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文정권 산업부·중기부 낙하산 164명…225억 챙겼다"

중앙일보

입력 2021.10.20 06:00

업데이트 2021.10.20 11:44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낙하산 인사에게 지급된 금액 상위 10위 기관.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낙하산 인사에게 지급된 금액 상위 10위 기관.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올해 8월까지 산업통상자원부·중소벤처기업부 산하 44개 공공기관 임원으로 재직한 친정부·여권 인사가 164명(현직 78명·전직 89명·중복 3명 제외)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4년간 이들에게 지급된 연봉·수당은 총 225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부·중기부 산하 공공기관 전수조사

1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이주환 의원실이 산업부·중기부 산하 공공기관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이 의원실에 따르면 164명은 이른바 ‘캠코더’(대선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인사에 해당됐다. 구체적으로 노무현·문재인 정부의 청와대 비서관·행정관 출신 16명, 민주당 국회의원 및 후보출마 경력 인사(42명), 보좌관 출신(12명), 당직자·당원(35명), 선거캠프 및 외곽조직 인사(31명), 친여 성향 시민단체 출신(19명) 등이다.

공공기관의 전문성과 거리가 먼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이들은 대부분 공공기관 대표·이사장, 감사, 상임·비상임 이사 자리를 꿰찼다. 집권 2년차인 2018년 임기를 시작해 올해 상반기까지 3년가량 재직한 경우가 대다수다. 최근에는 이들이 나간 자리에 다시 친여권 인사를 임명하는 ‘알박기’ 낙하산 논란도 거세다.

"공영홈쇼핑 '낙하산' 사장 비위로 사임"  

올해 사장·부사장·상임감사·사외이사 자리에 모두 친여 정치권 인사를 선임한 강원랜드가 대표적이다. 지난 4월 취임한 이삼걸 사장은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2018년 지방선거, 2020년 총선에 도전했다가 낙선했다. 1월 취임한 심규호 부사장은 민주당 이광재·심기준 의원의 비서관을 지냈다. 강원랜드는 전직 사장·부사장도 노무현·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인사였다.

강원랜드는 지난 4년간 친여 전·현직 임원 8명에게 보수로 총 17억을 지급했다. 이 의원실은 “낙하산 인사에게 많은 급여·수당이 지급된 상위 기관으로 중기부 산하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12명·20억), 한국지역난방공사(7명·12억), 공영홈쇼핑(3명·11억), 대한석탄공사(9명·11억) 등이 있다”고 말했다. 19대 민주당 국회의원을 지낸 이상직 전 의원은 2018~2020년 중진공 이사장으로 있으면서 급여·수당으로 5억4000만 원을 받았다. 2012년 문재인 대선캠프 홍보고문을 역임한 최창희 전 공영홈쇼핑 사장은 2018~2021년 6억4000만 원을 수령했다. 그는 재직기간 수의·하도급계약 비위 행위가 적발돼 올초 자진 사임했다.

최창희 공영홈쇼핑 대표가 지난해 10월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기한 특혜채용 의혹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최창희 공영홈쇼핑 대표가 지난해 10월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기한 특혜채용 의혹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한 해 연봉·수당이 2억 원 넘는 자리도 있다. 류재섭 한국무역보험공사 전 상임감사는 지난해 2억1000만 원가량 수령했다. 임기 3년간(2018년5월~2021년7월) 총 6억원 넘게 받았다. 류 전 감사는 민주당 보좌관과 당대표실 부실장 등을 지냈다. 류 전 감사 후임으로 지난 7월 이종석 전 청와대 행정관이 선임돼 낙하산 시비가 일었다. 한국지역난방공사 황창하 전 사장, 황찬익 전 상임감사도 2018년부터 3년 임기 동안 각각 약 5억원을 받았다. 각각 민주당 서울 노원구병 지역위원장,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상임위원 출신으로 업무 연관성이 떨어진다.

산업부·중기부 산하 공공기관 낙하산 인사 2020년 연봉 상위 10위.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산업부·중기부 산하 공공기관 낙하산 인사 2020년 연봉 상위 10위.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낙하산 자리 대폭 줄여야" 

이주환 의원은 “낙하산 인사가 정권 말까지 계속되고 있다”며 “전문성과 자질이 부족한 낙하산 임원이 공공기관을 점령한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를 비롯해 정권마다 낙하산 인사가 반복되는 구조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태윤 한양대 행정학과 교수는 “다음 정권 때도 낙하산 인사를 해야 하니 공공기관과 임원직을 늘리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예산·행정 낭비가 심각하다”고 짚었다. 관료사회와 매 정권이 만든 정부 산하기관이 400~500개로 겉잡을 수 없이 늘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산하기관은 부처의 업무를 단순 집행하는 곳이 많아 기관장을 두지 않아도 되는 곳이 상당수”라며 “산하기관 옥석을 가려 직책을 사무국장급으로 낮추는 등 낙하산 인사가 내려갈 자리를 대폭 줄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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