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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화산 폭발로 ‘아사 위기’ 개들 구출 위해 드론 투입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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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라팔마 섬 인근에 고립된 개 3마리. 사진 홈페이지 캡처

스페인 라팔마 섬 인근에 고립된 개 3마리. 사진 홈페이지 캡처

스페인 라팔마 섬 화산 활동이 약 한 달째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화산때문에 몇 주 동안 고립돼 아사 직전에 놓인 개들이 극적으로 구조될 수 있을 전망이다. 스페인 비상당국이 구조를 위한 무인 항공기(드론) 투입을 허가하면서다.

스페인 비상당국은 19일(이하 현지시간) 카나리아 제도 라팔마섬의 화산재로 덮인 마당에 고립된 세 마리의 개를 구조하기 위해 무인 항공기(드론)를 띄울 수 있도록 허가했다고 CNN 보도했다.

앞서 스페인 당국은 화산 지역 상공에서 헬리콥터 회전 날개가 녹을 것을 우려해 헬기 비행을 금지했다.

드론 제조업체인 아에로카마라스의 최고경영자(CEO)인 자이메 페레이라는 넓은 그물을 장착한 50kg짜리 드론을 보내 개들을 한 마리씩 450m 상공으로 들어 올려 구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페레이라는 “드론으로 살아있는 동물을 구조하는 것은 처음”이라며 “이번 임무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개들이 드론에 어떻게 반응하느냐이다”고 전했다.

이어 “개들은 이미 몇 주 동안 거의 먹지 못하고 있다”며 “개들이 살기 위해서는 드론을 무서워해서는 안 되기 때문에 구조작업의 성공 여부는 개들의 반응에 달려있다”고 우려했다.

북아프리카 서부 대서양에 위치한 스페인령 카나리아제도의 라팔마섬은 지난달 19일(현지시간) 쿰브레 비에하 국립공원 내 화산 폭발로 재난을 맞았다.

카나리아 제도에서 대규모 화산 폭발이 일어난 것은 1971년 이후 50년 만이다. 많은 이재민이 발생했고, 건물도 다수 파손됐다. 한때 비행기 운항이 중단되는 등 항공교통도 차질을 빚었다.

첫 폭발 후 한 달 가까이 지났지만, 상황이 나아지기는커녕 점점 악화하고 있다.

화산의 북서쪽 비탈면을 타고 끊임없이 흘러내리는 용암은 민간 거주지역 인근까지 잠식해 들어갔고 시간이 갈수록 피해가 커지고 있다. dpa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섬 서부지역 6.8㎢(680㏊)가 섭씨 1200도 안팎의 뜨거운 용암과 화산재로 초토화됐다. 축구장 950개에 해당하는 넓이다.

당국은 지난 14일 용암의 위협에 노출된 지역 주민 300여 명을 추가로 대피시켰다. 현재까지 거주지를 버리고 긴급 대피한 주민 수는 7000명 이상이다. 또 용암으로 가옥과 시멘트 공장 등을 포함한 1600여 채의 건물이 파손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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