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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그분, 이분, 저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4면

정영학 녹취록 속 ‘그분’은 드러날까? 여야가 대장동 의혹을 놓고 격돌한 국감장에서도 ‘그분’ 논란은 이어졌다.

“아수라의 제왕, 그분은 누구인가?” “돈을 받은 자가 그분이 아니라 그분들이다.” 여야가 가리키는 이는 달랐지만 띄어쓰기는 ‘그분’으로 통일해야 한다. ‘그분’은 ‘그 사람’을 높여 이르는 대명사다. 한 단어이므로 ‘그 분은’ ‘그 분이’ ‘그 분들’처럼 띄면 안 된다.

‘이분’과 ‘저분’도 마찬가지다. 각각 ‘이 사람’과 ‘저 사람’을 높여 이르는 삼인칭 대명사로 붙이는 게 바르다. 접미사 ‘-들’이 결합한 형태인 ‘그분들’ ‘이분들’ ‘저분들’ 역시 붙여야 한다.

‘몇분’ ‘어떤분’은 한 단어가 아니다. “몇 분이나 오셨습니까?” “밖에서 어떤 분이 찾으시네요”와 같이 띄어야 한다. 이때의 ‘분’은 사람을 높여 부르는 의존명사다. 꾸며 주는 말이 앞에 놓인다. 높이는 사람을 세는 단위일 때도 의존명사이므로 앞말과 띄어 쓴다. “참석자는 총 네 분입니다” “두 분이 이곳을 방문하셨어요”처럼 사용한다.

‘환자’에 ‘분’을 붙여 높여 부를 때도 의존명사로 생각하고 띄는 경우가 많다. “환자 분들이 뭘 궁금해하시나요?”와 같이 띄면 안 된다. 이때의 ‘-분’은 사람을 나타내는 일부 명사 뒤에 붙어 앞말에 높임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로 쓰였다. ‘환자분’ ‘친구분’ ‘남편분’ ‘산모분’처럼 앞의 명사에 붙인다. ‘분’은 명사 뒤에선 접사로 기능한다.

‘분’이 의존명사일 때는 앞말과 띄고 접사일 때는 앞말에 붙이면 된다. ‘이분, 저분, 그분’의 경우는 하나의 단어이므로 항상 붙여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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