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박한 키움과 후반기 터지는 박병호의 '홈런'

중앙일보

입력 2021.10.19 14:49

8월 31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1 프로야구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2회 초 2사, 주자 3루 상황에서 키움 변상권의 적시타로 홈을 밟은 박병호가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8월 31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1 프로야구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2회 초 2사, 주자 3루 상황에서 키움 변상권의 적시타로 홈을 밟은 박병호가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키움 간판타자 박병호(35)가 시즌 막판 홈런포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박병호는 자타공인 KBO리그 최고의 홈런 타자다. 지난 시즌까지 통산 홈런왕을 다섯 번이나 차지한 슬러거다. 하지만 올 시즌 전반기엔 타격 슬럼프가 심각했다. 60경기에 출전해 홈런 10개를 기록, 리그 공동 18위에 머물렀다. 전성기 때와 비교하면 가물에 콩 나듯 홈런이 터졌다. 주변에선 나이 탓에 기량이 떨어지는 '에이징 커브'를 우려했다.

최근 박병호는 홈런을 늘렸다. 18일까지 후반기 49경기에서 홈런 10개를 추가했다. 전반기 26.4타석마다 손맛을 봤지만, 후반기엔 18타석마다 홈런이 터졌다. 특히 9월 이후 홈런 8개를 몰아쳤다. 지난 16일에는 이승엽(전 삼성)에 이어 KBO리그 역대 두 번째로 '8년 연속 20홈런' 고지를 밟았다. 몸의 반응이 느리다고 판단, 타격 폼을 좀 더 간결하게 만든 게 주효했다.

세부 지표엔 여전히 빨간불이 켜졌다. 야구통계전문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박병호의 10월 타구 속도는 시속 134.3㎞/h로 시즌 최저다. 지난 4월(143.6㎞/h)과 비교하면 10㎞/h 가까이 줄었다. 그만큼 '강한 타구'가 실종됐다. 대신 월간 발사각을 25.4도까지 올려 외야로 향하는 타구를 늘렸다. 전반적인 타격 하락세 속에 홈런이 나올 수 있는 원동력이다.

박병호의 타율은 낮다. 후반기 타율이 0.242로 전반기(0.228)와 크게 다르지 않다. 시즌 타율이 0.234로 규정타석을 채운 53명 중 타격 48위. 타석에서의 생산성이 크게 떨어졌다. 한 타자가 아웃 카운트 27개를 모두 소화한다고 가정했을 때 발생하는 추정 득점인 RC/27이 5.10으로 38위다. 타격 최하위 제이미 로맥(SSG·5.07)에 간신히 앞선다. 박병호는 2018년 무려 13.20으로 리그 전체 RC/27 1위에 오른 적도 있지만 지난해 5.59에 이어 올 시즌엔 5점대 저지선까지 위태롭다.

하지만 후반기 장기인 홈런을 늘리면서 팀 타선에 무게를 더한다. 키움은 팀 홈런이 88개로 리그 8위. 팀 홈런의 22.7%를 박병호가 책임진다. 힘겨운 5강 경쟁을 이어가고 있는 팀 사정을 고려하면 박병호의 홈런은 천군만마다.

키움에서 박병호가 차지하는 비중은 작지 않다. 세대교체가 이뤄진 팀 타선에서 젊은 선수들이 믿고 따르는 베테랑이다. 홍원기 키움 감독도 "시즌 초반 많은 분이 '에이징 커브'를 얘기해서 본인이 많이 힘들었을 거"라며 "9~10월 계속 좋은 흐름이고 공격에서 본인이 중심이 돼야 한다는 걸 본인이 잘 알 거다.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잘 대응하고 있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어 "그라운드나 더그아웃에서 이용규와 마찬가지로 박병호가 '어떤 결과에 대해 연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자'고 독려하고 있다. 좋은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고 신뢰감을 내비쳤다.

박병호도 '8년 연속 20홈런'을 달성한 뒤 "올 시즌 타율이 낮고 예전처럼 좋은 기록이 나오고 있지 않지만 그래도 시즌 끝까지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배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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