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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203㎝…CPBL 평정한 다익손의 리턴 가능성?

중앙일보

입력

2019시즌 SK 소속으로 잠시 뛰었던 오른손 투수 다익손. 다익손은 그해 6월 SK 와이번스에서 방출됐고 곧바로 롯데 자이언츠와 계약했다. 재계약 불발 뒤 대만 프로야구로 리그를 옮겼고 올 시즌까지 활약 중이다. [중앙포토]

2019시즌 SK 소속으로 잠시 뛰었던 오른손 투수 다익손. 다익손은 그해 6월 SK 와이번스에서 방출됐고 곧바로 롯데 자이언츠와 계약했다. 재계약 불발 뒤 대만 프로야구로 리그를 옮겼고 올 시즌까지 활약 중이다. [중앙포토]

대만 프로야구(CPBL)를 평정한 오른손 투수 브록 다익손(27·퉁이)의 KBO리그 유턴은 가능할까.

다익손은 현재 CPBL에서 가장 위력적인 투수다. 19일까지 15승을 기록, 리그 다승 1위다. 평균자책점(1.82)과 탈삼진(130개)은 각각 2위. 왼손 투수 호세 데 폴라(중신·14승 3패 평균자책점 1.78)와 함께 CPBL을 대표하는 외국인 선수다. 워낙 개인 성적이 좋으니 관심이 쏠리는 건 KBO리그 재입성 여부다.

다익손은 2년 전 KBO리그를 경험했다. 2019시즌 SK와 롯데 소속으로 1년을 뛰었다. 성적은 6승 10패 평균자책점 4.34. 재계약 불발 뒤 고국으로 돌아갔고 지난해 6월 퉁이 구단과 계약하며 CPBL에 입성했다. 이후 팀을 대만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어 재계약에 성공했다. 그의 강점은 확실하다. 키가 203㎝(대만 발표 205㎝)로 장신이다. 공을 던질 때 다리 벌리는 동작인 스트라이드(stride)가 짧아 릴리스 포인트가 높게 형성된다.

1994년생으로 비교적 나이도 어리다. 발전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를 들었는데 CPBL에서 잠재력을 폭발했다. 다익손은 시즌 중반 투입된 2020시즌 CPBL 성적이 5승 3패 평균자책점 5.68로 좋지 않았다. 하지만 올 시즌 180도 다른 모습으로 타자를 압도한다. 릴리스 포인트를 활용한 하이 패스트볼에 타자 배트가 무기력하게 돌아간다. 적응을 마치니 더욱 위력적이다.

10월 19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1 프로야구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두산 선발투수 미란다가 6회까지 삼성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역투하고 있다. [뉴스1]

10월 19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1 프로야구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두산 선발투수 미란다가 6회까지 삼성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역투하고 있다. [뉴스1]

CPBL을 향한 평가가 달라졌다. 왼손 투수 아리엘 미란다(두산)의 영향이 크다. 미란다는 대만에서의 활약을 지렛대 삼아 지난겨울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계약 당시엔 CPBL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평가절하됐다. 그러나 올 시즌 14승 5패 평균자책점 2.29를 기록, 연착륙했다. 20일까지 삼진을 221개나 잡아내 1984년 최동원(당시 롯데)이 세운 한 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223개) 경신 초읽기에 들어갔다.

미란다와 같은 왼손 투수로 국내 구단의 관심이 컸던 데 폴라가 지난 8일 중신 구단과 연장 계약에 합의하면서 CPBL에서 영입할만한 선수는 사실상 다익손 뿐이다. A 구단 스카우트는 "미국에서 데려올 선수가 없다면 가능성이 아예 없는 건 아닌 거 같다"고 말했다. B 구단 스카우트도 "시즌 중 대체 선수라도 영입할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풀어야 할 실타래가 없는 건 아니다. 여전히 CPBL을 한 수 아래로 평가, 리그 성적에 '거품이 있다'고 말하는 관계자가 꽤 많다. KBO리그에서 실패한 선수라는 꼬리표에도 구단이 부담을 느낀다. 왼손 강속구 투수인 미란다와 달리 구위형 투수가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무엇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영향으로 대만에 스카우트를 파견해 선수를 직접 체크한 구단이 없다. 영상만 보고 계약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크다. C 구단 단장은 "우린 영입 계획이 없다. 리스크가 크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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