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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해도 살 안빠지는 당신···그렇다면 범인은 '뚱보균' [건강한 가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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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면

장내 세균과 비만의 관계

건강을 생각하는 사람들이라면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싶어 한다. 다이어트는 이를 위한 도구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쉬운 일은 아니다. 참기 어려운 식욕 때문만이 아니다. 알고 보면 실패의 원인은 장내 세균(장내 미생물)의 불균형에 있을 수 있다. 장내 미생물은 소화·흡수뿐 아니라 면역, 호르몬 분비까지 다양한 분야에 관여한다. 장내 미생물의 균형이 깨지면 비만을 유발할 수 있다.

치매 환자 장 속엔 유익균 현저히 적어  

장내 세균과 비만의 연관성은 다양한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 비만인 경우 장내 세균 구성이 정상인과 다르다는 것. 이른바 뚱보균으로 불리는 ‘퍼미큐테스’라는 균은 지방의 대사와 흡수율을 높여 지방의 체내 축적을 용이하게 하는데, 비만인의 장에는 이 균의 비율이 정상인보다 높다. 반대로 날씬한 사람의 장에는 정반대 기능을 하는 ‘박테로이데테스’가 많다는 게 연구의 결론이다.

미국 워싱턴대 제프리 고든 박사팀은 2006년 12명의 비만인을 대상으로 1년 동안 탄수화물이나 지방 섭취를 제한하는 식이요법을 진행하면서 장내 세균총의 변화를 조사했다. 그 결과 다이어트 시작 전에 비만인 사람들은 마른 체형의 사람들에 비해 박테로이데테스문이 적고 퍼미큐테스문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살이 빠지자 마른 체형의 사람들과 유사하게 박테로이데테스문 비율이 높아지고 퍼미큐테스문은 낮아졌다. 퍼미큐테스는 장내 유해균 중 하나로 몸속 당분 발효를 촉진해 지방을 과하게 생성하게 하고 지방산을 생성해 비만을 유도한다.

반면에 식욕억제 호르몬인 ‘렙틴’ 활성화는 방해한다. 박테로이데테스는 지방 분해 효소를 활성화하고 체내 지방 연소 및 체중 감소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퍼미큐테스와 달리 혈당 감소 호르몬을 활성화해 체내 혈당도 떨어뜨린다. 장 기능을 향상하고 면역력을 높여 살이 잘 찌지 않도록 돕고, 지방 분해가 활발히 이뤄지게 한다는 것이다. 정상 체중의 쥐에게 뚱뚱한 사람, 마른 사람의 장내 미생물을 각각 이식한 결과 쥐의 체중도 그에 따라 비만이 되거나 감소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장내 세균은 뇌와도 연관이 깊다. 장은 ‘제2의 뇌’라고 불린다. 특별한 신경세포와 면역 경로인 ‘장-뇌 축(gut-brain axis)’으로 연결돼 있다는 것이 연구들의 논리다.

일본 국립장수의료연구센터는  2016~2017년 건망증으로 진료를 받은 남녀 128명(평균 74세)을 대상으로 대변 속 세균의 DNA를 추출하고 장내 세균총의 구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치매 환자의 장 속에는 ‘박테로이데스’라는 균이 정상인보다 현저히 적었다. 박테로이데스는 독성 물질을 분해하는 인체에 이로운 균이다. 연구진은 “장내 세균이 치매 예방의 목표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장내 세균의 분포는 개인마다 다른 군집 구조(마이크로바이옴)를 갖는다. 장내 미생물의 균형이 깨지면 유익균 군집이 붕괴하고 해로운 균이 득세해 염증과 산화스트레스를 유발,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된다. 유익균의 수를 늘리고 유해균의 수는 줄이는 장내 세균총 관리를 통한 체질 개선에 나서야 한다.

체지방 감소 ‘락토바실러스복합물’ 개발

프로바이오틱스 섭취가 하나의 방법이다. 프로바이오틱스란 체내에서 건강에 좋은 효과를 주는 살아있는 균을 말한다. ‘유산균’이 프로바이오틱스의 일종이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장내 유익균의 증가, 유해균의 감소에 도움을 주고 장내 균총의 정상화를 돕는다.
최근에는 ‘체지방 감소’ 기능성을 가진 프로바이오틱스 ‘락토바실러스복합물 HY7601+KY1032’도 개발됐다. 락토바실러스 커베터스(HY7601), 락토바실러스 플란타룸(KY1032) 2종 균주의 복합물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장 건강’과 ‘체지방 감소’라는 다중 기능성을 인정받은 원료다. 장에 정착해 지방세포의 합성을 억제하며 장내 세균총을 변화시켜 근본적으로 체지방을 감소시킨다.

과체중인 한국인 남녀 120명을 대상으로 12주 동안, 하루 100억CFU의 락토바실러스복합물을 섭취하게 한 후 다이어트와 관련한 6가지 지표를 측정한 결과 체지방률, 체중, 복부 지방 면적, 피하지방 면적, BMI(체질량지수), 체지방량이 유의적으로 감소했다. 특히 체중에서 체지방량을 뺀 ‘제지방량’에는 변화가 없었다. 즉 근육과 수분 감소가 없는 건강한 다이어트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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