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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글로벌 100대 기업, 성장·안정성 높은 건 오너기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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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위스의 제약사 로슈는 1896년 창업 이후 4대에 이어 ‘오너’ 경영체제을 고수하고 있다. 현재 로슈의 부의장이며 약 3.6%의 지분을 보유한 안드레 호프만은 창업자인 프리츠 호프만 라 로슈의 증손자다.

# 프랑스의 명품기업 에르메스는 1837년 설립 후 설립자 띠에리 에르메스의 가족들이 100년 넘게 소유권의 100%를 보유했다. 1990년대 최초로 주식을 공개했지만 여전히 가족들이 60% 가량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각각 글로벌 시가총액 18위, 75위에 오른 ‘오너기업’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글로벌 시총 100대 기업 중 오너기업 40개와 비 오너기업 60개의 경영성과를 분석한 결과 오너기업이 비 오너기업보다 성장성·수익성·안정성 등에서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8일 밝혔다. 오너기업의 기준은 ▶단일 지배가족이 해당기업 소유권 또는 의결권을 50%(상장사는 32%) 이상 가지는 경우 ▶창업자 또는 그 가족이 지분을 보유하며 경영에 참여하는 경우 ▶창업자의 후손이 지분을 보유하며 경영에 참여하는 경우로 삼았다.

시총 상위 10곳 중 8곳이 오너기업

그 결과 시가총액 상위 10대 기업 중 오너기업은 8개였다.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사우디아람코, 아마존, 페이스북, 테슬라, 텐센트, 엔비디아다. 조사대상 100대 기업의 시가총액은 약 33조 8000억 달러였다. 이 중 40개 오너기업의 시가총액이 18조 5000억 달러로 55%를 차지했다. 한 개 회사당 시가총액은 오너기업이 평균 4637억 달러, 비오너기업이 평균 2543억 달러로 조사됐다.

2020년 기준 오너기업 40곳의 평균 총매출은 약 814억 달러, 고용은 18만2490명으로 비 오너기업의 총매출 657억 달러, 고용 13만8315명보다 많았다. 당기순이익은 오너기업 101억 달러, 비 오너기업 55억 달러로 오너기업이 1.8배 뛰어났다. 평균 부채비율도 오너기업은 76%로 비 오너기업 225%의 3분의1 수준에 불과했다. 평균 배당금 또한 오너기업 62억 달러, 비 오너기업 50억 달러로 오너기업이 1.2배 더 높았다.

[자료 전경련]

[자료 전경련]

오너기업 배당금 증가율, 비오너기업 대비 6.3배

2015년 대비 2020년 경영성과를 분석한 결과 오너기업 총매출(63.2%)과 고용(22.0%)은 모두 증가해 비 오너기업 총매출 증가율(7.1%)이나 고용 증가율(-0.3%)을 크게 상회했다. 오너기업의 연구개발(R&D)투자(99.7%)와 설비투자(93.1%) 역시 모두 증가한 데 반해, 비 오너기업의 R&D투자 증가율은 28.7%에 그쳤고 설비투자는 되레 감소했다(-3.8%).

오너기업과 비오너기업 성장성 증감.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오너기업과 비오너기업 성장성 증감.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오너기업은 당기순이익(135.6%), 영업이익(100.5%) 모두 비 오너기업(당기순이익 -11.3%, 영업이익 4.1%)보다 크게 증가해 수익성 측면에서 뛰어났다. 오너기업의 자본은 103.2% 증가해 비오너기업(10.0%)의 10.3배를 기록했고, 부채비율 증가율(38.0%) 역시 비오너기업(89.1%)의 0.4배 수준에 불과해 안정성 측면에서도 뛰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오너기업과 비오너기업 수익·안정성 증감.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오너기업과 비오너기업 수익·안정성 증감.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오너기업은 배당금 규모(213.9%), 희석주당이익(134.4%)도 큰 폭으로 늘어 비 오너기업 대비 배당금 증가율 6.3배, 희석주당이익 증가율 8.5배를 기록해 주주이익 실현에 더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당성향 또한 오너기업이 43.2% 증가한 반면, 비 오너기업은 0.8% 감소했다.

오너기업과 비오너기업 주주이익 실현 증감.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오너기업과 비오너기업 주주이익 실현 증감.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오너기업 부정적 인식 해소해야”

전경련은 “오너기업은 신속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고 장기적 투자가 가능한 경영상 이점이 있다”며 “이런 강점을 바탕으로 이들 기업의 경영성과가 비 오너기업에 비해 뛰어난 것으로 드러났다”고 분석했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해외에는 오너기업이 별로 없다는 인식이 있지만 실제로 글로벌 기업 중 상당수가 오너기업”이라며 “오너기업이 한국 특유 기업체제이고 성과가 안 좋을 것이라는 부정적 인식을 해소해야 하고, 이런 부정적 인식하에 만들어진 동일인 지정제도, 과도한 가업상속세율 등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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