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대장동 개발사업의 이익이 1조8000억원에 달하며 공공이 환수한 금액은 10%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19일 종로구의 경실련 회관에서 연 기자회견에서다. 경실련은 “성남의뜰 주주협약서에 따르면 성남도시개발공사의 배당금은 임대주택용지의 공급가액인 1822억을 초과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이는 전체 개발이익 1조 8000억원의 10% 수준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대장동 개발을 위해 설립된 특수목적법인(SPC) 성남의뜰은 2019년 3월 주주총회에서 성남도시개발공사에 배당금 약 1822억원을 지급하기로 결의했다.
“성남도시개발공사, 1조 8211억원 중 1830억원만 가져가”
경실련은 대장동 개발사업의 이익을 총 1조8211억원으로 산출했다. 그중 택지매각 추정이익이 7243억원으로 가장 컸다. 대장동 택지 14만 3160평(47만 3256㎡)을 매각한 금액을 2조2243억원(평당 1553만원)으로 보고, 여기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캠프에서 발표한 개발사업비 1조5000억원을 제외(2조 2243억원-1조 5000억=7243억원)해 매각 이익을 산정했다. 이는 국토교통부가 정의당 심상정 의원실에 제출한 ‘아파트 및 연립주택 매각현황’과 ‘용지별 공급가격 현황’ 자료를 토대로 대장동 택지매각액 등을 분석해 산출해낸 추정액이다.
“매각하지 않았다면 4조5000억원이 공공 이익”
경실련은 성남시가 민간에게 매각하지 않고 건물을 지어 분양했다면 4조 5000억원이 공공의 이익으로 돌아갔을 것이라고도 했다. 경실련은 “대장지구에 건물을 지어 분양했다면 건물값(평당 700만원)을 제외한 6조원의 공공자산이 성남시민에게 돌아갔을 것”이라며 “개발사업비 1조 5000억원을 제하더라도 4조5000억원의 이익이 공공으로 환수돼 성남시는 배당금으로 25배 규모의 이익을 볼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러한 방식이었다면 민간업자의 과도한 불로소득이 차단되고 성남시민에게는 호당 2억원에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됐을 것”이라고 했다.
분양매출 3조 9400억…김만배 등 7명 총 8500억 이익
공동주택지 15개 블록 중에 13개 블록(4340세대)은 화천대유 등 민간사업자가 대부분 분양했다. 13개 블록의 공동주택지의 분양가액은 호당 9억 1000만원으로 총 분양매출은 3조 9400억원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택지판매가 및 적정 건축비(평당 700만원) 등을 고려했을 때 경실련이 추정한 원가는 평균 호당 6억 6000만원이다. 주택 1호당 약 2억5000만원, 13개 블록 전체에서 1조 968억원의 분양 수익이 추가로 발생했다는 게 경실련의 설명이다. 이 중 화천대유의 분양수익은 4531억원으로 추정된다.
경실련은 “화천대유의 분양수익(4531억원)에 택지매각에서 받은 화천대유와 천화동인 배당금 4040억원을 고려하면 화천대유, 천화동인1~7호의 개인 7명이 챙긴 이익만 8500억원으로 추정된다”며 “이중 김만배와 가족 등에게 돌아간 이익은 6500억원”이라고 밝혔다.
성남도시공사, 막대한 이익 이미 알았을 것…특검 필요
경실련은 성남도시공사가 2014년 7월 위례신도시건을 통해 이번 대장동의 발생 이익을 충분히 예상했을 것이라 지적했다. 위례신도시에서 성남도시공사는 아파트 분양에 참여해 총 수익의 절반인 200억원을 환수했다. 경실련은 “위례신도시의 경험으로 대장동 아파트 개발이 막대한 이익을 가져올 것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그런데도 성남시는 공권력을 동원해 100% 강제수용하고 논밭 임야를 아파트로 용도 변경한 택지를 화천대유에게 수의로 공급한 것은 명백한 특혜”라고 주장했다.
이어 경실련은 “김만배 일가(화천대유·천화동인 1∼3호)는 출자금 대비 3800배의 수익을 챙겼고, 천화동인 4∼7호 소유주 4명도 2054억을 챙겨가는 등 출자금 대비 1100배의 부당이익을 얻었다”며 “특정 개인에게 수천억 원을 몰아주는 사업설계를 누가 주도했는지 특검으로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