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돌파감염 사망 쇼크…미 당국 “백신의 실패는 아니다”

중앙일보

입력 2021.10.20 00:05

업데이트 2021.10.20 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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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8일(현지시간) 국무부에서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의 별세 소식을 전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8일(현지시간) 국무부에서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의 별세 소식을 전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콜린 파월(84) 전 미국 국무장관이 18일(현지시간)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 후 감염되는 ‘돌파감염’에 따른 합병증으로 숨지며 미 보건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백신 반대론자들은 “코로나19 백신의 효능이 없다는 게 증명됐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의료계는 파월의 나이와 건강 이력에 주목하며 백신 효용론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날 CNN·뉴욕타임스 등은 파월 전 장관의 별세가 백신 반대운동에 악용될까 보건당국이 우려하고 있다며 “파월의 사례는 백신의 실패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전문가들의 인터뷰를 연이어 보도했다. 파월 전 장관의 오랜 보좌관인 페기 시프리노에 따르면 그는 과거 앓았던 다발성 골수종과 최근 진단받은 파킨슨병으로 면역력이 저하된 상태였다. 전문가들은 고령과 다발성 골수종이 그의 면역체계에 타격을 입혔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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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스홉킨스대 종양의학과 드류 파르돌 교수는 “다발성 골수종의 경우 골수를 채운 암세포가 면역체계를 구성하는 모든 세포를 밀어내기 때문에 다른 암 환자들보다 면역력이 더 약해진다”며 “이것이 다른 장기에까지 영향을 미쳐 합병증도 유발한다”고 설명했다. 면역체계가 약해진 다발성 골수종 환자는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도 불리할 수밖에 없다. 지난 7월 네이처에도 다발성 골수종 환자의 백신 효능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이에 따르면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을 접종한 다발골수종 환자 가운데 좋은 면역 반응을 보인 환자는 45%에 그쳤고, 30%는 전혀 반응이 일어나지 않았다.

이날 미 의사당 앞 워싱턴 모뉴먼트 광장에 걸린 조기. [EPA=연합뉴스]

이날 미 의사당 앞 워싱턴 모뉴먼트 광장에 걸린 조기. [EPA=연합뉴스]

전문가들은 파월처럼 기저질환을 앓아온 고령자가 돌파감염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더 큰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라며 오히려 파월이 백신 접종의 중요성을 일깨운 것이라고 전했다. 조지워싱턴대 의대 조너선 라이너 교수는 “파월은 이 나라에서 코로나19에 가장 취약한 환자를 대표한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대학 리에나 웬 공중보건정책 교수는 “미접종자는 접종자보다 감염 확률이 6배, 코로나19로 사망할 확률이 11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한편 파월의 별세에 전·현직 미국 대통령들은 애도를 표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파월은 자신과 정당보다도 조국을 최우선에 두었다”며 “불일치의 순간에도 최선을 다하고 상대를 존중했다. 위대한 미국인 중 하나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페이스북에 2726자의 긴 추모글을 전했다. 그는 “파월 장군은 수십 년 동안 미국 외교정책을 도운 모범적 군인이자 애국자였다”며 “장군과 함께한 모든 사람은 그의 명료한 생각, 넓은 시야, 실행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고 회상했다. 또 공화당원이던 파월이 2008년 대선에선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자신을 지지한 데 대해 “그가 공화당 정부에 있었음에도 기꺼이 나를 지지해 줬다”며 “내가 무슬림이라는 의혹이 일었을 때도 파월 전 장관이 ‘오바마는 무슬림이 아니라 기독교 신자다. 하지만 무슬림인들 그게 무슨 문제냐’고 말해줬다”고 감사를 전했다. 파월을 국무장관으로 발탁했던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그와 많은 부분에서 의견이 달랐지만 항상 그를 존중했고 그의 업적에 대해 자랑스러워했다”며 “대통령들이 가장 좋아했던 사람”이라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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