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9일 발사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 한국 전역을 사정권으로 하는 ‘대남용’인 것으로 나타났다.
군 관계자는 20일 “전날(19일) 오전 10시 17분쯤 북한이 시험발사한 미사일은 고도 60㎞안팎으로 590여㎞를 비행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전했다. 북한은 이날 잠수함 건조공장이 있는 함경남도 신포 인근에서 SLBM을 쐈는데, 미사일의 비행 방향을 남서쪽으로 향하게 하면 전남 목포 이남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한국 전체가 사정권에 포함된다.
이 관계자는 “북한이 미사일의 최대 사정거리로 발사했는지는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며 “그러나 북한 잠수함이 동해 NLL(북방한계선) 인근에서 미사일을 쏠 경우 제주도를 공격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1일 한국이 북한 무력의 공격대상이 아니라는 언급과 배치된다. 북한은 당창건 기념일(10일)을 기해 국방발전전람회(무기전시회)를 열었고, 김 위원장이 개막연설을 했다.
당시 김 위원장은 “남조선(한국)은 우리 무장력(북한군)이 상대할 대상이 아니다. 분명코 우리는 남조선을 겨냥해 국방력을 강화하는 것이 아니다”며 “이 땅에서 동족끼리 무장을 사용하는 끔찍한 력사는 다시는 되풀이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김 위원장의 언급 8일 만에 북한이 한국을 공격대상으로 하는 미사일을 쏜 셈이다.
물론, 잠수함은 수중에서 이동해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북한이 일본내 유엔사 후방기지나 괌 등을 염두에 뒀을 수는 있다. 하지만 현재 북한 잠수함의 능력상 장거리 이동이 쉽지 않은 현실을 고려하면 이 미사일은 한반도 근해에서 사용하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측면기동 및 활공도약 기동을 비롯한 많은 진화된 조종 유도기술들이 도입됐다”는 북한 매체의 보도가 사실일 경우, 이 미사일은 비행중 상하ㆍ좌우 기동이 가능하다. 한국과 미국의 요격을 회피하기 위한 차원이다.
단, 김 위원장과 박정천 당 비서(전 총참모장)가 SLBM 발사 현장을 찾지 않은 건 나름 수위조절을 하기 위한 차원이 아니겠냐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