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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대란 여파···'탄소 중립' 美, 다급하니 석탄 발전 돌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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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지아주 줄리엣에 위치한 화력발전소의 모습. [AP=연합뉴스]

미국 조지아주 줄리엣에 위치한 화력발전소의 모습. [AP=연합뉴스]

전 세계적인 에너지 대란의 여파로 천연가스 가격이 치솟으며 올해 미국 내 석탄 발전량이 7년 만에 처음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발전에 사용하는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면서 업계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석탄에 눈을 돌리면서다.

미국 CNN 방송은 18일(현지시간) 미 에너지정보청(EIA)이 이날 공개한 보고서를 인용해 석탄 화력 발전이 지난해보다 22%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미국 내 석탄발전량이 증가한 것은 2014년 이후 처음이다.

석탄은 천연가스와 더불어 미국 내 주요 전력원이었지만 기후위기에 따른 당국의 탄소 중립 정책과 저렴했던 천연가스 가격의 영향으로 석탄 발전은 사실상 폐기 수순을 밟아왔다. EIA는 미국의 석탄 발전량이 6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던 2019년에는 1964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지난 몇 달 동안 미국 내 석탄 발전량이 증가한 것은 천연가스 대비해 석탄 가격의 경쟁력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년간 미국 내 화력발전소의 천연가스 구매 가격은 100만 BTU(열량단위) 당 4.93달러(약 5800원)로 지난해 10월 기준 2.62달러(약 3000원)보다 두 배 가까이 올랐다.

천연가스는 석탄보다 높은 발전효율을 보이기 때문에 가격 차이가 크지 않으면 천연가스가 경제적 우위를 점할 수 있는데 최근 가격이 너무 많이 오르면서 천연가스의 채산성이 일시적으로 악화됐다고 EIA는 설명했다.

발전소 가동률도 동반 상승했다. 2010년 이전에는 평균 70% 이상이던 미국 내 석탄 화력 발전소 가동률은 지난해 40%까지 떨어졌으나, 올해는 51%로 증가해 2018년과 비슷한 수순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해에는 미국 내 전력 수요가 전반적으로 감소한 데다 천연가스 가격이 낮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석탄 발전량이 현저히 감소했다고 EIA는 분석했다.

다만 미국 내 석탄 발전량은 장기적으로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관련 업계가 이미 2010년부터 석탄발전 용량의 약 30%를 폐쇄했고 2013년 이후에는 새로운 석탄 발전시설도 건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EIA는 발전소의 석탄 비축량이 많지 않고 석탄 생산량도 수요 증가만큼 빠르게 늘지 않고 있어 내년 석탄 발전량은 올해 대비 5% 정도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미국 석탄 발전량 증가 전망은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가 2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나왔다. COP26은 내달 1일(현지시간)부터 영국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열릴 예정이다. CNN에 따르면 후보자 시절부터 탄소 중립과 기후변화 대응 정책을 강조해 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존 케리 기후 특사를 비롯한 13명의 고위 관료들과 함께 COP26에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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