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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출마 임박? 이준석 “지탄 받을 것” 홍준표 “가치동맹”

중앙일보

입력

대선 출마가 임박했다고 평가 받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임현동 기자

대선 출마가 임박했다고 평가 받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임현동 기자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이 본격적인 세 결집에 나선 가운데, 야권 외곽에 머무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게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안 대표의 대선 출마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자 국민의힘에선 극과 극의 반응이 나왔다.

당 대선 주자인 홍준표 의원은 17일 오전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영입을 발표하면서 불쑥 안 대표 얘기를 꺼냈다. 홍 의원은 “가치동맹을 기준으로 합치는 것은 늘 열려 있다”며 “본선에 가서도 안 대표와 가치동맹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홍준표 캠프 측은 “2017년 자유한국당(홍준표), 국민의당(안철수) 대선 후보로 경쟁한 이래 두 분이 긍정적인 관계를 이어왔다”며 “홍 의원은 최근에도 안 대표와 대화 창구를 열어놓고 자유롭게 소통하고 있다”고 전했다.

“2% 안철수, 박빙서 무시 못할 수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오전 경기도 수원 장안구 국민의힘 경기도당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오전 경기도 수원 장안구 국민의힘 경기도당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반면 안 대표와 악연으로 알려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냉랭했다. 이 대표는 13일 라디오에서 “누구나 (안 대표가) 끝까지 안 뛸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15일에도 “정권 교체 열망이 강한 이번 선거에서 단독 행동하는 사람은 지탄 받을 것”이라며 “국민의당 독자 출마 움직임이 있는데, 이번 대선에선 안 대표의 공간이 안 나온다”고 견제구를 날렸다.

정치권에선 안 대표가 늦어도 11월 초에는 출마를 선언할 것이란 얘기가 나돌고 있다. 국민의당은 지난 7일 대선 기획단, 12일 대선 공천관리위원회를 구성하면서 대선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는데, 사실상 안 대표의 독자 출마를 위한 것이란 해석에 힘이 실린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17일 “안 대표는 분명 대선 출마 의지가 있다”며 “다만 출마선언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안 대표의 지지율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대체로 약 2%대를 기록 중이다. 눈에 띄는 반등이 없어 박스권에 갇혔다는 평가도 있지만, 야권 내부에선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최종 주자가 박빙으로 맞붙을 대선 구도에선 무시할 수 없는 수치”라는 의견도 있다.

4자 구도 뚜렷해지면 安 몸값 상승 분석도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2월 24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당 당사에서 홍준표, 윤상현 무소속 의원과 만나는 모습. 김기정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2월 24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당 당사에서 홍준표, 윤상현 무소속 의원과 만나는 모습. 김기정 기자

특히 민주당에선 이 후보가, 정의당에선 심상정 의원이 대선 후보로 확정되는 등 내년 3월 9일 대선 구도가 점점 선명해 질수록 안 대표의 몸값은 점점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리얼미터가 14일 발표한 ‘대선 4자 가상대결 조사’(11~12일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대선 주자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라고 가정할 경우, 지지율은 이재명(34.0%), 윤석열(33.7%), 심상정(4.2%), 안철수(4.0%)의 순서였다. 국민의힘 후보가 홍준표 의원이라고 가정하면 이재명(32.4%), 홍준표(27.2%), 안철수(5.1%), 심상정(5.0%)의 순이었다. 야권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안 대표의 지지세는 여야 유력 주자 간의 박빙 격차를 뒤집을 수 있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야권 분열” “또 지분 싸움” 비판은 숙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6일 서울 여의도 정치카페 하우스에서 열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MZ세대 기자단 초청간담회’에서 기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6일 서울 여의도 정치카페 하우스에서 열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MZ세대 기자단 초청간담회’에서 기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하지만 국민의당 일각에선 “출마 각오나 메시지가 부실하면 찻잔 속 태풍에 그칠 수 있다”는 신중한 기류도 감지된다. 단독 출마 시 보수 진영으로부터 “야권을 분열시킨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는 데다가,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대선 불출마’ 약속을 뒤집는 것도 공격의 빌미를 줄 수 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15일 안 대표를 두고 “불출마 약속을 지켜야 한다. 또다시 진영의 분열을 일으키는 짓을 하리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압박했다.

안 대표가 ‘선거에서 승리하는 정치인’이라기보다 선거에 출마해 ‘지분 싸움을 하는 정치인’이라는 이미지가 누적될 수 있는 점도 부담이다. 안 대표 측은 통화에서 “캐스팅보트가 아닌 중도를 아우를 수 있는 야권 주자 안철수의 강점을 부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안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이재명 후보가 윤 전 총장을 겨냥해 “친일파가 신분을 위장해 독립군 행세를 한다”고 비판한 데 대해 “아무 데나 친일파나 빨갱이 딱지를 붙이는 색안경 전략은 몰리는 쪽이 내미는 절망의 수단”이라며 “이 후보가 극심한 위기감을 느끼는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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