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승"고무된 이재명…12번 '큭큭큭' 2차전엔 웃음 자제령

중앙일보

입력 2021.10.19 12:14

업데이트 2021.10.19 18:35

“완승 아닌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측근 인사가 ‘국정감사 1차전’에 대해 19일 내린 총평이다. 이 후보가 피감 기관 수장(경기지사) 자격으로 출석한 전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경기도 국정감사에 대한 정치권의 평가는 최소한 이 후보의 판정승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여당은 “이재명 압승”(전재수 의원)이라 못 박았고, 국민의힘에서도 “이재명 선전장이 됐다”(김재원 최고위원), “억장이 무너졌다”(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볼멘소리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18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2021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1.10.18 임현동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18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2021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1.10.18 임현동 기자

“김용판, 수류탄 자폭”…윤리위 제소 역공  

특히 조폭이 이 후보에게 20억원을 줬다는 취지로 의혹 제기했던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의 주장은 역공의 빌미가 됐다. 김 의원이 국감장에서 근거로 제시했던 돈다발 사진이, 실제 이 후보에게 전달된 것이라고 보기엔 어려운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김 의원 본인도 진위 확인 절차에 소홀했다고 인정했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조폭범죄자 진술을 국감장에 가져 면책특권에 기대 아무 말이나 던진 김용판 의원은 국민의힘의 현재 수준을 정확히 보여준다”며 “이번 국감은 대장동 의혹이 국민의힘 게이트라는 걸 다시 확인시켜줬다”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 윤리위에 김 의원 징계요구안도 제출했다. “명백한 허위사실로 정치공작을 한 것은 국회의원의 윤리 강령을 명백히 위반한 사안”(김성환 원내수석부대표)이라는 이유에서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국회 본청 원내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10.19 임현동 기자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국회 본청 원내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10.19 임현동 기자

이 후보와 가까운 수도권 다선 의원은 “김용판 의원이 자기 진영에 수류탄을 던져 자폭했다”며 “이제 어느 국민이 국민의힘의 주장을 믿겠는가. 메신저(국민의힘)가 신뢰감을 잃어버렸다”라고 말했다.

이재명 2차전 대비 전략은…“차분하고 알기 쉽게”

 이 후보는 2차전격인 국토위 국감을 하루 앞둔 이 날, 공개 행보 없이 답변 준비에 매진했다.
 국감 준비를 돕는 이 후보 측 관계자는 “국토위는 위원회 특성상 대장동 관련 송곳 질문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며 “행안위 국감보다 더 힘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긴장감을 더 조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우선 이 후보 측은 “좀 더 차분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기조를 세웠다. 전날 김용판 의원이 조폭 연루설을 제기하던 때 이 후보가 12차례나 “큭큭큭” 대며 웃었던 것이 불필요한 마이너스 효과를 냈다는 판단에서다. 국민의힘은 “국민을 얼마나 우습게 봤으면 국감에서 12번이나 비웃느냐”(김기현 원내대표), “이상한 웃음소리”(최재형 전 감사원장)라며 비판하고 있다.

국감 출석을 주장했던 이 후보의 측근 의원은 “상대가 아무리 가당찮은 허위 주장을 하더라도, 국감장에서 웃고 있는 건 국민에게 안 좋게 비칠 수 있다”며 “대선 후보인 만큼 좀 더 진중한 모습으로 국토위 국감에 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18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1.10.18 임현동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18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1.10.18 임현동 기자

그는 “누구나 알기 쉬운 용어 선택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날 국감에서 ‘돈 받은 자= 범인, 장물 나눈 자=도둑’이란 팻말 문구를 들고 설명했던 것처럼, 한눈에 들어오는 비유법으로 복잡한 사안에 대한 국민의 이해를 도울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컨벤션 효과 찾아올 것” 기대…당내 일각에선 “같은 말 되풀이, 답답”

이 후보 측은 경선 승리에도 불구하고 컨벤션 효과는 커녕 추락을 면치 못했던 지지율을 국감 2연전을 통해 만회하겠다는 태세다.

이에 이 후보 측 관계자는 “경선보다 국감이 더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국토위 국감에서도 선방할 경우 민주당 지지층도 이 후보에 대한 안정감을 느끼면서 온전한 컨벤션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당 지지층이 많이 보는 MBC 유튜브에서 행안위 국감 누적 시청자는 19일 오전 기준 110만명을 넘었다.

다만 당내 일각에선 “중요한 건 소구력있는 해명이 얼마나 됐느냐지, 야당과 기세 싸움에서 이겼냐 졌냐가 아니지 않으냐”(중립성향 다선 의원)는 지적도 나왔다. 이 의원은 “국민의 관심은 대장동 개발에서의 부동산 투기 이익이 어떻게 가능했느냐인데, 야당 의원이나 이 후보나 똑같은 질문 답변만 되풀이해서 답답했다”라고 덧붙였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초선 의원도 “이 후보의 판정승은 맞지만, 의혹이 100% 해소된 건 아닌 것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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