000억원대, 에디슨모터스가 2800억원대로 인수 금액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금액은 에디슨모터스가 훨씬 적지만 법원은 에디슨모터스의 자금 조달 방안, 경영 정상화 계획 등에 더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보인다. 법원은 인수 후보자들에게 두 차례 입찰 서류를 보완하라고 요구했었다.

에디슨모터스는 KCGI,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키스톤PE), 쎄미시스코, TG투자 등과 컨소시엄을 이뤘다. 이앨비엔티는 HAAH오토모티브의 새 법인 카디널 원 모터스, 사모펀드 운용사 파빌리온PE와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에디슨모터스는 지난해 매출 897억원과 영업이익 27억원을 올렸고, 직원은 180명 규모다. 쌍용차는 지난해 매출 2조9502억원, 영업손실 4494억원을 기록했다. 직원은 한창 때보다 많이 줄긴 했지만, 지난해 기준 4869명에 달한다.

하지만 에디슨모터스는 국내 전기버스 점유율 1위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쌍용차를 전기차 중심의 회사로 만들어 정상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혀왔다. 법원의 우선협상대상자 발표 후 강영권 대표는 “에디슨모터스는 전기차 모터·배터리·자율주행 기술 등에서 알려진 것보다 훨씬 뛰어난 기술을 갖고 있다”며 “쌍용차가 가진 차량의 장점과 시너지를 낸다면 당장 내년 연말이라도 흑자를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자신 있게 인수에 뛰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에디슨모터스의 인수가 완료되면 쌍용차는 두 번째로 법정관리 졸업을 하게 된다. 쌍용차는 2004년 중국 상하이자동차에 매각된 후 신차 개발 부진과 글로벌 금융위기 등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2009년 1월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그해 4월 2646명을 정리해고하거나 무급휴직 시키면서 77일간 공장 점거 파업이 진행되기도 했다. 쌍용차는 이듬해 인도 마힌드라그룹에 매각돼 법정관리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2010년 이후 8000억원 이상의 적자가 쌓이고 마힌드라그룹이 신규투자 계획을 철회하면서 지난해 6월 쌍용차 경영권 포기를 선언했다. 이에 쌍용차는 지난해 12월 법정관리를 신청해 지난 4월 두 번째 회생절차를 밟게 됐다. 이 과정에서 미국 자동차 유통회사 HAAH오토모티브가 회생절차 돌입 전 쌍용차에 투자를 검토했으나 무산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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